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 포크동호회 바람새에서 주최하는 콘서트와 뒤풀이모임이 있었지만 오늘 산행 관계로 술을 자제하고 조신하게 귀가한 탓에 가쁜하게 일어나 대문을 나서다.
시계를 보니 8시 50분, 한불마로님 갑작스런 집안의 애사 소식을 받고 화정역을 향해 가다 다시 귀가 중이란 문자를 받고 오늘 걷기 처음 참석하신다는 서희축복님 카톡이 온다.
풀소리님은 전화도 안받으시고 해서 오늘 걷기에 대체 몇 사람이 참석하는지 모른 체 걸어가는데 아차! 지갑을 빠뜨려 급하게 집에 갔다 다시 화정역으로 향하는 중 노랑국화님 지금 화정역에 서희축복님과 함께 있다고 전화.
화정역 3번 출구에 도착해 세사람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덕양구청 정류장으로 이동해 3700번 의정부행 버스를 타다.
원당 정류장에서 풀소리님 올라 타시니 비로서 오늘 산행 인원은 총 4명으로 확정. 남자 2, 여자 2, 미팅하면 딱이라는.ㅎㅎ
오전 10시 1군단사령부 앞에서 하차, 군단사령부 앞에 있는 연꽃밭을 둘러보니 백련이 이제 마악 피어나기 시작.
다른 꽃 보다 조금 일찍 피어난 순백의 백련이 참 아름답고 소담스럽다
교수마을을 따라 개명산 입구에 도착하니 붉은 보리수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 있고
개명산 초입은 이렇게 바로 오르막부터 시작되는데 오늘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중간 중간 조성되어 있는 휴게소 마다 쉬기로 한다
개명산의 첫 봉우리인 국수봉까지 오르는 길엔 이렇게 휴게소가 조성되어 있어 오르막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고양동에 사신다는 일행을 만나 막걸리도 한 잔 얻어 먹고는 천천히 느긋한 발길을 옮긴다
개명산 초입에서 산행을 시작해 휴게소 마다 쉬면서 천천히 올랐는데도 1시간 10분 경과한 11시 28분에 첫 목적지인 국수봉 도착. 고양동 쪽으로 바라보는 전망이 참으로 시원하다
몇년 전 국수봉에 설치한 표지석 뒤는 이렇게 주당봉이라고도 써있는데 국수봉의 옛이름이 주당봉이었는지 아님 술 좋아하는 주당들이 이 걸 설치해서 이런 이름을 붙인 건지 약간의 논쟁 끝에 우리 일행은 후자 쪽이 맞는 걸로 나름 명쾌한 결론을 내리다.ㅎㅎ
이 곳에 처음 오르는 서희축복님(좌)과 노랑국화님(그 옆) 기념 촬영 아니할 수 없고 정성스레 선 크림 바른 풀소리님 얼굴이 뽀사시하다.
국수봉에서 개명산 정상까지는 이렇게 그늘진 능선길로 이어진다. 뒤따라 오는 노랑국화님과 서희축복님은 우와! 정말 좋다는 감탄사 연발.
모두가 초록인데 왜 얘는 시절을 앞서 가려는 걸까요?
개명산엔 진달래와 쪽동백 나무가 정말 많은데 그 고상한 쪽동백 꽃은 진 지 오래라 아쉽게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싱그런 초록의 이파리가 우리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반긴다
정상까지 가는 중엔 이렇게 잠시 내리막 길도. 물론 내려온 것 만큼 다시 올라도 가야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평탄하고 그늘진 편안한 길
12시 35분. 산행 시작한 지 2시간 35분, 국수봉에서 이 곳까지는 1시간 10분 소요되어 개명산 정상에 도착하다. 이제부턴 올라갈 일 없다니 고생 끝한 서희축복님은 얼굴에 급 화색.ㅎㅎ 우리 일행은 이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보니 서희축복님과 나는 그 옛날 마포 서울여고 정문 앞에 그 것도 바로 윗집, 아랫집으로 붙어 살던 이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마포에서 이웃이던 두 사람이 40년이 지나 고양시에서 다시 이웃으로 만나다니 참으로 이런 기막힌 인연이 또 있단 말인가.
개명산 정상에서 1시간 정도의 휴식을 취한 우리는 오후 1시 30분쯤 다시 수녀골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시원한 그늘 아래서 한참 동안 선선한 바람을 맞던 풀소리님, 햇볕을 만나니 몸이 따듯해서 좋다 하신다.ㅎㅎ 오늘은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
사진은 문제의 여의주 루트, 이 길이 없을 땐 개명산 정상에서 다시 원점으로 하산해야 했지만 고양들메길에서 이 길을 만드니 비로서 개명산과 수녀골을 이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여의주 루트란 여의주님이 이 길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내리막 공포증이 심한 여의주님이 멋모르고 이 길을 내려 가다 '오모나, 오모나, 꺄악~' 하는 비명 소리가 이 계곡에 진동을 해서 그 이름이 붙었단 전설이 전해지고.ㅎㅎ
수녀골로 내려가는 중에 만난 지난 가을의 흔적들
가뭄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북한산 계곡에도 물이 전혀 없더란 노랑국화님의 말씀을 듣고 과연 수녀골 계곡에 물이 있을까 반신반의 하며 산행을 했는데 역시 수녀골은 우리의 기대와 바람을 저버리지 않았다. 수량은 변화가 있지만 일년내내 아예 마른 적은 없는 수녀골, 적은 수량이지만 그 물줄기를 이어가고 있다.
