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전북역전, 내가 참가하는 것은 11번째니까 이제 거의 절반을 따라잡아가고 있다.
앞으로 2년만 더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26회 대회에서 13번째로 절반이 되지 않을까?
올해도 고향인 김제팀으로 이 대회에 발을 들여 놓는다.
첫날 1소구에서 스타트를 끊게 되었는데 당초 5소구를 뛰는가 했는데 출전선수들 대리운전(?)을 해줘야 할 형편이라 변경이 되었다.
첫소구는 이미 4차례 뛰어봤기 때문에 코스 자체는 익숙하지만 느껴지는 부담은 뭐 하나도 다를게 없다.
날씨가 아주 좋은 목요일 아침, 팔달로 전북일보사 빌딩앞 대로에서 14명의 각 시군대표가 동산동을 향해 질주를 시작한다.
초반 500미터 정도까진 전원이 뭉쳐서 달리다가 이후부터 그룹이 나뉘고 선두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과 탈꼴찌를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함께 아스팔트 위를 수놓는다.
김제팀의 견제 대상은 영원한 꼴찌 부안군과 맞수 무주군인데 일단 이 선수들과의 순위다툼을 바탕으로 이전에 내가 달렸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이 이어지고...결국 절반의 성취, 절반의 아쉬움이 남는 레이스로 마감.
24:04 / 6.4Km (3'45"/Km)
순위는 12위, 임실 23:52, 무주 24:42, 부안 25:26
[06년 23:29(3'40") 9위 // 08년 24:16(3'47") 12위 // 09년 23:54(3'44") 11위 // 10년 23:47(3'43") 8위]
이후부턴 2소구에서 임문채 선수의 코란도C, 3소구 이철희 토스카, 4소구 최용준 이스타나, 5소구 이흥식 1톤포터까지 대리운전 릴레이를 펼친다.
이것 또한 역전마라톤 십여년만에 처음 있는 또하나의 역전경주.
첫날의 성적은 3:17:02로 13위, 앞서가는 무주완 1'07"차, 뒤따라오는 부안과는 5분50초 가량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탈꼴찌를 위한 그들만의 리그 첫날은 마무리.
둘쨋날은 학생선수들이 둘 투입이 되고 첫날 달렸던 사람들은 각기 소구를 배정받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더 많은 변동이 계속되다가 결국 오더가 제출되고 난 뒤인 밤중에야 8소구로 옮겨가게 되었다.
팀의 성적을 위해선 긴구간인 1,2,7소구에 가능한 기량이 좋은 선수가 투입되어야 되는데 이것이 제대로 조율되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그것은 초반의 혼란이고 급기야 어린학생이 어디가 아프니 뛰네 못뛰네... 그런 와중에 바뀌고 바뀐게...
금요일도 여전히 대리운전은 계속된다.
1소구에서 토스카를 몰고 2소구에서 이스타나를 몰고 임실역에서 코란도까지 거친 다음에 내가 뛸 대성주유소에 도착하니 이미 학생선수들은 워밍업 런닝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부상중이라 좋지 않은데 워밍업이라도 충분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며 곧바로 합류해 땀이 날때까지~
몸이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내심 다행이다.
어제는 스트레칭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불편했는데 오늘은 쬐끔 좋아져 정적인 상태에서는 어느정도 늘어나긴 하니...
마지막 구간이다보니 앞의 모든 선수들이 들어오고 난 다음에 전선수를 동시출발 시킨다.
이것 또한 은근히 부담이 되는 대목.
맞바람이 상당히 세기 때문에 뭉쳐서 뒤따라 가야 득을 보는데 악수터 무렵부턴 혼자 맨 꼴찌로 내려앉아 외로운 레이스를 하게 된다.
앞에가는 임실과 부안을 따라잡아야 되는데 좁혀지기는 커녕 4~50미터 씩이나 벌어지기도 한다.
시내를 지나는 동안에도 이런 답답함은 계속되고 급기야 만인들이 눈을 모으고 지켜보는 가운데 보기좋게 꼴찌로 골인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눈앞에 드리운다.
이런...!
남도주유소를 지나고 결승 청테잎이 눈앞에 보일때까지 탈꼴찌를 위한 레이스는 진행형이다가 기적적으로 터보엔진이 켜지며 동타임으로 골인.
임실, 장수와 더불어 25:02로 공동 12위로 정리가 되었다. 휴~!
1초 앞에 부안, 또 그 1초 앞에 고창이었으니 14명의 주자 가운데 다섯이 함께 뭉쳐서 들어온 셈이다.
그만큼 요즘엔 구멍도 없고 만만한 사람도 없고...여차하면 그냥 꼴찌가 되는 살떨리는 상황이...후덜덜!!!
25:02 / 6.7Km (3'44"/Km)
[06년 24:25(3'38") 8위 // 07년 24:29(3'39") 10위]
부상을 안고 출전한 대회이니 이 정도로 마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위로를 해보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것만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일단 엉덩이 고장난 것부터 해결을 해야겠고...에구!
역전마라톤은 이번에도 커다란 숙제가방을 남기고 막을 내린다.
첫댓글 부상 치료 잘하시구요 ! 형님이 남기신 일지보면서 마음이 짠 하네요 왠지 제가 죄송한 마음도 들고 초심이라는 이 말씀 오랜만에 생각하면서 잠들려구요......
에구 두철이 고맙구만!
한의원에서 치료를 시작했고 근육손상은 아니라 어렵지 않게 원상회복이 가능하다고 하니 다행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