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옥상에 '도시텃밭' 열풍주택·아파트는 물론 식당 옥상서도 채소 재배유기농 먹거리 손님 밥상에 수경재배 보급 마을기업도
- 市, 올 16억5000만 원 투입 - 임대아파트 등에 텃밭 지원 - 강서 2만7100㎡ 조성 분양
부산 동래구 일식집인 일신초밥 옥상. 이곳에는 박하, 취나물, 상추, 토마토 등 식당에서 쓰는 채소 14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일신초밥 대표는 지난해부터 동래구의 제안에 따라 165㎡(약 50평) 규모의 옥상에 텃밭을 가꾸고 각종 채소와 식용 꽃 등을 키웠다. 김 대표는 "식당에 흔한 맥주나 막걸리 등을 비료로 활용하고 효소를 직접 배양해 농사를 짓는다. 재배 후 남은 식물도 거름으로 활용하니 어느 것 하나 버리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옥상농장을 만드니 건물에 내리쬐는 햇빛을 차단하는 효과도 생겨 바로 아래층의 여름철 온도가 3도가량 내려가고 쾌적해졌다"며 또 다른 장점을 소개했다. 김 대표가 키운 작물은 손님에게 내놓는다. 단골 강재성(57) 씨는 "이곳의 음식이 유기농 채소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자주 온다"고 말했다.
수경재배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도시 주민에게 보급하는 마을기업도 있다. 부산 서구 부민하늘농원은 조합원 67명이 활동 중인 마을기업이다. 발아시설을 마련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양의 작물을 키운다. 작물뿐 아니라 화훼로도 영역을 넓혔다. 부민하늘농원은 앞으로 수확한 작물의 판매점을 따로 만들어 영업망을 넓힌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구자홍 부민하늘농원 이사장은 "키운 작물을 지역 골목상권에 싼 가격으로 보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영업망 확대와 더불어 수경재배시설을 각 가정에 보급해 시설 유지 관리로 고소득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도심 곳곳에 도시농업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시는 현재 옥상 텃밭과 영구임대아파트 텃밭 조성, 공영 텃밭 운영 등 세 부문에 걸쳐 올해 16억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옥상 텃밭 조성 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돼 부산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부산 영도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는 옥상과 아파트 단지에 시비와 부산도시공사 예산 5000만 원을 들여 밭을 만들고 주민에게 분양했다. 서민층이 사는 이 아파트는 텃밭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울증 등을 호소하던 일부 주민의 정서가 안정되는 효과도 있다. 주민 호응이 높아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강서구 명지동에 2만7100㎡의 국내 최대 규모 공영 텃밭을 지난 4월 조성해 시민 430명에게 분양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 부산 전역에 공영 텃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에는 8곳의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있다. 이와 별도로 도시농업지원센터가 농자재 보급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한다.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8곳은 전문인력 과정을 열어 올해 처음으로 수료생 800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평생교육기관이나 기업 등에 파견돼 도시농업 기술을 전파한다. 시 관계자는 "최근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폭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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