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계열사인 '대성에너지(주)'가 올해 5월 대졸 신입사원 채용시험 공고를 내어, 서류심사를 거쳐 세 차례 면접까지 실시하고도 최종적으로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하면서 5월 10일까지 서류를 접수하고,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뽑을 예정이었다. 자격 요건으로는 특이하게 "기독교에 열린 마음을 가진 자"라는 규정도 있었다. 그룹 창업자인 고 김수근(1916~2001) 명예회장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자는 이유였다. 기독교 신자로 못박은 것은 아니니, 뭐 그럴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다.
그것은 임원면접 과정에서 그룹 창업 회장의 자서전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한데 이어, 예정에 없던 영어 프레젠테이션 면접까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이 영어 프리젠테이션 면접에는 고 김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영훈(63) 대성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종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가 지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지난 7월8일 지원자 모두를 불합격시켰다는 것이다. 원래는 10~12명을 뽑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회사 쪽은 "올해 들어 경영이 힘들어져 고민 끝에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대구청년유니온은 9월 3일 대구 중구 남산4동에 있는 대성에너지 본사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기자회견에서 대구청년유니온은 "채용과정에서 하루 전 갑작스럽게 추가 영어 면접을 통보해 지원자들의 순발력을 향상시킨 점, 3개월 동안 면접을 진행했지만 결국 한 사람도 채용하지 않아 지원자들의 인내심을 키워준 점을 높이 평가해 대성에너지에 '2015년 대구 희망고문상'을 수여한다"고 비꼬았다.
[기사 출처] 한겨레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07254.html
첫댓글 교황청 소속 병사가 독실한 카톨릭교도여야 한다는 건 들었어도
종교와 관련이 없을 에너지 회사 쪽에서 저런다는 건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소식에 의하면 창업 회장의 자서전은 그가 생전에 믿었던 기독교를 찬양하는 내용이 상당수 들어 있다고 하는데, 면접에서 예정에도 없던 독후감을 쓰도록 한 것은 기독교적인 사원을 우대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11조1항)정신을 무시한 것이기도 합니다.
개인 수행집사를 뽑는 것도 아니고, 주식회사라면 주주가 회사의 주인인데, 종교적 성향을 사원 채용에 반영하려 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