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을 도전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일산철인클럽에 입문한지가 바로 어제 같은데 해가 바뀌고 또 중반이 넘어가는 즈음에 제주 킹코스 도전과 완주는 제 삶에 한 획을 긋는 커다란 의미입니다.
어느 날 축구대회에 참여하여 공을 잡아 한두 사람을 제치고 나름 열심 뛰어서 결정적인 순간 공을 차려는데 어느새 힘이 빠져 헛발 차기를 두어번, 다리에 쥐가 나고 주저 안으면서 축구대회 응원만 했지 정작 본인에게는 무얼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혼자서 호수공원으로 향했읍니다.
가볍게 걷다가 뛰다가 하기를 반복하는데 공원 한쪽 벤치에 지팡이와 휠체어에 앉아서 물끄러미 쳐다보는 이들의 모습를 뒤로하면서 조금이라도 뛸 수 있는 나를 부러워하는 눈빛에 가슴이 뭉클 나도 건강할 때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흔들었읍니다.
산악회 산행과는 또 다르게 달리기를 하는 동안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뛸 수 있어서 좋았고, 다리에 힘이 생기니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면서 좌석이 있는지 살펴보지 않아서 든든하였읍니다. 그러던 중 마포까지 자전거로 자출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아침 자출 중에 대곡역을 지나 다리위에서 급회전 코너링하면서 뒷바퀴가 모래와 물기에 미끄러지며 옆으로 자빠링하고 바로 일어났는데, 결과는 고관절뼈 완전 똑부러짐 – 생전처음 일산병원 수술대로 향하였고 병원측왈 완전한 보행도 어려울 수도 있다는 애기를 듣고, 이렇게 내 모든게 바뀌는구나 하는 절망!! 대못3개를 박고 또 빼고 그리고 3년, 천만다행 걷는데 이상이 없었고, 혹시 달릴 수 있을까?
다시 호수공원으로 나가 5Km, 또 10Km 고관절이 약간씩 저려오기를 반복, 평생 제대로 걷지 못 할 수도 있었다는데 생각하니 그래도 “항상 감사”.!! 그러던 중 수영이 관절에 무리가 없어 좋다고 해서 시작 음파를 막 끝낼즈음 자유형으로 천천히 가다 보니 30분 정도를 물위에 떠있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나도 장거리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전거까지 다시 탈수 있다면,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처절하게 자기자신과 싸우면서 들어오는 철인3종경기 도전도!!!!
무척이나 망설이다가 일산철인클럽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호수공원에서 추운 겨울 달리기를 시작으로 이른봄 시륜제에 참석 선배님들과 라이딩을 함께하며 사고 후 자신감을 얻었고, 고양수영장에서 무딘몸치에 장거리 철인수영을 매주 선배님들께 돌아가면서 배우며 연습하였습니다
드디어. 2012년 5월 대구올림픽대회에 첫 도전 철인3종은 이렇게 힘든거구나 하고 맛을 보았으며, 이후 춘천하프대회는 코스전체를 감안하지 못한 체력으로 무리하여 완주 후 들어와서 한시간 이상 넉다운, 이후 제주 킹코스대회는 입문초년생으로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포기, 여주대회나 나가볼까 했는데 이 역시 킹코스대회 무리한 도전과 기량부족으로 다음해로 연기, 이 후 클럽선배님들과 연습덕분으로 가을 중앙일보마라톤 참석하여 체력을 보강하고, 늦가을 송도올림픽대회 참석 완주하고 2012년 첫해를 마무리하였읍니다,
겨울에는 호수공원 달리기로 2013년 동아마라톤부터 시작하였으며 신안하프대회에 참여하여 킹코스에 도전하는 선배님들의 처절한 한계극복과 포기하지 않는 철인근성 등을 생생히 보며 완주정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양구하프대회는 잔차코스가 어려웠고 가는 곳마다 않아서 빵구 때우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라이딩 중에 자전거의 정비상태가 대회완주를 좌우한다는 것을 또 다시 깨우쳤읍니다.
