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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뮬러는 국내에 비교적 덜 알려졌다. 2003년 한국에 정식 론칭한 이 브랜드는 1991년 천재적인 시계 제작자 프랭크뮬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했다. 힐튼호텔을 시작으로 2005년 에비뉴엘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시계 값은 1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초고가 브랜드다.
프랭크뮬러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당시 후보 부인 김윤옥 여사가 착용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화제가 됐다. 김현미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이 김 여사의 시계가 1500만 원에 팔리는 스위스제 프랭크뮬러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개성공단에서 제작한 통일시계로 가격은 10만 원 이하였다.
프랭크뮬러는 지난 2013년 가수 싸이에게 한정팜 ‘싸이 시계’를 선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제품은 프랭크뮬러의 대표 컬렉션인 '신트리 커벡스'를 바탕으로 디자인됐다. 시계 앞면과 뒷면에 ‘강남 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는 싸이의 모습을 그려 넣은 것이 특징이다.
프랭크뮬러 측은 “싸이는 평소 프랭크뮬러 시계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며 “싸이가 유튜브와 빌보드 차트에서 큰 성공을 이뤄낸 것을 축하하는 뜻에서 한정판 시계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 나폴레옹, 마리 앙투아네트, 빅토르 위고가 언급한 시계 ‘브레게’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레게(Breguet)도 초고가 시계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다. ‘패리스, 넘버. 2667 프리시전’는 470만달러(약 53억9325만원)에 2012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됐다. 이 시계는 브레게가 생산한 것 중 가장 비싼 모델로, 18K 금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가장 비싼 시계 5위에 꼽힌다.
브레게(Breguet)는 1775년 설립 이후 시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됐다. 최고급 시계라는 자부심 아래 최고 기술이라 알려진 뚜르비옹(시계에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 정교하고 우아한 디자인 등이 대표적인 브레게의 이미지다. 시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브레게 창립자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1747-1823)는 고급 시계의 표준을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고가의 정교한 시계를 만들어 온 브레게는 명사들과도 친근한 브랜드였다. 나폴레옹, 마리 앙투아네트, 윈스턴 처칠은 물론 대문호 푸시킨, 발자크, 빅토르 위고 등이 작품에서도 브레게를 언급할 정도였다.
장세훈 시계 칼럼니스트는 “브레게의 지난 10여년간의 변화를 보면 왜 브레게가 진정한 하이엔드 워치메이커인지 실감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전통방식 그대로 시계 제작을 수작업으로 진행하지만, 일부 부품에는 최첨단 반도체에 들어가는 신소재를 업계에서 가장 빨리 도입하는 등 브레게의 현행 컬렉션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세계 최고가 회중 시계 275억원에 낙찰…카타르 왕족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손목시계만 아니라면 더 비싼 시계도 존재한다. 2014년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장에 오래된 회중시계 하나가 경매로 나왔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자그마한 이 시계의 낙찰가는 무려 2398만달러(약 275억640만원). 15년 만에 시계 경매 최고가격을 갈아치우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등극했다.
주인공은 파텍필립의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리케이션’. 경매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슈퍼컴플리케이션을 낙찰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붉은색 넥타이를 하고 있던 한 남성으로 대리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짜 구매자는 카타르 왕족인 셰이크 사우드 빈 모하메드 빈 알타니 전 문화유산부 장관으로 추정되고 있다.
슈퍼컴플리케이션은 지난 1925년 헨리 그레이브스 주니어라는 미국 은행가 겸 시계 수집가가 1만5000달러를 주고 주문 제작한 회중시계다. 시계 안에 무려 920개의 부품이 들어갔으며, 그레이브스가 손에 넣기까지 연구˙제작에만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정교함 덕분에 인간의 손으로 전체 제작한 시계 중 가장 정밀한 시계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의 삼성도 정밀하기는 하나 간부가 접는 바람에
한국의 시계는 세계적으로는 뻗지는 못한 것이다. 그래도 염려할 필요성은 없다.
◆ ‘시계의 제왕’ 파텍필립, 고가 모델 구입하려면 제네바 본사의 심사 거쳐야
어쨌거나 현존하는 가장 비싼 시계 상위 10개 제품 중 6개는 파텍필립의 제품이다. 180년 역사의 파텍필립은 희소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정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간 생산량은 4만5000개. 가격은 최소 2000만원대부터 100억원을 호가한다. 최고가 모델을 사려면 구매 이유와 보유 중인 파텍필립 시계 목록을 적어내 티에리 스턴 사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오만하다 싶을 정도지만 파텍필립 측은 “우리는 어차피 ‘모두의 시계’를 만드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차는 이들이 있다.
지략가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있어도 없는 듯한 사람들이 바로 그러하다.
장세훈 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는 "사람들이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은 전에 비해서는 무수히 다양하다.
이들은 하루에도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는데 이때의 비밀은 가히 수준 그 이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수십년 전에 제작된 시계가 강남의 빌딩 한 채값이나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최고급 시계를 포함한 희소성 높은 명품의 가치는 여느 소비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파텍 필립의 시계는 시계 애호가 및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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