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四旬시기는 말 그대로 열흘이 네 번 지나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사순시기 40일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 40일
동안 단식하며 기도하신 기간에서 유래합니다.
전례적으로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 부터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직전까지를 가리킵니다. 정확히 날짜로 세보면 43일과
44일 사이가 됩니다만, 대략 40일을 의미하는 사순이란 말로 표현합니다. 사순시기 동안 신자들은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해 단식과 극기를 하게 되는데, 그 기간이 (주일을 빼면) 사십일이 됩니다.
성경에서 40이란 숫자는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먼저 모세가 계약을 받기 위해 시나이 산에서 보낸 40일을 떠올리게 합니다.
탈출 24장18 그 사이에 백성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경배하고 그것을 목격한 모세는 백성을 용서하시길 청하며 다시 하느님
앞에서 40일을 엎드려 기도했습니다.신명 9,25
또 엘리야 예언자는 40일 밤낮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도착합니다.1열왕 19,8 그리고 거기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예언
자 요나 또한 니네베라는 큰 성읍이 40일 후에 멸망할 것이라 외쳤습니다.요나 3,4 노아 때도 40일 밤낮으로 비가 쏟아졌습니
다.창세 7,12 이처럼 40일은 하느님과 만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 회개와 정화의 기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살았습니다.민수 14,33 이스라엘 백성을 이끈 영도자 모세는 40년
주기로 생의 중대시기를 맞이했습니다. 태어나서 이집트를 떠나기 전까지가 40년, 이집트를 도망쳐 미디안에서 산 것이 40년,
그리고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를 헤맨 것이 40년입니다. 사도 7,23-36
이처럼 40년이라는 세월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이집트 노예 생활을 버리고 하느님 백성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한 투쟁의
기간인 동시에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아침에 머리에 재를 얹고 하느님 앞에서 사람이 보일 수 있는 가장 사람다운 모습(흙으로
돌아갈 것을 아는 존재의 겸손함)으로 돌아갑니다.
종교적인 의미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상업화되어 브라질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사육제carnival를 떠들석하게 지냅
니다. Carnival의 라틴어 어원을 보면, Carne vale입니다. Carne는 `고기`이고 vale는 `안녕`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국어로
는 사육제謝肉祭라고 합니다. 유명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은 재의 수요일을 나흘 앞둔 때, 그러니까 그 전 토요일 부터 화요
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극기와 보속의 40일을 시작하기 전에 실컷 먹고 마실 시기가 필요한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에게 40일은 어떤 의미일까요? 잠시 묵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교회상식 속 풀이 저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