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를 노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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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11/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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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복음 6장 51-5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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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주는 그리스도의 몸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신앙인들이 자연스레 미사 참례와 멀어지고, 성체를 모시지 못하게 되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현존 의식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는 성체성사로 살아간다’에서 성체성사의 중요성을 교회와의 관계를 통해 강조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살을 먹고 자신의 피를 마시는 사람 안에 머무른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이웃들과 함께 먹고 마실 때, 우리는 진정 더불어 살아가게 됩니다. 지금 이 시대에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특별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과 함께 살아간다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숨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결핍을 채우려 하는 사람들은 ‘외로움’이라는 두려움 안에서 생명을 얻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살과 피로 우리는 생명을 얻고, 이웃들에게 내어주는 나의 살과 피는 서로에게 생명을 주는 그리스도의 신비로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나의 피로써 타인에게 생명을 주는 헌혈처럼 타인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적의 문입니다.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지금, 미사 참례와 이웃 사랑의 성체성사를 통해 다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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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혁 세례자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생활성서 2023년 6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