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사랑 한복 발표회
철쭉꽃이 절정을 이룬 공지천 수변공원에서 조선 왕실 복장과 독도를 주제로 한 한복 패션쇼가 열렸다. 많은 사람이 무대 아래에 진을 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예전에는 옷을 빨 때마다 물을 들이고, 새로 지어 입었다. 나이와 신분에 맞는 염색을 하기 힘들지만, 양가 부모님 삼 년 상을 치르는 동안 소복을 입어야 하니 흰옷이 대세였다. 치마는 두 폭에 발이 보일 만큼 짧았으며 허리끈을 묶거나 앞치마를 둘러야 생활하기 편했다.
요즘은 치마 길이가 땅에 끌리고 폭이 360도쯤 넓으며 솔기가 투박하지 않은 깨끼 바느질로, 파티에 입고 나가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하고 멋지다.
박명숙 한복디자이너가 독도 작품을 처음 발표하는 자리다.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 오겠지~ ~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홀로 아리랑이 흘러나오며 태극기를 든 아동을 따라서 하늘하늘하는 흰 비단 치마저고리에 독도와 서도, 그 부속 섬을 그려 넣은 옷을 입은 다섯 명이 사뿐사뿐 날아갈 듯 무대로 들어선다. 치마를 펼쳐 보이는데 치마폭 앞자락에 그려놓은 무채색 독도가 강하게 다가온다. 동도와 서도가 부속 섬과 어우러져 꽃송이처럼 너울거리고 있다. 마지막 사람의 치마폭에는 활짝 핀 무궁화가 가득하다. 다섯 명의 선녀가 하늘에서 홀연히 내려온 듯 옷자락을 휘날리며 무대를 도는 동안 무대 뒤 스크린에는 늠름한 이사부 장군, 6.25 전쟁 중, 급하게 새겼다는 한국령(韓國領), 휘날리는 태극기, 눈보라 속에서 독도를 지키는 경비병 모습에 눈을 뗄 수 없다. 독도의 사계절 자연의 모습을 보며 새들의 효과음을 들으니, 마치 독도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홀로 아리랑을 작곡한 박문영의 ‘독도 사랑해’ 노래는 처음 듣는다. 갑자기 묵직한 것이 가슴을 누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옛날 지도에는 독도가 울릉도보다 앞에 있다. 배를 타고 가면 해류를 따라 독도에 먼저 닿은 후 울릉도에 닿았으니 독도가 울릉도보다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 제336호인 독도는 동, 서도를 포함해 91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졌다. 1454년 세종장헌대왕실록에 수록된 전국지리지에 강원도 울진현에 독도와 울릉도가 있다.
신라 지중왕 때 이사부가 우산국(울릉도와 독도)을 점령하였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있고, 1952년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 안에 독도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로 되어 있다. 독도 앞 바다에는 강치(바다사자)가 많이 살았으나 일제강점기 때 강치의 기름과 가죽을 얻기 위한 남획으로 지금은 멸종되었다고 한다.
울릉도서 87.4km. 일본의 시마네현에서 157.5km로 울릉도에서 훨씬 가깝다.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독도 문제는 한일 양국의 문제로 자꾸 거론되고, 일본 교과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란 일본 영토로 표기하고 있어 울분을 일으킨다. 나라 정세가 불안하거나 국민의 관심이 멀어지면 일본이 만만하게 본다.
바위섬이라 농사를 지을 수 없고, 식수는 바위산 너머에 있어 사람이 살기 힘들다. 지금은 경비대원과 등대관리원 등 약 4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국토방위와 어족자원, 지하자원,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중요한 섬이다.
동도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538호 사철나무는 독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 동도 천장굴 급경사 지역에서 열악한 토양 조건과 강한 해풍, 폭설을 견디며 한국인의 성품을 닮아서 꿋꿋하게 자라고 있다. 독도에 500톤급 선박 접안시설을 마련하여서 한 해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지만, 숙박은 불가능하고 울릉도와 독도 헬기 투어가 가능하다.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풍광, 쫄깃쫄깃한 회, 선상에서 말린 오징어와 명이나물의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울릉도와 독도에 가고 싶다. 환갑에는 입원하여 칠순 때 여행 가자. 했는데 칠순 때는 코로나19로 식구들이 모여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독도 바닷길은 한식 때가 가장 잔잔하고 맑다니 내년 봄 한식 때쯤 가족이 모여 울릉도와 독도로 떠나야겠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입속에서 계속 맴돈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