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카페 [좁은길=동방교]에 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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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의 추억 # 5, 할아버지를 만나다
1965년이라고 기억되는 어느날, 나는 중2의 학생이었고 세칭 동방교에 입교한지 얼마되지않는 그야말로 햇병아리 성민이었다. 내가 속해있는 부산의 '사상8교회'가 얼마전부터 상당히 부산하게 움직였다. 무슨 중요한 집회가 있다고만 했다. 그리고 방비도 철저했다. ‘방비’라 함은 이것도 동방교의 은어중의 하나인데 ‘외부로의 비밀누출을 철저히 차단하고 안으로 단속을 강화한다’는 정도의 뜻으로 보면 되겠다. 드디어 집회가 열리는 그날, 부산 '사상8교회'의 외부로 노출된 부분이 흰 광목 천으로 둘려 쳐지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원래 '사상8교회'는 덕포천이라고 불리는 하천을 따라 심겨진 몇 그루 버드나무가 경계표식 정도였을뿐 외부에서 어느정도 내부가 멀찌감치 보이는 장소였는데 그날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버드나무 사이사이에 말뚝을 박고 버드나무와 연결해서 흰 광목 천으로 시선을 차단해 놓은 것이다. 학교를 조퇴해서라도 꼭 참석하라고 했다. 그것도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집회가 아닌데 믿음이 솟아나서(특출하다는 세칭 동방교식 표현) 특별히 허락이 내렸다는 것이다. 햇병아리 어린 성민에게 특별 은총이 내린 것이다. 은밀히 전해주는 말로는 할아버지께서 오신다는 것이다.
-세칭 동방교 교주 노광공-
할아버지가 누구이신가, 이땅에 두 번째 오신 예수님이요, 여호와 이래조부님, 바로 천부 하나님이 아니시던가. 하나님은 말씀을 어떻게 하실까, 한국말로 하실까, 영어로 하실까, 하늘나라 말로 하면 누가 해석을 해 줄까, 목소리는 어떻게 나오고 발음은 어떨까, 우리와 같은 속도로 말씀을 하실까, 아니면 한자 한자 똑 똑 띄어서 말씀하실까 어린 나이에 온갖 상상과 궁금점이 많았다. 기도할때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는것이 아니라 이래조부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지 않던가. 어린 나이에 얼마나 놀랍고 흥분된 마음이었으랴 ! 만사를 물리치고라도 어찌 참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슨 핑계를 대었는지 모르지만 학교에서 조퇴를 하고 어쨌던 집회에 참석했다.
고아원으로 사용하던 강당비슷한 건물안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앉아 있어 앞자리로 나아가지 못하고 출입문을 활짝 열어제친 입구에 서서 발을 치켜들고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었다. ‘손자들의 죄값 때문에 몸이 마르고 허리가 이렇게 줄어들어서 바지가 주먹 하나 들어갈만큼 야위어 졌다’고 하면서 허리춤을 들어올려 보여주고 있었다. 말세가 어떻고 불바다가 어떻고 하늘나라가 어떻고 하는 단편적인 소리들만 들리고 어린나이에 다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흥분된 마음으로 집회에 참석을 했다.
후에 알았지만 노광공은 그 당시 당뇨병증세가 심했고 그로부터 2년후에 당뇨합병증세로 살이 다 빠지고 체중이 형편없이 줄어들어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세상을 하직하게 된다. 사정당국의 지명수배로 외부출입이 자유롭지 못하여 치료도 제대로 받지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던 것이다. 동방교에서는 할아버지(노광공)를 육신으로 직접 본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으로 크게 구분하는 경계가 있다. 전자는 구성민, 후자는 신성민이다. 그의 사후 할아버지(교주 노광공)를 육신으로 직접 만나 본 사람은 동방교내에서는 제법 행세께나 하게되는 전설의 구성민이 되는 것이다. 할아버지를 생전에 직접 만나 보았다고 하면 모두 신기해하고 부러워하고 심지어는 우러러 보기도 하는 것이다.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동방교에서 부르는 성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앞 동산에 심은 꽃은 곱게 피었네
뒷 동산에 심은 꽃은 보기 드물고...’
여기에서 ‘앞 동산에 심은 꽃’은 ‘신성민’을 가르키는 것이고 ‘뒷 동산에 심은 꽃’은 ‘구성민’을 가르키는 말이라고 동방교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그만큼 보기드물고 귀하다는 뜻이다.
나는 이날의 한번 상봉으로 그 이후 세월이 흘러갈수록 동방교내의 신성민들에게 제법 우쭐거릴 수 있는, 할아버지(노광공)를 친견한 그리 많지않은 구성민 손자 즉, 전설같은 존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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