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비데” 너무 자주 세게 사용하면 여성 질에 나쁘다
비데의 수압을 무리하게 높여 물줄기가 질 내부로 들어가거나 항문 괄약근을 지나치게 자극하면 질염에 걸리거나 항문 괄약근이 약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여성의 질 내부에는 이로운 균(菌)인 “락토바실러스” 균과 해로운 균인 “마이코플라즈마” “카드넬라” 등이 함께 산다. 락토바실러스는 젖산을 분비해 질 내부를 ph4.5이하의 약산성으로 유지시켜 해로운 균의 비율을 1% 이내로 억제한다.
하지만 비데의 물줄기가 질 내부까지 들어가면 락토바실러스가 씻겨 내려가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힘을 잃게 된다. 해로운 균의 비율이 1% 이상으로 올라가면 생선 썩는 냄새와 노란 분비물이 나오는 박테리아성 질염이 생긴다.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김탁 교수는 “외음부만 세척되도록 비데 수압을 약하게 조정해야 하며 물살이 질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위치도 잘 잡아야 한다” 고 말했다.
또 항문 세척시 항문 괄약근이 벌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수압을 높여서도 안 된다. 수압이 너무 강하면 항문 괄약근이 약해져 “변실금”이 생길 수 있다 변실금은 항문을 조아주는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대변이나 방귀가 의지와 상관없이 수시로 나오는 질환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외과 이석환 교수는 “강한 수압으로 관장까지 해준다고 광고하는 제품은 자세히 알아보고 사용해야 한다”며 “물줄기가 괄약근을 뚫고 직장까지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세척 후에는 반드시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항문 주변이 축축하면 곰팡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발가락 사이에 있는 무좀균은 평소 항문 주변에도 존재하는데 습기가 지속되면 빠르게 증식해 진균성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비데를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항문을 보호하는 기름층이 약해져 피부가 건조해지고 항문가려움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강남성모병원 외과 오승택 교수는 “항문세척은 하루 3회 이내가 적절하다”며 “치질이나 치루 수술 후에는 비데를 사용하기 보다는 온수 좌욕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