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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아래 내용은 책(가제: 인구 감소가 아파트 붕괴를 가져온다) 출판을 위해 쓴 원고의 일부입니다.
참고바랍니다.
■ 다시 반복되는 경기 불황
현재 우리나라는 IMF 이후 최대의 경기 불황으로 아파트 값이 침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값은 어떻게 될까요? IMF 사태 이후 내렸던 아파트 값이 다시 오를까요? 아니면, 거품론자들의 이야기처럼 거품이 그냥 꺼지고 다시는 오르지 않을까요?
이 질문은 사실 이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입니다.
먼저, 저의 글은 지금의 경기 불황이 있기 전인 2006년 12월 경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로는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은 생각지도 못했고, 지금과 같이 40%까지 폭락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당시 저의 생각은 5~10년을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아파트 값은 일본처럼 계속 내릴 것이라는 정도로 쓴 글입니다.
하지만 이 글이 책으로 출판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은 많이 변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가 세계적인 경제 불황입니다. 이러 상황 변화 때문에 제가 주장하는 '인구 감소로 아파트 값은 붕괴된다'는 졸지에 '세계적인 불황으로 아파트 값은 붕괴한다'에 파묻혀 버리고 있습니다. 저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좀 황당(?)할 뿐입니다. 흡사 저 사람은 건강이 나빠 몇년 안에 쓰러질 것이다 주장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그 사람을 주먹으로 쳐서, 쓰러지게 만든 꼴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이 질문을 피해나갈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위해, 지금부터 IMF때와 지금의 불황이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IMF 때와 지금의 상황에서 같은 점
IMF 때와 지금의 상황은 경제불황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닮은 점이 많습니다만, 부동산에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비슷합니다.
(1) 부동산 규제 완화
맨먼저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잇달아 내놓고 있는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가 내 놓았던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똑 깉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5월 분양가 자율화,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토지거래 허가신고제 폐지, 분양권 전매 한시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경기활성화대책'을 발표하였고, 다음해인 1999년에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허용, 아파트 재당첨 제한폐지 조치를 내놨고, 2001년에는 전용면적 85㎡(30평형 대) 이하 신규 주택 구입시 취·등록세 25% 감면, 부동산 투자회사의 부동산 취득시 취·등록세 감면 등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처음부터 부동산 규제를 푸는 데 주력했습니다. 2008년 6월 지방 아파트 미분양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8월에는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고, 9월에는 종부세를 대폭 완화키로 했습니다.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 폐지,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용적률 상향 조정, 투기과열지구 해제, 양도세 한시적 면제 등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제.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정부에서 만든 모든 규제를 다 풀었습니다.
김대중 정부시절 만든 이런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IMF가 끝난 이후 3년 만에 부동산 가격 폭등의 밑받침이 되었습니다. 2002년 집 값이 16%나 폭등하자 이번에는 수많은 규제 정책을 내놓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종부세까지 만들었으나 아파트 값을 잡지 못했습니다.
(2) 금리 인하
김대중 정부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2001년 한해 동안 콜 금리를 4차례나 내려 사상 최저치인 연 4%로 떨어뜨렸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저 금리가 2000년대 아파트 폭등을 가져온 주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경기부양을 위해 2008년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치인 3.0%를 내린 후, 2009년 1월 중 0.5%포인트 인하하고, 2월 중 0.5%를 다시 인하하여 2.0%가 되었습니다. 한국은행에서는 필요하다면 다시 금리를 더 내릴 의향을 밝혔습니다.
(3) 아파트 공급 감소
최근 20년 간, 한해 동안 건설한 주택수가 40만채 아래로 내려간 적이 딱 두번 있는데, IMF 때인 1998년(30만 6천채)과 세계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37만 1천 채)입니다.
IMF 때의 이러한 공급 부족은 외환 위기가 끝나면서 아파트 값 폭등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 IMF 때와 지금의 상황에서 다른 점
이와 같이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들도 있습니다. 아래에는 IMF 때와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를 열거하여 보았습니다.
(1) 실질 생산 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IMF 때와 지금의 상황에서 다른 점 중에서도 눈여겨 볼 점은 실질 생산 인구의 감소입니다. 앞에서 누누히 이야기했왔지만, 인구는 수요 공급의 법칙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도...실질 생산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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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218만명
2005년 2346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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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만명 증가
[그림: 꺽은선] IMF 사태 이후 5년간 실질 생산 인구(25~54세)
연도...실질 생산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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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410만명
2015년 231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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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만명 감소
[그림: 꺽은선- 위의 그림과 나란히 배치] 금융사태 이후 5년간 실질 생산 인구(25~54세)
위의 그림을 보면 IMF 사태가 끝난 이후 5년간 실질 생산 인구(25~54세)가 128만명이 증가한 반면 2010년부터 5년간은 99만명이 감소합니다. 실질 생산 인구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돈을 버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들고, 나아가 아파트를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2)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3년 생으로 약 800만명이나 됩니다. IMF가 끝났던 2000년 대(2005년 기준으로 만42~50세)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40대 중후반이 되는 시기로 재산을 최대로 축적하는 시기입니다. 현재 정치인을 비롯한 고급 공무원,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등 요직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또한 부동산이나 주식, 펀드 등의 자산을 축적하고 기득권자(?)도 이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앞에서 이미 이야기했듯이 2000년 대 중반의 부동산 폭등은 베이비붐 세대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의 금융 불황이 시작되는 2008년부터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되었습니다. 불황이 끝나는 2010년 대(2015년 기준으로 만52~60세)이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절정에 달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의 80%가 부동산이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 현금화할 부동산이 시장에 출현하게 되고, 부동산 값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수도권 인구 유입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IMF 이후 3년간(2000~2002년) 사이에 수도권 인구 유입은 50만명(연 17만 명) 정도였는데, 2008년에는 5만2천명으로,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향후 수도권 인구 유입은 연간 5만명이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나아가 공기업이 이전하는 2012년에는 수도권 유입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4) 가계 부채 규모가 늘어났습니다.
