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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가 N 라인을 뛰어넘어 진정한 N 배지를 목에 걸었다. N 브랜드 막내의 용의주도한 반란은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깜깜한 밤. 텅 빈 도로 위를 냅다 달리던 아반떼 N의 무대가 순식간에 서킷으로 변했다. 현대차는 ‘지루한 도시의 아스팔트를 나만의 서킷으로 바꿔줄 아반떼 N’이란 광고 문구도 덧붙였다. 도심에서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겠냐만, 아반떼 N은 ‘일상 속 N 즐기기’ 시리즈에 딱 어울리는 모델이었다. 앞서 시승했던 코나 N도 좋았지만, 그때 느꼈던 약간의 아쉬움을 아반떼 N이 달래줄거란 생각에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합법적인 외출(?)까지 더해지니 더없이 완벽한 하루였다.
잘 달리는 예쁜 N
블루 색상과 빨간 테두리의 조화는 N 모델의 시그니처다. 이 색상 조합은 아반떼 N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날렵한 턱과 무광 블랙 범퍼를 더해 아반떼 N 라인과 차별화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N 레터링을 붙이고, 19인치 휠에 빨강색 브레이크 캘리퍼로 포인트를 더한 디테일은 앞서 만났던 코나 N과 비슷하다. 오리궁둥이처럼 바짝 힙 업 된 트렁크 리드에는 윙 타입 리어 스포일러를 달았고, 범퍼 아래쪽에는 좌우로 싱글 머플러를 장착했다. 카메라 렌즈에 담긴 아반떼 N의 자태는 꽤나 섹시했다.
운전석에 엉덩이를 밀어 넣을 때부터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생각보다 시트 포지션이 낮아 털썩 앉고 말았다. 자세를 맞추기 위해 왼손을 시트 옆에 갖다 댔을 때는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 운전석과 동승석 시트는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 사이드 브레이크, 오버헤드 콘솔, 심지어 주유구까지 모든 조작 버튼을 수동 방식으로 넣었기 때문이다. N 마니아들은 ‘감성’으로 포장할지 모르지만 전동식 버튼이 편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가격을 생각하면 ‘감성’과 ‘편의’ 사이에서 혼란이 더 커진다. 대시보드를 따라 이어진 앰비언트 라이트는 코나 N에게 느끼지 못했던 세련된 분위기를 제공했다.
인테리어는 천연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했다. 추운 날씨 때문에 호들갑을 떨면서 뒷좌석 시트에 앉았는데 금새 청바지의 찬 기운을 따뜻하게 데웠다. 컴포트 I 옵션 팩(60만 원)을 선택하면 2단 열선 기능도 만날 수 있다. 뒷좌석을 눕히면 빨갛게 익은 리어 스티프 바가 나타난다. 차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요소인데 트렁크 공간의 활용도는 조금 떨어져 보인다.
아반떼에 N이 붙으면?
시동 버튼을 꾹 누르자 주차장의 적막이 단번에 깨졌다. 늑대의 하울링처럼 아반떼 N의 크르렁거리는 배기음이 울려 퍼졌다. 본격적인 출발을 위해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더니 훅! 하고 숨을 고르는 아반떼 N. 예사롭지 않은 반응에 스티어링 휠을 더욱 꼭 쥐었다. 쫀득한 승차감을 맛보고 싶어 선택한 코스는 북악스카이웨이. 출퇴근길 중 가장 다이내믹한 코스를 선정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오른발에 무게를 실으니 아반떼 N의 엔진이 기다렸다는 듯 반응하기 시작했다. 계기반 바늘이 거침없이 고회전으로 치솟아도 네 바퀴는 노면을 꽉 움켜잡으며 코너를 돌았다. 몇 차례나 요철을 만나 덜컹거릴 때도 아반떼 N은 불쾌함마저 희열로 승화시켰다.
문득 ‘SUV와 세단의 차이는 역시 안정감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반떼 N이 자유자재로 굽이진길을 도는 내내 낮은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은 든든하게 그 옆을 지킬 뿐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고삐 풀린 망아지를 진정시켜주는 브레이크도 만족스러웠다. 브레이크 페달이 무겁지 않아 조금만 힘을 줘도 깊숙한 제동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버킷시트의 역할도 컸다. 속도를 늘렸다 줄였다 반복할 때 발생하는 몸의 반동을 시트가 모두 흡수해 피로감을 덜 느꼈다.
코나 N으로 280마력의 성능을 이미 경험했고, 이번에는 와인딩까지 접수했으니 도심에서 NGS(N Green Shift)를 경험할 여유가 생겼다. NGS 모드는 버튼을 누르면 순식간에 10마력을 상승시켜 주는 기능이다. 다시 말해, 최대 290마력으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아반떼 N의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5.3초로 코나 N보다 0.2초 빠르다. 버튼을 누르자 계기반에서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20, 19, 18… 얼마 안가 과속 경고음이 울려 잠깐의 일탈조차 멈춰야 했지만, 답답한 마음을 순식간에 뻥 뚫어준 쾌감은 당분간 잊을 수 없을거다.
현대자동차 N 브랜드의 세 번째 모델인 아반떼 N은 형제들보다 높은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코나 N과 간단히 비교해보면 아반떼 N은 N 라이트 스포츠 버켓 시트(100만 원)를 선택 옵션으로 제공했다. 또한, 컴포트 I(60만 원)에는 운전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을 포함시켜 편의성도 높였다(참고로 두 옵션을 동시에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도로를 서킷으로 만들어버리는 달리기 솜씨와 일상에서도 무리 없는 승차감, 예쁜 디자인이 합쳐지니 아반떼 N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반떼 N은 보란 듯이 선을 넘어 버렸다. 매력선.
CREDIT
EDITOR : 윤수정 PHOTO : 윤수정, 홍석준, 송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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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차 얘기 안하면 학교선생들 따라다녀..
멋잇어서 그런데 뭐....그래도 대중교통 이용하자..하루 교통사고 사망자 6인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