입문2년째, 선배님들께서 늘 말씀하신 국제적인 제주킹코스대회는 정말 해보고 싶은데 회사에서 월요일 휴무부담 때문에 망설이다가 포기할 즈음, 입문동기인 악어와 영구씨가 함께 도전하자며 권유하던 중 무리지만 새벽비행기편으로 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 있는 총무님의 정보를 입수, 파김치된 몸으로 새벽출발은 무리인줄 알면서도 일단 가고보자 결정, 7/15(월) 07:10 제주출발 예매, 7/12일 오전 출근 후 월요일 휴무로 인가받고 김포공항에서 17:50분으로 시간변경, 야호!!
제주도착 후 대회개회식에 참석 긴장되는 첫날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일찍 화순해수욕장에 이동, 제주바다에서 실전수영을 경험하고 무리하면 체력소모가 너무 클 것 같아 조금만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세번이나 반복하여 마무리하는데, 부표가 안보이고 중간조류가 심하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되새기며 해수욕장 철수, 제주의 뜨거운 태양아래 기다림의 연속으로 긴장감은 이어지고 잔차거치 완료 후 문고문님과 함께하는 라이딩코스 주로설명 및 주행중 기어변속요령 등을 교육받으며 돈내코 코스까지 차량이동, 가는 중에 악어와 영구씨의 재미난 대회겨루기로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주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각자 방으로 돌아와 룸메이트인 훈복, 형태, 진영선배님들의 지도아래 영구씨와 저는 대회 3종백을 정리하고 전자발찌를 발목에 차고 잠을 청했읍니다.
드디어 대회 - 새벽2시경에 잘못 보내온 카톡으로 잠을 깬 후 뒤척이다가 3시가 조금 넘어 옆방201호에서 딸그락소리가 들려오는데, 자봉선배님들이 선수들 아침준비를 하신다. 나는 좀더 뒤척거리다가 4시가 되어서야 기상, 새벽부터 힘들게 준비해주신 아침죽을 먹고 화장실을 세번씩 다녀와서야 제일 늦게 차량탑승 이동, 화순해수욕장에 도착 슈트 갈아입고 화장실 한번 더 들리고 파워젤을 슈트다리안에 챙기고 파워바는 한 개먹고 있는데 태풍 영향으로 3.2Km로 줄었다는 소식에 내심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마음은 어찌 설명하랴.
이윽고 수영출발 – 입수 후 수경 오른쪽이 자꾸 물이 들어와 일단 후퇴하여 수경을 다시 장착 재출발 그래도 마찬가지, 안되겠다 가다가 계속되면 부표잡고 다시 써야지 하면서 전진, 주변철인으로 한방맞고 피해가면서 한 바퀴 무사히 돌고 나왔는데 영구씨가 바로 앞에 있다. 어 내가 빨리 나왔나 보다 생각하며 다리에서 파워젤을 꺼내 먹고 다시 입수, 체력이 떨어져 팔에 무리가 올때쯤 꽃우물수영장에서 3.9km를 2시간에도 갔는데 자신하며 부표줄을 옆으로 보고 계속 전진 돌아오는 도중에 조류와 철인들사이 엉껴 허우적대기를 반복 그래도 멀리 해안가가 보인다. 그래 이렇게 수영은 통과하는거야 생각하며 물 밖으로 나와 뛰다 보니 자봉들이 잘했다고 응원해주신다. ,
자전거를 출발하려는데 저쪽에서 나의 멘토이셨던 유니스가 보여 반갑게 손을 흔들고 먼저 출발하고나니 진영씨가 저 멀리 앞서가고 있다. 무리하면 안되 하면서도 일철훈련 기분삼아 따라붙었고 뒤쳐지면 진영씨가 이끌어주기를 반복하다 보니 오토바이가 옆에 와서 드레프팅 하지 말란다. 초반부터 빨려들듯이 가다 보니 형석씨가 옆에서 이제 시작인데 천천히 가라고 경고하는데도 아직은 체력이 있다고 착각하며 지나쳐서 또 따라간다. 이번엔 형길씨가 저 앞에 가면서 진영씨랑 합류 함께 질주하다가 파도치는 해안도로를 접하면서 나는 서서히 뒤쳐져간다. 어제 문고문님과 미리 돌아본 코스이기에 앞으로도 길고 험하겠지 생각하며 맞바람코스에서 힘들어 헉헉대고 가는데 역시나 형석씨가 추월해서 또 앞서나간다.
