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러시아의 TV 채널 '로시야 24'에 로봇 뉴스 진행자 '알렉스'를 선보였던 러시아 프로모봇(Promobot)이 영화 '터미네이터'의 할리우드 스타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얼굴 로봇을 제작했다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름에 있는 프로모봇은 로봇 전문 제작사로, 러시아서 손꼽히는 혁신벤처기업이다. 프로모봇 측은 3D기술을 응용해 실리콘으로 얼굴 모형을 만들고, 이를 로봇의 두개골에 씌운 뒤 머리카락과 수염을 붙이는 방식으로 '알렉스'와 '슈워제네거'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 얼굴에 20여 가지의 감정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슈워제네거는 자신의 동의없이 자신의 얼굴을 닮은 로봇을 만들었다며 프로모봇을 상대로 1,000만 달러(약 12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 언론에 “힘들게 얻은 영화 배우의 평판을 떨어뜨린 것"이라며 "(상대에게는) 지옥과 같이 느끼게 소송전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자신의 얼굴을 내세워 진행하는 로봇 홍보를 중단하고, 로봇도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프로모봇 측은 "아직 관련 소송건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지난 몇달동안 슈워제네거와 얼굴 사용에 관해 협상해 왔다"고 밝혔다. 또 상트페테르스부르크 행사에 참석한 그가 놀라움과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자신의 얼굴 로봇에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프로모봇이 '슈워제네거 로봇'을 만든 것은 '로보(Robo)-C' 시리즈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의 다양한 로봇 제작및 임대 주문을 받으면서 인간의 얼굴을 한 ‘로보-C’ 주문 제작을 홍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스로 개발한 3D기술과 특허받은 자체 디자인으로 600여개 표정을 짓는 인간의 얼굴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보-C의 1대 가격은 2만5000~5만 달러(약 3,000만~6,000만원).
프로모봇은 '슈워제네거 로봇'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과 2월 중순에 열린 뉴욕 장난감 전시회(New York Toy Fair)에 출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