가계 부채가 IMF 직후에는 186조원이었으나 현재 680조원을 넘어서 3배나 증가하였습니다. 2000년 중반부터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파트 담보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계 대출의 증가는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아파트 수요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주택 담보 대출의 증가로 볼 때, 주택을 구입할 사람들은 대부분 다 구입한 것이 아닐까요?
(5) 2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IMF 때와 지금의 상황 중에 또 다른 점은, IMF 때에는 1기 신도시 공사가 완료된 직후에 불황이 찾아왔지만, 이번의 불황은 2기 신도시 공사를 시작하는 무렵에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또, 1기 신도시 때에는 수도권에 5개의 신도시를 지었지만, 지금은 수도권에 12개의 신도시를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40여개의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특히 지방의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2012년 무렵에 완공되면, 지방의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주면서, 동시에 수도권 인구 유입을 막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6)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IMF 전과 지금의 미분양 아파트가 모두 15만 채 이상인데, IMF 때에는 미분양이 가장 많았을 때가 1995년이었고(1기 신도시가 완료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IMF가 찾아왔지만, 지금은 미분양이 늘어나는 시점에 불황이 찾아왔다는 사실입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IMF 때에는 불황이 오는 와중에서도 실질 생산 인구가 늘어나서 미분양이 줄었지만, 지금은 실질 생산 인구가 줄어들어서, 미분양이 증가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림: 1993~2008년 아파트 미분양 추이
(7) 가격 꼭대기에서 내려가는 시점에 불황이 왔습니다.
IMF 때에는, 1991년에서 1995년까지 5년간 아파트 가격이 내린 바닥에서 조금 오르는 시점에 불황이 찾아 왔지만, 지금은 1999년에서 2006년까지 7년간 아파트 가격이 오른 꼭대기에서 조금 내리는 시점에 불황이 찾아 왔습니다. 조금 쉽게 이야기하면, 강남 아파트의 가격은 IMF 직후가 평당 600만원으로 바닥이었지만, 지금은 2,500만원 이상으로 꼭대기입니다. 다른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추세만으로 본다면 IMF 때에는 올라가는 시기였지만, 이번에는 내려가는 시기입니다.
(8) 소형 주택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IMF 사태 때와 지금의 사태의 차이점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이 부분입니다. IMF 때에는 소형, 중대형 아파트 값은 물론이고, 단독주택, 연립주택까지 모두 내렸고, 전세값도 모두 내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소형 평수의 아파트나 주택 등의 가격이나 전세들이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일부는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시내 대학 주변의 원룸텔은 월세도 오르고 있습니다. 1~2인 가구수의 증가, 소형의 공급 부족과 뉴타운 개발로 인한 소형의 멸실 때문입니다.
(9) 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IMF 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 몇 나라들만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즉 세계적이 불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고, 덕분에 쉽게 위기에서 탈출하였습니다. 비유해서 설명하면 우리가 물에 빠졌지만 선진국들이 배 위에서 구해줘서 쉽게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배위에 있었던 선진국들도 함께 물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를 구해줄 사람들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내수가 살아난다면 스스로 살아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인구 구조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오로지 선진국들이 먼저 배 위에 올라가 우리를 구해주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 1997년에는 12.7%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2009년에는 12.2% 감소할 것으로 일본 노무라 홀딩스에서 예측하고 있습니다. 2009년1월의 수출 실적은 -33.8%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불황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만약 예전처럼 수출이 살아나지 못하는 날에는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렇게 되면 아파트 값이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합니다.
■ 특별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다시 오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IMF 때나 지금이나 공급이 감소되고있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파트 값 폭등을 몰고 다녔던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와 생산인구의 감소가 공급의 감소를 상쇄하고, 향후 2기 신도시 건설이 본격화되면 공급은 더이상 감소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더우기 향후 늘어나는 가구는 모두 1~2인 가구이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의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되는 아파트는 80% 이상이 중대형입니다. 이렇게 보면 향후 중대형 아파트는 공급과잉으로 오를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반면 소형아파트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이거나, 계속된 불황으로 가격이 오르기 힘들면 대신 전세값이 상승할 것입니다.
아파트 규제 완화나 금리 인하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승기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상한가를 없앤다고 하락 시기에 분양가를 올리겠습니까? 또, 양도 소득세를 없앤다고 아파트를 사겠습니까? 금리를 내린다고 내리는 아파트를 사겠습니까? 물론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재앙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5년이나 10년 후를 내다본다면, 우리나라 인구의 감소 때문에 일본처럼 분명 내릴 것입니다.
만약 2009년 중 경기가 정말로 나빠져 건설사들이 모두 부도가 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2기 신도시 건설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면서 향후 2~3년간 아파트를 매년 30만채 이상 건설하지 못한다면, 분명 아파트 값은 다시 폭등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성공하여 계획대로 연간 50만 채를 계속 지어나간다면 분명 아파트 값은 폭락할 것입니다. 그런데 건설사들이 부도가 날지, 이명박 대통령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성공을 할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파트 값이 다시 폭등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며, 2009년에 건설사들이 부도가 나서 아파트 건설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관심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아파트 값이 내리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 주변에 아파트가 얼마나 들어서는지, 그리고 자신이 사는 도시의 인구는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관심있게 계속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파트 값은 결국 '수요 공급의 법칙'으로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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