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회]오공의 적정황제 구출작전[5]
밤이었지만 오공은 스승과 동생들을 작별하고
근두운을 타고 남천문으로 들어갔다.
영소보전에도 들리지않고 두우천궁에도 들리지않고
곧장 삼십삼천 이한천의 도솔궁으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섰다.
태상노군 단방에서 여러선동과 함께
태상노군은 파초선으로 불을 부치면서 금단을 만들고 있었다.
노군은 오공이 온 것을 보고 선동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모두 조심해야한다.
금단 전문 도둑놈이 또 찾아왔다."
"노군 안녕하셨습니까?
노군께선 정신이 어떻게 되신건 아니세요?
나를 조심해서 무얼하겠어요?
나도 이제 그런짓은 안합니다."
예끼, 고얀 잔나비놈, 오백년전에는 천궁을 발칵 뒤집고는
내 영단을 모조리 흠쳐먹고 달아났다가는 이랑에게 잡혀온것을
이 연단하는 솥에 놓고 사십구일이나 달구느라
숯은 또 얼마나 없앴는지 모른다.
네가 오형산에서 벗어나 불법에 위의하고 당나라 중을 보호하여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간다니 다행이다마는
그래도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지난 번에는 평정산에서
마왕을 항복 받은 뒤에 일부러 애를 먹이면서
내 보물을 돌려주지 않았지 않느냐?
그런 놈이 여긴 또 왜 왔어?
왜 서천으로 가지않고 내 궁전에 잠입하느냐?"
"그때 노군과 작별한 뒤 계속 서쪽으로 가다가
오계국이란 나라에 이르렀습닏.
그런데 그 나라의 황제 적정이 도사로 둔갑한
요괴에게 속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요괴는 바람과 비를 부르는 비상한 신통력을 갖고 있는데
그것이 국왕을 죽이고 자신이 국왕으로 둔갑하여
삼년이나 황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 스승님이 밤에 보림사에서 독경을 하고 있는데
그 국왕의 혼이 우리 스승님을 찾아와서는
하소연을 하더랍니다.
나는 동생 팔계와 함께 그것을 입증하려고 밤중에
궁중 안화원에 있는 팔각 우리정으로 가서
적정왕의 시체를 건져 올렸지요.
왕은 죽은지 삼년이 지났는데도 조금도 상하지 않고
생시의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스승님이 그걸 보시고 자비심이 우러나서
날보고 살려내되 저승에 가서 혼을 찾아올게 아니라
이승에서 방법을 찾으라는 말입니다.
무순수로 제가 죽은지 삼년이나 지난 사람을 살리겠습니까?
생각다 못해 여기까지 찾아왔습니다.
노군! 부디 구천환혼단 천알만 주셔서
오계국 국왕 적정의 목숨을 살리게 해 주십시요."
이 경을 칠 원숭이놈아,
어디 멋대로 주둥일 놀리느냐?
환혼단 천알 이라니?
그걸 밥 대신 먹는다는 말이냐?
이걸 만들기가 흙덩이 빚듯이
쉬운 노릇이나 한다더냐? 없다! 없어!"
"그럼 백알 정도라도 좋습니다."
오공은 싱글벙글 웃었다.
"없다."
"열알이래도 주세요."
"없다! 없어! 이 잔나비 놈이 왜 이리 끈질기냐?"
"참말로 없다면 나는 다른 곳으로 가서 얻어 보겠습니다."
"그래 가! 썩 가란 말이다."
오공은 돌아서서 달려간다. 노군은 문득 생각했다.
"저 원숭이 녀석은 교활해 돌아가라는 말에
고분고분 돌아섰지만, 저놈의 전과가 있거늘
몰래 숨어 들어와서 몽땅 훔칠지도 모른다.
엥이 ~! 천상 줘서 보내야지 ,,못된놈."
노군은 즉시 선동에게 분부해서 오공을 불러왔다.
"네 놈의 손발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을
내가 아니 환혼단을 한알만 주겠다."
"노군께서 내 수완을 아시니 빨리 금단을 내와서
나하고 사륙을 나눕시다.
만약 그러기 싫다면 몽땅 없어질 줄 아세요."
노군은 호로병을 거꾸로 쏟아
금단 한얄을 꺼내 오공에게 주었다.
"이것밖에 없다. 이걸 가지고 가서
그 황제를 살린다면 네 공이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마세요, 어디 맛이나 봅시다.
속이지나 않았는지, 가짜라면 큰일이지요."
그러면서 오공은 환혼단을 얼른 입속으로 넣어버렸다.
노군은 깜짝놀라 와다닥 앞으로 나오더니 한손으로
오공의 머리를 거머잡고 주먹을 불끈쥐고 욕을 하였다.
"이놈아, 네가 그것을 삼키는 날에는
네놈을 때려 죽이겠다."
"왜 이러시우 째째하게 어디 내가 먹기나 했나요?
겨우 한알을 가지고 뭘 그러시오? 이거 아니요?"
원숭이에겐 턱 아래 먹이 주머니가 있다.
오공은 금단을 먹이 주머니에 넣었던 것이다.
노군은 오금을 박았다.
"가, 어서가, 너를 다시는 보고싶지 않아.
다시는 여기와서 귀찮게 하지마."
오공은 노군에게 정중히 인사를 올린다음
도솔궁을 떠났다.
다음회를 기대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