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공립 단설유치원이 7곳에 불과해 전국 17개 시도 중 설치율이 가장 저조하다. 게다가 이들 공립 단설유치원은 돌봄 서비스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설ㆍ사립유치원에 비해 교육여건과 교육비 부담이 적은 공립 단설유치원을 선호하는 학부모들로부터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단설유치원은 초등학교 내 설치된 공립 병설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처럼 초등학교와 분리돼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해당 초등학교 교장이 공립 병설유치원 원장을 겸하는 것과 달리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오랜 교직 생활을 거친 원장이 시설을 직접 운영한다. 또 시도교육청이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한 원감과 교사를 배치한다.
교육체제도 병설유치원들이 3~5세 아동을 연령 구분 없이 혼합해 교육하는 반면 단설유치원은 나이에 따라 학급을 배정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선호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이 공립 단설유치원 건립을 기피하는 이유는 주로 설립비용과 급식ㆍ행정ㆍ교사 추가 임용에 따른 인건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설유치원 1곳을 설립할 경우 200~25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까지 통과해야 한다. 사립유치원의 반발도 단설유치원 건립을 가로막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1년 중구 내황 단설유치원이 건립됐을 때 울산사립유치원연합회가 설립을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한 것이 한 예다.
현재 국내 공립 단설유치원은 경기도 95개, 세종시 38개, 서울시 30개, 경남 30개, 전남 26개, 충북 24개, 강원 23개, 충남 23개, 전북 23개, 부산시 21개, 대구시 20개, 경북 18개, 인천시 13개, 광주시 11개, 대전시 10개, 울산시 7개, 제주도 0개 등 총 412개다. 울산은 울주군에 2곳, 북구 2곳, 남ㆍ동ㆍ중구 각각 1곳에 불과하다.
이런 수요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울산시 교육청은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공립 단설유치원 3곳을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부지 선정기간을 줄이고 매입비를 절감하기 위해 기존 학교 여유 공간을 활용해 단설유치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 교육청이 설립추진 중인 단설유치원은 중구 약사중학교에 12학급 규모 1개원, 남구 월평초에 8학급 규모 1개원, 울주군 언양초에 10학급 규모 1개원 등 총 3곳이다.
한편 단설유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설립확대와 함께 `돌봄 서비스` 제도 개선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일부 사립유치원만 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을 뿐 공립 병설ㆍ단설유치원은 제도를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공립 단설유치원 7곳이 모두 저녁 돌봄과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지 않아 공공성 교육 강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울산 7곳의 단설유치원은 `아침 돌봄`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아동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유치원이 자율적으로 수업 전 등교를 허용하는 정도다.
반면 `저녁 돌봄`을 운영하지 않아 맞벌이 부부 자녀들이 유치원 방과 후 과정이 종료되는 오후 5시 이후 예ㆍ체능학원 등 사교육기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돌봄 종류는 `아침 돌봄(오전7시~오전9시)`, `저녁돌봄(오후5시~10시)`, `온종일 돌봄` 등 3가지로 구분돼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체계적인 돌봄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