싸리꽃. 내가 제주엔 싸리꽃이 피었는데 이 곳은 아직 피지 않았단 소릴 하자 마자 그 소리 들었는지 바로 빵끗 얼굴 내밀더라는.ㅎㅎ
계곡 따라 밑으로 내려갈 수록 제법 물이 고인 곳이 많다.
산딸기를 보자니 예전 한국영화 산딸기와 산딸기2가 생각나더라는.ㅎㅎ 이젠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기억도 안난다마는.
오후 3시, 계획대로 정확하게 수녀골 아래까지 하산. 물이 제법 고여있는 이 곳에서 신발을 풀고 발을 담그며 산행의 피로를 풀기로 한다
이 곳에서 오늘 산행은 조금 벅찬 코스라 참석은 못해도 응원차 수녀골로 바로 오겠다고 하던 위문단을 만나다.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 설레임, 수박, 자두에 안주용 스낵과자까지 한 보따리 위문품까지 준비해 오시니 그야말로 감격에 눈물이 앞을 가리더라는.ㅎㅎ
그 위문단은 다름 아닌 미루, 여의주, 푸르미님. 자칭 들메길의 미녀 삼총사.(믿거나 말거나) 이렇게 해서 남자 2에 여자 5의 즐거운 수다가 시작된다.
위문단의 격려와 응원에 어느새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고 즐거운 웃음소리 수녀골 계곡에 퍼지다
그간의 못다한 얘기, 노랑장미님의 40일간 제주 체류기 등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즐기다 오후 5시쯤 수녀골을 떠나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물론 저와 풀소리님은 그냥 갈 수 없어 원당에서 장어구이에 소주 한 잔 더 하공.ㅎㅎ
역시 제주 보다 집이 좋고 이젠 고향이 된 고양시가 좋고 들메길 벗님들과 함께 한 산행이 크나 큰 행복이더라는.
첫댓글 오붓하고 정겨운 산책길이 되었네요
함께하지 못해 미안했습니다. 마음은 늘 훈장님과 함께 한답니다...^^*
지상님 토요일 저녁식사도 못하셨을 텐데요. 늘 훈훈한 미소로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회 준비하고 사회 보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모두가 행복했네요.
고양시에 좋은곳도 많은데 주말엔 바빠 꼼짝을 못하네요..!! 즐건 산행 되셨군요..!!
토요일 콘서트에서 모호성님 뵐 줄 알았는데요. 장사가 많이 바쁘시겠지만 건강관리차 걷기도 종종 하시길요.
맘은 골프약속 취소하고 따라가고 싶었지만...
골프도 결국 9홀로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일요일 오후는 꿀잠으로 그동안 누적되었던 피로를
보상받는 날이 되었지요.. 둘레길 사진으로 눈이 시원해졌습니다.. 언제 제주에 내려가시나요?
오정기님 그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카페지기 임기를 약속하신 제2회 바람새음악회에서 마치게 되어 어찌나 감사하고 기뻤는지요. 이젠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바람새를 즐기시길요.
저도 다음 날에 등산모임이 두개나 잡혀 있어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했었는데 결국 아무 곳도 못 가고...ㅎㅎ 고등 동기는 강씨봉, 대학 동기는 도봉산에 간다고 하여 일단 등산장비는 챙겨왔지만 결국 쓸데없는 고민이 되고 말았지요. 이유는 뻔하죠 ㅋㅋ
포크락님 저도 그렇게 될까봐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분들 많지만 과감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왔답니다. 점점 더 젊어지시는 것 같아요.ㅎㅎ
부지런하세요^^
부지런+결단 ㅎㅎ
나도 꼭 가고 싶었는데 그 놈의 술이 웬수. 오전 2시까지 목구멍을 축이다가 집에 오니 거의 3시. 아침에 눈을 뜨려고 해도 감긴 눈이 꼼작을 않네요. 찌뿌둥한 몸둥이는 음직일 수도 없고....살아있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하고 포기했습니다. 다음에는 곡 참석하고 싶네요.
그러게요 모처럼 변맨님과 함께 갔음 좋았을 걸요. 저도 산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가운 만남의 자리지만 술 자제하고 일찍 일어섰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저 역시.ㅎㅎ
산행 자주 하시는분들 부러워요
저는 게으름인지 시간없다는 핑계로
휴일은 겨우 어쩌다 정동교회
다녀오는게 젤
큰일 이지요ᆢㅎ
역시 산이 좋아요 ~^^
청하님 일요일엔 교회 가는 일이 가장 큰 일이시니 토요일 혹은 평일 야간에라도 간단히 걸으심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