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5:45]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취게 하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리우심이니라 ..."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 초월자이신 하나님을 따르고 그의 성품에 동참하는 자는 윤리적 관점에서 그분의 '아들'이 되는 것을 뜻한다(9, 16절 참조). 이 '아들'됨은 단순한 명예로서가 아니라 영광스런 신분과, 현재와 미래를 통틀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와같은 영예를 누릴 필수 요건이 바로 44절에 언급된 바 '원수'마저 사랑하는 것이다. 그 해를...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 예수의 사람들은 그 삶의 전형으로서 하나님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한편 하나님은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를 구별없이 사랑하셔서 모두에게 똑같이 해를 비취게 하시고 비를 내리시는 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본문의 의미하는 바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면에서든지 구별이 없고 따라서 결국 모든 사람들이 다 구원받게 된다고 결론 지어서는 안된다. 예수는 분명 선인과 악인에게는, 특히 종말론적 측면에서 확실한 차등이 주어질 것이라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신약성경에는 그 공평하신 사랑의 하나님께서 각 개개인에게 엄격한 도덕적 생활과 순종을 동시에 요구하신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칼빈 이후로 많은 신학자들은 44, 45절을 하나님의 '일반 은총'과 관련시켜 왔다. 여기서 '일반 은총'이란 모든 인간에게 구별없이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은총을 말한다. 하나님은 공의로써 모든 사람을 정죄하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시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계속하여 오래동안 은총을 베푸셨다. 사실 '일반 은총'을 강조하는 자들의 견해로는 이구절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원수를 대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마음이지 하나님의 사랑이 도덕적인 면과는 무관하다거나 종말론적으로는 아무 구별없이 주어지는 사랑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염두에 둘 사실은 구약성경에는 원수에 대하여 가혹한 태도를 요구하고, 신약성경에서는 이러한 어두운 면을 무차별적인 사랑으로 극복(克服)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런 관념은 그에 반대되는 증거들을 살펴보면 부인될 수밖에 없다. 즉 구약성경에는 형제가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을 명령하고 있는 곳이 많이 있다.
그리고 반면에 신약성경에서도 타락하여 버림 받은 자를 강력히 정죄하고 있다. 오히려 44, 45절에서 주장하는 것은 43절에 인용된 구약성경의 율법이 천국의 상속자들이 보여 주어야 할 풍족한 사랑, 즉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였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랑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구절의 핵심은 아들이 되는 방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아버지의 성품을 닮은 아들됨을 추구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의로 인하여 핍박을 받는 것은 자신을 예언자 계열 위에 놓는 것이다. 그러나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고 축복하는 것은 자신을 하나님의 성품의 연장위에 놓는 것이다". "선을 악으로 갚는 것은 악마적이고, 선을 선으로 갚는 것이 인간적이라면 악을 선으로 갚는 것은 신적인 것이다. 이 두 마디의 말이 보여주는 것은 예수의 제자들은 그들 주위 사람들의 행동 양식보다 뛰어나게 살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 12:50]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하시더라..."
누구든지 - 이는 성 가족의 개방성과 포괄성 및 무한대성을 나타내주는 표현이다. 실로 성부 하나님을 중심하여 이뤄지는 영적 가족은 빈부의 차이나 지역, 문화, 사상 및 계급 간의 차이없이 그리고 영원한 세대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이는 만유의 주인이시요 만유보다 크신 분이 바로 이 가족의 친부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든지'는 무조건적 개방성을 띤 것만은 아니다. 이에는 철저한 제한성과 배타성이 내포되어 있다. 즉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 행함과 동참하는 자'라는 절대적 제한이 바로 그것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 - 이는 신령한 가족을 정의하는 말로 눅 8:21에 의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들'이다.
주를 따르는 성도들은 모두 하나님의 권속이요, 믿음의 식구들이다. 여기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란 초자연적인 차원의 신비를 함축한 말로써 예수께서 절대적 존재자로서의 성부 하나님과 특별한, 곧 부자의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뜻을 행하다'는 것은 어떤 의롭고도 선한 일을 몸소 행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예수 안에서 계시된 그분의 구원 의지로서, 예수를 신앙하고 그의 뜻을 따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애쓰는 일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