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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소남훈련원·완도청소년훈련원 바다와 동백숲이 어우러진 완도 봄나들이 |
어느 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사에 몸과 마음이 지쳐 그냥 편안하고 싶을 때가 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맑고 깨끗한 숲길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
완도군 군외면 불목리 숙승봉 아래에서 서로 정겹게 마주보고 있는 소남훈련원과 완도청소년훈련원은 대산종사의 발자취와 야단법석의 법흥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다.
구도자가 엎드려 절하는 모습인가, 바로 눈앞에 우뚝 서있는 숙승봉을 바라보니 끊임없이 갈구하는 수행자의 겸허함이 느껴져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른 봄 소남훈련원은 동백꽃이 아름답다. 동백은 입구에서부터 꽃봉오리를 툭 떨어뜨리며 방문자를 환영한 뒤 훈련원을 겹겹이 에워싼채 봄 냄새를 가득 전한다.
옛 시골의 소박한 분위기가 나는 대법당,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순례객 숙소가 군데군데 있고, 식당채 위로 오르면 대산종사가 친필로 쓰신 ‘일원만불도량’의 돌탑이 소남훈련원의 역사와 자취를 말해준다.
해마다 여름이면 대산종사가 정양하시던 이곳.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천불만성의 원력과 정성으로 이뤄진 도량이어선지 지금은 조용하고 고즈넉하지만 구석구석이 법의 향기로 그윽하다.
숲속에 자리잡은 야외법석은 봄맞이, 사람맞이, 법맞이에 분주하고, 개울가로 내려가면 오욕의 때를 다 벗고, 삼독의 독을 씻어낸다는 삼욕탕을 만날 수 있다. 목욕하기엔 아직 이른 계절이라 손만 담그었다. 물이 차다.
새벽 좌선을 마치면 상황봉으로 산책하는 것도 좋다. 우주만물의 청신한 기운을 받으면 어두운 생각을 내려놓고 참 모습을 관조하는 시간이 되기도.
아침 밥상은 진짜 별미다. 미역국에 톳나물, 구운김, 다시마 무침, 삼치, 건자반 등 짭잘하고 개운한 완도만의 먹거리로 풍성하다. 식후에 마시는 향긋한 녹차 한잔. 청해진다원에서 생산되는 녹차의 맛이 일품이다. 훈련원에서 그리 멀리않은 곳에 위치한 청해진다원에서 별을 보며 하룻밤 묵어도 좋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여행선물로 원광녹차가 적격일 듯.
아침나절 저수지 둑에 오르면 그야말로 세속의 시름을 다 씻어내리는 듯 하다.
봄에는 산책하기 좋고 여름에는 가족들과 땟목타기, 가을이면 연을 날리며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
저수지 둑에 서면 저 아래로 완도청소년훈련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흙, 벽돌, 나무, 돌을 이용한 훈련원의 건축물들, 심성·야외활동·수상활동등은 호연지기를 기르는데는 그만이다.
주말을 이용해 이곳에서 교당별 가족단위의 훈련을 해보는 것도 활기찬 심신을 수련하는데 더할나위 없을 듯 싶다. 특히 5월2일∼5월7일까지 열리는 해상왕 장보고 해양문화축제에 일정을 맞추면 금상첨화.
서명선 교무(소남훈련원장·완도청소년훈련원장)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곳이어서 느끼고, 체험하는 적지이다”며 “스승님들의 원력과 기도의 위력이 뭉쳐있어 은혜로운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복잡한 일상을 툴툴 털어내고, 가족과 친구와 법연들과 함께 완도 봄나들이를 가보자. 자연의 품안에서 봄바람의 사없는 기운을 받으면, 잃어버린 내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정도연기자jdo@wonnews.co.kr"> jdo@wonnews.co.kr
1990년에 개원한 완도청소년훈 련원. 자연과 조화로운 건축물이 눈길을 끌고, 야영과 취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
소남훈련원. 대산종사가 기거했던 조실 앞 연못. 여기서 바라보면 숙승봉이 가깝게 다가선다. |
■ 완도의 볼거리
정도리 구계등
파도에 씻겨진 다양한 크기의 청환석이 쌓여있는 곳으로 구계등이란 ‘9개의 계단을 이룬 비탈’이란 뜻으로 바다밑에서부터 해안까지 아홉계단을 이루고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보길도 윤고산 유적지
고산 윤선도 선생이 병자호란으로 제주도로 향하던중 보길도에서 쉬다가 빼어난 선경에 매료되어 머물게 됐으며, 어부사시사 등 주옥같은 한시가 이곳에서 창작되었다.
장도 청해진 유적지
해상왕 장보고. ‘1200년전 동북아시아 해상무역로를 개척한 바다의 벤처’ 장보고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하여 동북아 해상권을 장악하고 중국과 일본 한국을 잇는 해상중개무역을 실시하였던 거점이다.
■ 찾아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는 목포 IC에서 강진, 남창을 거쳐 완도에, 호남고속도로는 광주 IC에서 나주, 영암, 강진, 남창에서 완도로, 부산·남해고속도로는 순천 IC에서 보성, 장흥, 강진, 남창을 거쳐 완도에 갈수 있다.
소남훈련원과 완도청소년훈련원은 완도대교를 건너 직진해서 5.4㎞가면 불목초등학교 앞에 표지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