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도중 같은 서인산업을 통해서 기린에 들어온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가관이더군요...
물론 취업수수료는 받지 않지만 매달 급여의10%정도를 교묘하게 착복하는 형태 였더군요 ㅡㅡㅋ
더군다나 몇개월을 일해야 정직원이 될수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보통 6개월을 일하면 정직원으로 채용했다고 합니다만..지금은 경기가 좋지않아서 이직률이 낮아졌는지...1년은 일해봐야 안다고 하더군요.
점점 머릿속에 먹구름이 끼이더군요...
18시간같은 12시간을 채우고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저녁식사의 반찬은 뭔가 콩나물과 해산물의 흔적(?)이 보이는 국과 두부 두조각..비닐에 들어있는 생맥주집 공짜 안주용 비닐포장 김,짜디짠 볶은김치..이것이 전부였습니다.
앞자리에서 식사하던 정직원분의 식판에서 그 국의 정체가 꽃게국 이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오랜 백수생활로 약해진 체력에 지친 몸으로 터덜 터덜기숙사로 향했습니다..낮엔 야간 근무자가 먼저 자고있기에 불을 켤수가 없어서 어렴풋한 실루엣으로만 "아..기숙사가 참으로 남루하구나..." 고 생각했지만 불을 켜보니 30년 세월의 연륜을 자랑하는 고색창연한 자태를 보이더군요...
천장에서 흘러나오는 미약한 온풍...날씨가 많이 풀린 요즘에도 이렇게 추운데 겨울엔 전기담요 없이는 꽤나 추울것 같았습니다.
기숙사의 방에 TV는 없습니다..개인 컴퓨터를 가져다 놓고 사용할 공간도 없습니다 TV도 기숙사복도 휴게실에 단1대 존재합니다.
일단 몸이 피곤하니까 어서 씻고 자고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서 세면백을 들고 터덜터덜 샤워장으로 갔지요..
샤워장을 한번 둘러보고 교도소가 떠올랐습니다..."아...이곳은 마치 교도소의 샤워장 같구나..."(교도소에 가본적은 없지만 이미지상...)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서 빨리 자고 싶은 마음에 보급받은 침구로 침대세팅을 서둘렀습니다.
베개에는 침자국이 모자이크를 이루고...순간 머릿속에 한가닥 남아있던 인내심과 자존심의 한계가 넘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아아아~~내가 지금 아무리 궁핍하고 어려워도 이건 아니야~!!!" 일은 힘들어도 견딜수 있지만 작업시간 외에 쉬는 시간 만큼은 편하게쉬고 싶었습니다.
결국 "도망"이라는 극단적인 단어가 떠올랐지만..아직 많은 사람들이 깨어있어서 그 시선을 받으며 짐을들고 나가기가 싫어서 결국 6시 정도에 일어나 도망쳤습니다 ㅡ,.ㅡ
어제 한번 된통 당해서 경계심이 생겼지만 짐까지 싸들고 온 판에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수가 없어서 극단적인 결단으로 "될대로 되라"식으로 결국 용산에 직업소개소에(물론소개비2만원송금)전화해서 평택에 한업체의 면접을 봤고 내일 지정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오라는군요..
아직 일을 해보진 않았지만 회사의 복리후생이 상당히 마음에 들고 정직원(소싱이 아닌 면접본 회사)으로가는거라서 더욱 다행인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글을 올리는데 다소 길어지고 정신이 없었던것 같습니다만..제가 드리고싶은 말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아니다싶은일을 억지로 하지마시고 마음에 드는 직장을 찾을때까지 발품을 팔아 보시면 분명히 더좋은 자리가 나올거라는 얘기 였어요~
정신없는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기린에서 일하셨거나 일하고계시는분이 보셨으면 불쾌한 내용이 포함되었군요..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다른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는 점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적성에 맞을분도 분명 있을겁니다.)
첫댓글 잘 도망나오셨어요~
참재밌게봤습니다..ㅎㅎ 잘나왔어요..
고생하셨습니다.....더 좋은일이 있을꺼라고 믿어여
재미있기도 하고...씁쓸하기도하고....ㅜㅜ근데 평택 어디회사로 오시는거에여??궁금.....^^;
평택 포승공단에 있는 원자재 가공 회사 인데요 조건이 괜찮은것 같네요~
저두 이틀 일하고 나왔어여~ 다녀본 회사중에 제일 빡시고 돈 안돼는 곳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