드디어 90Km쯤에 있는 스페셜보급소에 도착 형석,진영씨를 보고 얼마나 반갑든지, 전복죽 두 그릇을 해치우고 내보관품 받아서 야채죽과 파워바 파워젤을 뒤주머니에 넣고 출발, 고수들 뒤를 따라가면 안 되는 이유를 몸소 터득한지라 뒤늦게 출발, 한참을 더 가서야 드디어 어제 보고 평소에 들었던 아찔한 돈네코 언덕, 그래도 끌바는 하지 말자고 되뇌이며 머리박고 돌리고 또 돌리고 이제는 다와 가겠지 하는데 우일씨가 사진 촬영하는 모습이 갑자기 보인다, 반갑게 손을 흔들어 지나치고 이후 우리 자봉선배님들께서 박카스와 귤을 건네주는데 얼마나 달콤하고 고맙던지~. 이후 올리볼리인가 하는 끝없이 쭉뻗어가는 도로를 접하고 한라산에 이런 도로가!! 감탄하며 가는데 정말 길고 끝없이 힘들었다.
이후 내리막길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브레이크 잡아가면서 조심스럽게 내려왔고, 이후부터는 또다시 지긋한 언덕길에 다리는 풀리고 고관절이 접한 엉덩이뼈까지 아파온다. 연천대광리 라이딩 연습때도 180Km였고 그때는 이렇게까지 아프지 않았는데 하면서 페달링 열번에 엉덩이 한번들고 이번엔 좌로 또 우로 들고 돌리고, 서서히 올라가는 막판30Km는 고통과 나를 추월하는 사람들뿐이다. 마지막 런코스와 같이한 언덕을 가면서도 기진맥진 끝까지 엉덩이가 아파 힘이 들었고 옆에서 뛰는 런너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그리고 무사완주를 가능하게 해준 나의 애마한테 찐한 입맛춤을 끝으로 땅을 밟아본다.
마지막 런 바꿈터에서 훈성선배님의 도움을 받아 윗옷을 갈아입고 주로에 나오니 훈복선배님을 비롯 용식선배님등 몇분이 앞서가고 있었고 훈성선배님을 열나게 따라가고 있는데 초반에 너무 빠르다는 생각에 천천히 하면서도 또다시 잊고 달린다, 런주로를 돌면서 마주치는 일철클럽회원들과 시원한 수박화체로 준비하여 힘내라고 용기를 주신 자봉님들의 반가운 모습들은 지쳐가는 나에게 오아시스가 되었읍니다.
수영에서 물과의 싸움 사이클에서 무릅과 고관절의 통증, 마라톤에서 마지막 체력마저 소진되고 또다시 고관절의 통증을 느끼며, 킹코스에서는 체력안배가 항상 최우선이고 철저한 훈련준비와 자기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충고와 이를 실천하신 선배님들의 여유를 보면서 기록이나 다른 어떤 것보다도 무사고 완주가 제일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낄 수 있었읍니다. 나름 “끌지 말고 걷지는 말자”. 힘들고 고통스러워 포기하고 싶을 때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수없이 되뇌이며, 2013년 제주킹코스대회를 무사히 완주하게 도와주신 일산철인클럽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주대회 일정을 마치고 대부분 선배님들이 제주공항을 떠난 후 형태선배님과 둘이서 바다가 보이는 용두암 어느횟집의 푸짐한 물회와 소주한잔은 ㅋ~
첫댓글 대회 출전 수기를 읽을때 마다..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네요.. 축하드립니다!!
종남씨 후기 잘보았습니다 다시금 2013제주대회 필름이 돌아가게 하는군요
오랫동안 준비 잘해서 훌륭하게 대회 잘 마치셨습니다.
부상으로 한동안 치료받았었군요, 지치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정신력과체력으로 철인등극 축하드립니다.
지난 신안과 양구 제주에서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올해 유난히 힘든 제주에서 호기록 철인입성
다시한번 왕 축하드립니다^^.
