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신길자
인생은 ‘학교’라고 말한 체코의 코메니우스를 생각한다. 태아기부터 사망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처음 맞는 시기이기에 더 많이 와 닿는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한 베이컨의 명제도 그렇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희망찬 새해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다. ‘메리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해피 뉴 이얼!’ 함께 인사를 나눴다. 늘 감사로 고하는 아침이다. 특별히 한 살을 더한 아침을 열게 해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며,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이 와닿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답을 내려준 톨스토이의 사랑이 함축된 답이다.
사랑은 배우고 익히며 노력하는 가슴앓이다. 함께 하는 배려와 이해로 사랑을 대체할 지혜가 필요하다. 더 많이 사고 하고, 더 깊이 사고하는 사색이다. 참사랑을 알기 위해 책을 접하고 스승들의 자서전을 읽는다. 그 마음의 시선이 내 안에 담겨 닮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사람들의 영혼에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넉넉함이다. 공감으로 낭만을 키워 주는 교훈과 배움이 스며들어 경의를 표하게 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라고…. 사람의 기질은 바뀌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 또한 내 삶에 빼지 못할 것이기에 좋은 생각들로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 그 마음으로 기대하고 소망하며 또 나를 만들어 간다. 공감하고 배워가며 노력하는 여정이라고 결론을 짓는다.
오래전에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라는 책을 접했었다. 상담과 의사였던 프랑스 게리 채프먼의 저서이다. 그 책에서 제시한 대로 배우고 노력하며 익힌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참사랑을 주고받아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 학기에는 모든 학생에게 이 책을 읽고 독후감으로 과제를 내준 적도 있었다. 사랑에 대해 새 패러다임을 가져야만 배려와 이해로 사랑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흔히 결혼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결혼 후에는 당신이 변했다고 말하는 부부들이 많다. “사랑이 식었어.” 아니면, “지금은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부부도 흔한 듯하다. 서운함은 슬프게 하는 요인이 된다.
결혼은 서로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부모의 교육으로 자란 여자와 남자가 부부가 된다. 그렇기에 불화와 서운함의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사자와 소로 비유한 예화가 있다. 사자는 육식 동물이나 소는 초식 동물이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에 아내와 남편을 위해 자신의 소견에 옳은 대로 사랑의 식탁을 차린다. 소는 이른 새벽이슬을 머금은 풀을 베어다가 식탁을 차린다. 기뻐할 사자를 생각하며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풀을 베어와 음식을 만들어 준다. 이에 사자는 먹지 않았던 풀이지만 아주 맛있는 표정을 지으며 연기를 했다. 사자 역시 소에게 감사의 노력을 하고 싶기에 산 채로 토끼를 잡아 와 피체 신선한 상을 차렸다. 소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사랑을 키우고 싶은 시간이었다. 소 역시 먹지 못하는 육식이지만 사자의 정성을 생각하고 온갖 맛있는 표정을 하며 연기를 하였다. 신혼이기에 주고받는 가능한 식사이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소와 사자는 속으로 불만이 쌓였다. ‘에구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식사인데’ 하면서도, 말하지 않고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불만을 참고 인내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불만이 점점 가득 차 감사가 사라졌다. 피차 너무하다는 말로 이 일 저 일의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 불만의 말에 서운함이 가득하여 “내가 당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것도 몰라주고 이렇게 서운한 말을 하는 거야”라며, 서로 참았던 불만이 그만 행복하지 아니한 결혼임을 말하게 한 예화이다. 이렇듯 상대를 알지 못하고 내 방식으로 하는 사랑은 피차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 불만이 가득한 관계는 피차 사랑하지 아니하는 남편과 아내로 치부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남겨 주는 것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지 아니한 자기 방식대로 사랑한 표현의 결과이다. 소통이 안 되어 다툼과 불만으로 변해버린 허무로 공허함만이 가득함이다. 결국 사랑하는 기술에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이런 부부들을 향해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란 책은 소통의 장을 열어주고, 사랑하는 부부로 살 수 있게 하는 배움과 익힘, 그리고 노력하게 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말하지 아니하면 무엇을 좋아하는지나 싫어하는지를 알기가 어렵다.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아니하면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을 통하여 소통으로 이해와 배려를 하며 사랑하는 부부가 될 수 있다. 위기에 빠진 부부들에게도 정말 좋은 교훈의 지침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과 상대가 원하고 좋아하는 사랑의 기술을 알 수 있도록 제시해 준다. 이 책에서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쉽’의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제시했다. 상대를 ‘인정하는 말’은 특히 어떤 남편에게 아내가 사랑하는 대체 언어라고 한다. 상대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원하는 말이 무엇인지 소통을 통해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그 원하는 말을 많이 해준다면 사랑은 점점 자라나 믿고 힘을 내며 더 큰 사랑의 힘으로 행복하게 하는 기술을 제시해 준다.
둘째 ‘봉사’라는 언어이다. 집 안 청소를 해주고 세탁물을 정리해 주는 일 등등이다. 이럴 때 아내는 ‘남편이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사랑을 느낄 때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정을 평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추구해 준다는 기술이다.
셋째 ‘함께하는 시간’이다. 걷는 운동을 함께 한다든지, 카페에서 좋아하는 커피를 같이 마시며 보내는 둘만의 시간을 갖는 방법이다. 사랑으로 느끼는 사람에게는 불만과 피로를 덜게 하는 사랑의 기술이다. 무엇이든 함께 하는 시간에서 사랑을 느끼며 소통하는 행복이다.
넷째 ‘선물’이다. 결혼기념일을 기억하며 작은 것일지라도 선물을 주는 것이다. 잊지 않고 나를 사랑하여 기억해 주는 선물을 사랑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의 선물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정하는 사랑의 방법이다.
마지막 ‘스킨쉽’이다. 스킨쉽은 간단한 터치부터 안아주는 일, 그리고 가만히 손을 잡아 주는 것 등등이다. 이럴 때 피로와 불만이 해소되어 사랑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사랑의 매개체이다. 사랑의 표현을 하는 매개체가 다름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배우고 노력하며 익혀야 할 기술이다. 모든 사람의 관계를 위한 소통의 소중한 지혜를 준다. 앞에서 예화를 들었던 소와 사자의 부부관계에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는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스킬에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영어권만 오백만 부 이상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부부, 연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관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하고, 소통하게 하는 삶의 지혜서로 교훈을 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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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채프먼Gary Chapman 결혼 50년에 가까운 결혼생활과 40여 년 결혼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