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 여 나라를 여행 혹은 일 때문에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비행기 탈 기회가 많았는데, 호치민으로 오던 날 베트남 항공의 비행기는 유난히 특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보딩하는 줄에서부터 그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남편과 약간 서툰 화장의 신부가 아기를 안고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들...
아기들이 군데군데 많이 보였다는거죠...
그것도 2살 미만의 어린 아기들...
탑승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그 무렵부터 간간히 들리던 아기들의 울음소리...
비행기가 활주로 위를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엔진음을 높이고는 하늘로 날아오를때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비행기 엔진음 만큼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의 나라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가는 아기들...
호치민까지의 5시간은 그 아기들이 태어나서 그동안 겪은 가장 힘든 시간 가운데 하나였을겁니다...
계속 이어지는 비행기 엔진음, 건조한 기내, 낮은 기압, 난기류에서의 요동...
좁은 자리에서 아기를 안고있는 엄마나 아빠들에게도 힘든 시간이었겠죠...
어쩌면 아기를 안고있는 불편함보다...
아기가 울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끼치는 소음에 대한 미안함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쉴새없이 이어지던 아기들의 울음소리...
비행기에서 내릴때까지 거의 한번도 끊긴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이쪽의 아기가 좀 잠잠해질만하면...
어느새 저쪽의 아기가 울기 시작을 하고...
한국 남자들과 베트남 여자들의 결혼이 그동안 많았다는 사실을 그렇게 피부로 체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아기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잠이 들었다가 깼다가를 반복하는 사이...
앞좌석에 설치된 모니터가 보여주는 비행 궤적에는 어느새 나짱 인근 상공을 지나가고 있음이 표시되었습니다...
여친의 고향...나짱...
아기들의 울음소리...
사실 무척 짜증이 날 만도 했습니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 해외입양가는 아기가 타고 있었는데 쉴새없이 울어서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이 괴로워했다는...
거기에 비하면 겨우 1/3 정도였던 베트남 까지의 비행시간은 참 다행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신부를 찾아서 베트남으로, 먼 길을 날아온 신랑이 아빠가 되고...
신랑을 따라서 한국으로, 먼 길을 갔던 신부가 엄마가 되어 되돌아 오는 그 길에...
그 엄마를 따라 베트남까지의 먼길을 날아온 아기들...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알깬님 ..결혼후 자식을 낳게되면 부인은 자신의 어린 자녀를 데리고 부인의 고향으로 비행기를 탈 겁니다...곧 자신에게 다가올 현실 ...아기들의 울움소리 ..이를 사랑합시다 ^^ 아기들의 울움소리 교향곡으로 바뀌게 됩니다 ^^
제 아기는 잠만 자던데..ㅋㅋ 다행히 울지 않았습니다. 12개월됨.여아 ㅋㅋ 걱정했죠 울까바... 아기가 울까바 걱정되고 그게 힘든거져..부모로서는..ㅋㅋ 울면 어쩌겠어여.... 아긴데....어쩌라구...ㅠㅠ ㅋㅋ
저는 거꾸로 베트남서 한국으로 왔는데요... 만 2세 미만은 비행기요금 공짜 입니다(TAX 제외) 그래서 만 2세 되기전에 얼른 한국 다녀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거기에 아기 수화물은 별도로 포함되니 일석 2조 입니다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신거 같군요 좋은 결말을 맺으시길 바라며 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
좋은 결실 있기를 바라며, 호치민에 계신 동안 많은 추억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