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티즌 사이에 나도는 우스갯 소리가 하나 있다.
‘정당 설립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주관식 시험 문제가 출제되었다면 정답은 당연히 정권 창출, 또는 정권 획득이다.
그러나 사오정은 답안지에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썼다는 것이다. 그냥 웃어 넘기기엔 씁쓸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정치를 하는 이유 그리고 정당이 정권 창출에 매달리는 궁극적인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제1 후원자 박연차 씨의 판도라 상자의 뚜껑이 열리자 봉화궁전은 초상집, 여의도는 공황 상태의 분위기이다.
박연차 씨는 노 대통령이 퇴임하기 이틀 전 조카사위에게 5백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박 씨가 노 대통령에게 정상적인 투자를 한 돈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통큰 박연차라 해도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정상적인 투자에서 계약서는 물론 사업계획서도 없이 한두푼도 아닌 5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건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또 정상적인 투자라면 왜 조세 회피 지역인 버진 아일랜드에 실체도 없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까지 설립해서 돈을 전달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
그러나 더욱 가관인 것은 우선 퇴임 이틀 전 일어난 행위이기 때문에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노 대통령은 박연차 씨를 재임중 조건없이 밀어주고 박 씨는 퇴임을 앞두고 조건없이 돈을 건냈다는 소리인데!
박연차 씨가 노 대통령의 최측근 후원자라는 사실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니 말이다.
최측근 후원자가 재임 중 엄청난 이권을 챙긴 사실에 대한 고마움을 퇴임 2일 전 표현한 것을 대가성이 없다고 우겨대며 유치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문재인 씨의 머릿속이 궁금할 따름이다.
또 데일리서프라이즈라는 親盧 매체에는 이번 비리의 주체는 노 대통령이 아닌 봉하대군을 비롯한 노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관련된 문제이니 참여정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글을 버젓이 올려놓고 있으니 한마디로 그나물에 그밥들이라고나 할까?
오죽하면 노사모를 일컬어 뇌가 죽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뇌사모'라고 비아냥댔을까 싶다.
노건평 씨의 동생이 참여정권의 현직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의 말을 들을 공직자가 대한민국에 존재할지를 한번쯤 생각이라도 해보았는지가 궁금하다.
물론 노 대통령이 돈을 직접 수수한 것도 아니고 현재로는 직접 지시를 한 증거가 없으니 법률적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그에게 도덕적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은 자각하고 조용히 입이라도 닫고 있는것이 어떨까 싶다.
박진 의원을 비롯한 여당의 관련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박연차 씨는 당시의 상황까지 자세하게 진술하며 분명히 돈을 주었다고 한다.
주지도 않은 돈을 박연차 씨가 주었다고 억지를 부릴리가 만무라는 정도는 일반적인 상식이다. 또 박진 의원의 보좌관이 월남 공항에서 달러를 반출하다 문제가 된 사실까지 들통이 난 판국이다.
혹시 문제가 된 달러는 박진 의원이 아닌 보좌관의 가방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인듯 싶은데!
처라리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우겨대는 것이 어떨까 싶다. 여하튼 이제껏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인물들은 피라미에 불과하다고 한다.
오죽하면 박연차 씨의 판도라 상자를 들여다본 검찰은 1억원 이상을 수수한 정치인은 구속, 그리고 1억원 미만의 수수자는 불구속이라는 전대미문의 수사기준까지 세웠을까 싶다.
일반 서민은 물론 하급 공무원의 경우는 몇 백만원도 아닌 몇 십만원의 부정한 돈만 받아 챙겨도 호적에 빨간줄이 그어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경우는 구속 기준이 1억원이라고 하니 이래서 개도 소도 모두가 정치를 하겠다고 기를 쓰며 날뛰는 것은 아닐지?
사실 노무현 정권의 관계자들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무대에서 내려선 퇴역 배우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올바르게 시시비비를 가려 경중에 따라 상응한 처벌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이제 겨우 출범 1년이 조금 지난 이명박 정권의 관계자들이 벌써부터 돈 밝힘증에 빠져있으니 문제라는 생각이다.
이명박 정권의 구속 1호로 기록된 추부길 씨만 해도 그렇다. 우선 그는 목사라는 특수한 신분을 갖고 있다.
사실 목사라는 본분을 잊고 권력이나 쫓아다니는 불나방을 청와대로 끌어들였다는 자체부터가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잘못이다.
권력을 좇는 불나방과 같은 성직자 이재정 성공회 신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다면 목사를 교회가 아닌 청와대 비서관에 임명하는 한심스러운 짓거리는 펼치지 않았을 것이다.
'중이 고기맛을 알게되면 절간에 빈대도 남아나지 않는다'는 우스갯 소리처럼 목사가 권력의 맛을 알게 되면 결과는 뻔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빚진 사람이 없다고 한다.
박연차의 판도라 상자안에 들어있는 비리를 여.야에 상관없이 부담없이 부정비리에 관련된 사람들은 일벌 백계하겠다는 의지 표명인듯도 싶은데!
하지만 과연 이명박 정부가 박연차 문제만 제대로 털고 간다고 4년 후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 대통령이 4년 후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다면 사실 해법은 엄청 간단하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을 갖고 우선적으로 주변부터 정리하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미적거리는 모습을 볼때 싹수가 노랗다고나 할까?
이미 천신일 씨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친분 관계를 떠나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면 우선적으로 그의 목부터 과감히 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문제는 지금 이 대통령에게서는 그런 의지를 엿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지켜볼 일이다. 4년 후 이명박이 청와대를 떠난 후 박연차 같은이명박 측근들 리스트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말이다.
ㅁ www.usinsideworld.com - 이규철 칼럼니스트
2009년 04월04일 10:31분 59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