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모리스 라벨은 1924년 헝가리 태생의 여류 바이올리니스트인 옐리 다라니(Jelly d’Arányi)를 위해 비르투오소의 자기과시적인 요소가 들어간 바이올린 작품인 치간느(Tzigane)를 작곡했다.
다라니는 19세기의 거장 요제프 요아힘의 조카의 딸로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예뇌 후바이를 사사한 뒤 주로 영국에서 활동한 바이올리니스트다.특히 그녀는 벨라 바르톡과 리사이틀을 가지며 전문 바이올리니스트로 인정받았고 영국에서는 랄프 본 윌리엄스나 구스타브 홀스트가 작품을 헌정하기도 했는데,그녀에 얽힌 가장 유명한 일화는 바로 슈만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가와 요아힘의 영(靈)으로부터 계시 받았다는 것이다.
◆ 작곡 배경 1922년 1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런던을 방문했을 당시 라벨은 런던에 살고 있는 이 헝가리 출신의 다라니와 첼리스트 한스 킨틀러가 자신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2중주를 연주하는 음악회에 참석했다.음악회가 끝난 뒤 라벨은 다라니에게 헝가리 집시 노래를 몇 곡 들려달라고 요청했다.이렇게 헝가리의 강렬한 현악 전통과 집시의 열정을 구사했던 다라니로부터 영감을 받은 라벨은 집시 음악을 프랑스의 세련된 감수성의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결과 2년 만에<치간느>를 완성했다.비록 라벨은 항상 중부유럽과 서유럽의 음악을 결합시키고자 하는 야망을 갖고 있었지만,이러한 목표는 그에게 있어서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치간느를 작곡하는 동안 그는 친구인 엘렌 주르당-모랑주(Hélène Jourdan-Marhange)에게 “자네 바이올린과 파가니니의<24개의 카프리스>를 가지고 빨리 우리 집으로 와주게”라는 전갈을 보냈고,이후 그의 카프리스 연주를 들으며 라벨은 바이올린의 테크닉과 비르투오시티에 관한 영감을 자신의 작품에 반영했다.특히 라벨은 바이올린의 테크닉적인 풍부한 변화에 깊이 매료되어 이 시범적인 작품에 바이올린으로 가능한 모든 테크닉을 집어넣고자 했다.
이에 앞서 주르당-모랑주 부인은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2중주>가 너무 어려워 소수의 대가들 아니면 쉽게 연주할 수 없다고 작곡가를 비난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더 잘 되었군요.아마추어 연주가들이 저를 죽이려고 덤벼들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마추어,더 나아가 평범한 프로 연주자라면 치간느로 시간을 허비할 사람은 분명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곡은 테크닉적인 난해함에 있어서 사라사테,비네야프스키,심지어 파가니니와 같은 거장급 바이올리니스트-작곡가들의 작품에 견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초연과 편곡 다라니는1924년4월26일 런던에서 초연을 갖기 불과3일 전에 악보를 받았던 만큼,그녀는<치간느>에 관한 이해와 작곡가의 해설을 거의 받지 못했다.앙리 질-마쇼(Henri Gil-Marchex)의 피아노를 반주로 초연을 가질 당시 라벨은 청중석에 앉아 있었고,이 곡을 본능적으로 이해한 그녀는 초연을 성공을 이끌었고,라벨은 지노 프란체스카티와 함께 반주자이자 작곡가로서 연주여행을 다니며 이 작품을 연주했다.영국과 프랑스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작곡가는그 해 여름 이 작품을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했고1924년11월30일 가브리엘 피에르네가 지휘하는 콩세르 콜로네의 반주와 역시 다라니의 바이올린 연주로 초연되었다.
■ 음악 구성 이 <치간느>는 프랑스어로‘집시’라는 뜻으로서 헝가리의 민속음악인 차르다슈(Czardas)의 전통적인 느린 속도의 음악과 라수(Lassu)라는 빠른 템포의 음악,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이는 라벨이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과 헝가리의 민속음악을 깊이 있게 연구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곡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긴 카덴차로 시작하며 즉흥적이고도 음울한 흐름 속에 몇몇 독창적인 주제들이 등장하는‘Lento, quasi cadenza’부분이 등장한다.헝가리 집시들의 회환이 담겨 있는 듯한 일종의 자기 고백적 성격의 음악이다. 이어 피아노의 경쾌한 타건이 제시되며 라수(Lassu)에 해당하는‘Moderato-Allegro’부분이 등장한다. 경쾌한 주제와 흥겨운 분위기로 속도와 테크닉이 클라이맥스까지 끝없이 발전해 나가며 난해함과 엑스타시의 그로테스크한 조화를 만들어낸다.엄청난 기술적인 어려움과 헝가리적 정서에 대한 이해,우울과 낙천의 이중적인 에너지의 충돌을 담고 있는 이[치간느]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지 않은 라벨에게 있어서 대단히 소중한 바이올린-오케스트라용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출처: 클래식 명곡 명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