노종남 철인 화이팅!
노선배님과함께 시합나갈때마다 항상놀랍니다. 인간승리라고밖에 할이야기가없어요.처음만났을때고관절수술했다고들었는데 훈련이며 시합이며 너무열심이시고 잘하시어서 우리2012의 자랑이라고항상생각합니다.이번제주킹코스좋은성적으로완주한거축하드리고 앞으로도오래오래 같이운동해요^^
노선배는 조만간 급엘리뜨 될 겁니다...2013 철인등극을 축하드림다....내년에도 제주 같이가요`^^
종남형님 대단하시구요...예전에 사고가 있었는줄 몰랐습니다...후기를 읽는데 인간극장 같았어요~~ 내년엔 저를 좀 끌고 다니시면 되겠네요..암튼 철인등극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마인드컨트롤이 엘리트 수준입니다 계속 발전 있기를 기원합니다~^^
진짜 멋지십니다. ^^ 이번 제주대회 완주를 많이 많이~~~ 축하드립니다!!! ^^
역시 '무늬만 첫 출전'이시라는 제 말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
제주대회 무사완주 정말 추카드립니다.~~~^^
첫풀 킹코스의 감동 오래 간직하길.....
워낙 기본에 충실한 몸이라 잘 할거로 믿었으며...
열심히 훈련한 보람은 기록으로 보상을 받는 법
축하드리오
첫킹코스완주 축하드립니다. 초반 오버하지 않고 끝까지 페이스조절 하려는 노련함은 이미 초보가 아닙니다. 오랜 준비 끝에 완주한 철인입니다, 축하합니다.
늦게 카페에 들어와서 후기 읽으보니 잘 들어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묵묵히 운동하는 모습에 좋은 결과는 당연합니다. 몇년전 사고의 아픔을 잘 이겨내고 진정한 철인등극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노종남 힘!
이렇게 조용히 묵묵히 완주하신 선배님은 없으신듯 합니다 불굴의 의지 그게 느껴집니다^^
큰 부상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실뻔 하셨다는 노 종남 철인 선배님께서 긴 바다 수영..너무 길고 힘들었던 잔차 코스.그리고 마지막 마라톤까지 완주하실 수 있었던건 분명 당시 병원 의사가 보기엔 기적과도 같은 재활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늘 완주후 부모님께 감사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데 노 종남 철인 선배님도 훌륭하신 부모님의 강철 체력을 물려 받으셨고 또 그간의 노력과 근성의 조합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노 종남 선배님의 아이언맨 등극을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노 종남 아이언맨 화이팅...
전자발찌에 빵 터짐~~역시 내공이 있으신 분이었군요...
아픔만큼 아름다운 첫완주 축하드립니다...^^
역시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완주의 기쁨이 ............................
축하축하
내년에는 나도 열심히 준비된 철인으로 대회에 나갈것이니 우리 함께 뛰어 보자구 화이팅
후기,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후기 잘봤습니다 선배님. 축하드립니다~~~
티비에서만 보던 전자발치 찬분을 여기서 만나다니.. ㅎㅎ
여튼 고관절의 고통을 이겨낸 당신은 위너..
큰 부상을 극복하시고 아이언맨등극 축하드립니다
제주 철인은 누구나 다 작은 영웅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엠티비 타다가 고관절이 분질러졌다고 하는데도
싸이클 타러 왔다고 해서 엄청 놀라면서
정신력이 대단할거라 느꼈습니다.
축하 합니다!!
이제 진정한 철인이 되셨군요
저노 기분을 느끼고 싶네요
축하드립니다^^
ㅎㅎ 제주철인 2년차가 가장기록이 좋아요~
그 기분 그대로 내년까지 !
노마선배님 지금껏 읽은 후기 중 가장 감동적이고 와닿는 후기였습니다. 읽어내려가면서 마치 제가 옆에서 뛰는듯한 기분을.. 이렇게나마 킹코스 경험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선배님~~!! 킹코스의 감동은 역시 남다른거 갇아요~!! 축하드리구요~~!! 이번여주대회도 나오셔서 저랑 같이 해요~~^^
선배님...대단하삼..^^*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