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황이 건강에 좋다는 얘기는 SNS뿐만 아니라 과학 논문에서도 흔히 등장한다. 강황의 항산화∙항염증∙항암∙통증완화∙인지기능향상 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화려하다. 그러나 과학 문헌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SNS 전문가나 건강보조식품 업체가 주장하는 놀라운 효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연구는 시험관∙동물 실험
강황이나 강황 추출물에 관한 연구는 매우 많지만, 거의 대부분 세포배양 실험이나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이다. 게다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연구들도 대부분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복용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용량을 사용했다.
강황의 주요 성분인 '커큐미노이드'는 물에 잘 녹지 않고 흡수율도 매우 낮다. 예컨대, 캡슐 하나에 강황 분말 500mg이 들어 있다고 해도 혈액 속으로 흡수되는 커큐미노이드의 양은 알 수 없을 정도다. 일부 제품은 흡수를 높이기 위해 흑후추(피페린)를 첨가하지만 그 효과 역시 일정하지 않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서는 피페린을 함께 복용한 고용량 커큐민조차 혈액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은 일관성이 없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사용한 제품도 제각각이고 용량도 다르며 결과 역시 매우 들쭉날쭉하다. 여러 질환을 대상으로 실시된 120건 이상의 커큐미노이드 임상시험을 살펴보면, 엄격한 이중맹검·위약대조시험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없다.
또한 강황의 효능을 뒷받침한다고 자주 인용되는 논문 상당수는 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의 바라트 아가르왈 박사가 발표한 것인데, 그가 제출한 여러 논문이 데이터 조작 의혹으로 철회되었다.
전체 임상시험을 종합하면 현재로서는 강황 '보충제'를 복용하라고 권고할 근거가 부족하다. 게다가 일부 고용량 강황 보충제는 간독성을 일으킨 사례도 보고되었다.
다만 음식의 향신료로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강황차는?
강황 티백 하나에는 강황 분말 800밀리그램이 들어 있는데 그 중 커큐미노이드는 80밀리그램 정도이다. 이 양은 무릎 골관절염에 약간의 효과를 보인 하루 500밀리그램의 커큐미노이드보다 훨씬 적다. 현재 임상시험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적응증은 무릎 골관절염 정도이며, 그 효과도 크지 않고 제한적이다.
건강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차의 맛을 음미하며 즐기는 여유까지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