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생활개선회서 주관한 '농촌 다문화가족 어울림 특별교육'에 다녀왔다.
김재옥회장님 박쌤, 나, 베니, 베하이,
이날 베트남 대사관에서 나오신 분의 특강이 있으므로 될수 있으면 베트남 다문화가정 주부를 초대하라고 했다.
아침부터 어르신 진지 차려드리랴, 갓난아기 챙기랴, 정신이 없었을 베니와
직장을 쉬면서까지 참석해준 베하이가 고마웠다.
가면서 내가 "우리 교육 마치면 뭐할까? 맛난거 먹을까?" 했더니
베니가 "선생님 우리 마트 가요."라고 한다.
남편과 함께 쇼핑을 가면 빨리 가자고 재촉해서 제대로 쇼핑을 못한다며
오늘은 느긋이 꼭 필요한 것을 사야겠다고 한다.
훗~~ 남편들은 어딜가나 다 똑같다. 그래서 데리고 다니기가 만만치 않다.
그러자고 약속하고 농업인회관 3층으로 올라갔다.
베트남 대사관에서 나오신 분과 베트남 유학생 통역이 설명을 하고 있다.
파워포인트 내용이 베트남 글로만 되어 있어서 통역을 듣고 글들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려 지루함을 느꼈다.
베트남 글 옆에 한국어로 통역해서 써 놓았더라면 좋았을걸,,, 이란 생각을 했다.
베트남 대사관에서 나온다고 해서 베트남 주부들과 간담회가 있는 줄 알았더니
실제 중요한 그들의 애로사항들을 듣고 공감하기 보다 자기가 가져온 자료를 읽기만 할 뿐이었다.
난 조금 실망스러워서 졸기까지 했다.
청송으로 시집온 지 10년 된 베트남주부의 사례발표,,,
사과농사를 지으며 다문화센터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다들 그렇지만 주부라면 누구나 다 한 권의 책을 만들만큼의 사연을 풀어 놓는다.
도시에서 왔는지 세련되어 보이는 다른 다문화 친구.
베니는 옛날 내가 아이를 엎던 그런 포대기를 가져왔는데
저 친구는 참 편하게 아기를 엎고 있어서 슬며시 내가 베니의 눈치를 보았다.
다들 세련되고 잘 차려입고 왔는데 그 중에서 우리의 베니와 베하이는 참 수수하다.
내가 사진을 찍는다고 웃으며 좋아하는 내 딸 베니,,,
솔직히 나 사는게 바빠 수양딸 챙기기에 소홀한 엄마인데 말끝마다 엄마? 엄마? 하면서 밝게 웃는다.
맺은 인연을 잘 이어가야 할텐데,,,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이거는 홍보용 사진.
꼭 이런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행정이 원하는 것은 잘 갖추어야 하는 서류와 이런 행사사진이다.
이런것이 아니면 못 믿을 사회가 되어 버린건가?
40여명의 다문화 가정 주부들과 생활개선회 주부들이 저마다 한지 등공예를 만들기 위해 점심을 먹은 후 식당에 자리를 했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생활개선담당 계장님과 한지공예 강사님.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 베하이.
베하이의 둘째딸 지수를 돌보고 계신 박쌤.
살포시 웃는 베니.
표정이 큰딸 지연이와 붕어빵이다.
한지공예 강사님이 다 마름질 해 오신 한지들.
클립에 꽂힌 순서대로 하드보드지 위에 풀로 붙이면 된다고 한다.
베하이의 등 다리가 부러져 수리를 하고 있는 도우미 강사님.
완성된 한지등공예이다.
챙겨주신 전기선줄을 등공예 안에다 넣고 있다.
모든 교육을 마치고 베니, 베하이와 함께 홈플러스로 쇼핑을 갔다.
딸에게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 베니는 자기가 원하는 브래지어를 샀다.
한국에 온지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베트남산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산 치수에 대해서는 감을 못 잡고 있었다.
또한 화장품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몰라 베트남산 화장품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 고르는 방법이나
자신에게 맞는 치수의 옷 고르는 방법을 가르쳐 교육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식품코너에 가니 저마다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들을 카트에 담는다.
가족 챙기는 주부의 모습이 한 없이 이쁘기만 하다.
자투리 시간을 내기가 아닌,
한국에서 알뜰주부로 살기 위한 쇼핑시간을
별도로 내어 보는 것도 꼭 필요할 것 같다.
수다모임때 한번 의논해 봐야겠다.
첫댓글 그러게요... 베니는 베트남말이었지만 하노이쪽의 말이라 알아듣기가 좀 어려웠다고 하데요...그래도 군위,소보에서만 생활하하는 친구들에게 좋은 외출이 되었을거예요... 세호맘님이 느낀 점들이 너무나 공감이 됩니다...도시쪽 이민자들과의 모임에서는 옷차림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데요... 그런데 젖먹이들 데리고 마트에서의 쇼핑은 만만치가 않더라구요^^*
지수가 워낙에 순해서 별로 힘들진 않았어요. 근데 별거 안 샀는데도 몇만원씩 지불해라 하니 대형마트에 가면 꼭 칼 안든 강도에게 당한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