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어제와는 달리 설날은 맑고 밝은 날을 선물로 주셨다. 햇볕이 좋아 포근한 느낌이다.
아침에 장손 며느리가 끓여주는 떡국 을 맛있게 먹었다. 또 한 살 먹었다. 장손 조카와 둘이서 술하고 성묘음식 준비해서 푹푹 빠지는 눈속을 헤치고 산에 성묘하러갔다.
온 세상이 白雪로 너무도 깨끗하다. 내가 처음 밟는 눈이다. 나무들에는 눈꽃이 피었다. 파란하늘과 하얀 눈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내마음은 마냥 동심속으로 빠져든다.
부모님께 술 한잔 올리고 큰절을 두번했다. 먼저 간 막내동생에게도 술 한잔 따라 주었다.
누구도 밟지 않은 純白의 눈세상이 너무도 좋다. 푹신한 눈속에 누워 내 몸자국을 만들고 사진을 찍었다.
너무 아름다운 자연세상이 나를 어린이로 만들었다. 어디를 봐도 아름답다. 마음도 눈도 즐겁다. 성묘 다녀오는 길이 눈 때문에 힘들기는 했어도 마음만은 너무 행복하다.
처마에 매달린 고두름 참 오랜만이다. 뒤란 장독대에도 눈이 잔뜩 쌓여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 놓았다. 시골의 눈 풍경은 그야말로 하늘의 축복이다. 내 마음도 눈처럼 순수해지길 기도하는 마음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 마을 雪原을 본다. 나이 칠십이 넘었는데도 고향 마을 눈으로 해서 가슴이 뛴다는 게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