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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록’까지 출간한 말 잘하는 방송인 김제동(33). 서울 여의도 벚꽃무리 위로 옅은 황사비가 뿌리던 봄날 오후그를 만났다. 생각보다 말을 아꼈다. “예”와 “아니요” 사이에서 자주 망설였다. 말이 아니라 생의 행적이 사람을 드러낸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서른세 살 김제동의 온몸 구석구석을 더듬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눈│까만 뿔테 안경이 눈에 익다. 6년 전 대구에서 산 거란다. “알 깨졌을 때만 수리하고 계속 써요. 한번 길들인 건 잘 안 바꾸거든요.”
단춧구멍 같은 눈이라 종으로 보는 시야는 좁지만 횡으로 보는 시야는 넓다며 웃는다. 실제로 방송에서 그가 보여주는 식견은 ‘가방끈’으론 설명될 수 없다(1992년 입학한 계명전문대 관광학과를 2001년 졸업했다). 책과 신문을 탐독하는 건 널리 알려진 비결이다.
또 다른 원동력은 ‘경험’. “서른 살에 연예인이 됐어요. 그전까지 경험이 사회를 보는 눈의 주를 이루죠. 농촌에서의 어린 시절이며 공사장 막일, 룸살롱 웨이터 등 아르바이트까지…. 덕분에 시청자와 눈높이가 통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귀│“저 귀 얇은 편입니다. 이리저리 많이 흔들려요.” 왠지 미덥지 않다. 말 잘하는 사람은 자기 확신도 강할 거라는 선입견인 걸까. 술(주량 소주 3병) 마시면서 주변 사람들 얘기를 많이 경청한단다. 하지만 네티즌 반응엔 신경 안 쓰는 편이라고. 요컨대 귀를 열어두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도 잘한단 뜻이렷다.
“집 컴퓨터가 고장 난 지 오래됐어요. 방송국에서 인터넷 가끔 보는데, 제 기사 난 것도 잘 안 챙겨봐요.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거든요. 중요한 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잖아요. 힘들 때, 있죠. 하지만 마이크 잡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코│친한 동료 강호동도 결혼하고 유재석도 열애 중인데, 결혼 생각은 없을까. 혹시 여자 보는 코가 높은 편? “절대 아닙니다. 이 얼굴에 무슨 자격이 있다고요(웃음). 대한민국에 숱한, 애인 없는 남자 중 하나일 뿐이죠.”
연예계 입문 뒤로 연애다운 연애를 못 해봤단다. 그럼 방송에서 “김제동이 이상형”이라고 고백하는 여자들은? “그냥 제가 편하단 얘기지 실제론 연애하잔 말 안 하던데요. 그리고 제가 좀 폐쇄적인 편입니다. 쉬는 날 산 타고 야구하고 여행하고…. 잡다한 취미 때문에 여자 사귈 틈이 없는 것 같아요.”
요즘은 북한산(그는 정식 명칭이 ‘삼각산’이라고 강조했다)에 푹 빠졌다. “산에 오르면 정말 행복해요. 할 수만 있다면 200m쯤 되는 면사포를 준비해 산에다 씌우고 싶어요.”
입│입담 좋은 그지만 평소엔 말을 아낀다. “말의 힘은 조용히 있을 때 나온다”고 확신한다. “영화에서 헤어지거나 죽는 장면을 보면 말 많이 하는 사람 없어요. 나무가 꽃피울 때 말하고 피우지 않죠. ‘봄이 꽃을 피우는 게 아니라 침묵이 꽃을 피운다’던가요.”
또 하나의 ‘김제동 어록’인가. 책으로도 출간된 ‘어록’은 그를 다른 방송인과 구별짓게 하는 브랜드의 하나다. 그러나 그는 어록이란 말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잘난 척하는 걸로 비칠까 조심스러워요. 제 말이 아니고, 책에서 읽고 좋아서 전달한 게 전부인데….”
촌철살인 코멘트를 팬들이 모은 ‘김제동 어록’은 한 출판사가 그의 허락 없이 출간했다가 법원으로부터 판매금지가처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제동의 성명권ㆍ인격권ㆍ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는 게 이유였다.
개인의 코멘트에 대해 퍼블리시티권(유명인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을 상품 등의 선전에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권리)이 인정된 것은 이 경우가 처음이다.
목│이만큼 떴으니 목에 힘깨나 주지 않을까. “저도 모르게 그럴 때가 있겠죠. 그래서 늘 신경 쓰고 노력해요. 가식적인 예의라도 갖추다 보면 습관이 될 테니까요.”
그의 말대로 습관이란 게 무서워서 주변사람 대하는 버릇이 방송에서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게 어르신을 섬기는 그의 태도. 팔도 마을을 누빈 ‘까치가 울면’이나, 오지(奧地) 노인들에게 의료봉사를 실천한 ‘느낌표-산넘고 물건너’ 등에서 김제동은 구수하고 친근한 언행으로 호감을 샀다.
인간미 넘치는 어울림 뒤엔 순탄치 않았던 성장시절이 있다. 경북 영천 농가에서 5녀1남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100여 일 만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머니와 누나들 손에 어렵사리 자랄 동안 고향의 인심이 그를 따뜻하게 감쌌다. “전 어르신들 나오는 TV 프로그램 잘 못 보겠어요. 얼마 전엔 조손(祖孫) 가정 프로를 보는데, 아, 우리 어머니도 저렇게 날 키우셨겠구나 싶은 게 눈물이….”
가슴│그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느낌표-눈을 떠요’다. 각막이식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한 이들이 “보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TV 앞은 눈물바다가 됐다.
이 밖에 해외입양아와 친부모의 만남을 주선한 ‘해피선데이-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가슴이 따뜻해지는 프로그램을 두루 진행했다.
“하고 싶긴 한데 시간에 쫓겨서 못하는 일(봉사)을 방송과 병행할 수 있으니 좋죠. 하지만 시청자를 계몽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전달할 뿐입니다.”
그래도 공익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은 강하다.
‘산넘고 물건너’를 할 때 “한 마을씩 다뤄서 대한민국 마을을 어느 세월에 다 가느냐” 하는 핀잔을 들었다. 그때 “한 마을에서 시작하지 않고서 몇 마을을 어떻게 바꾸느냐”고 반박했다. “그런 걸로 많이 싸웁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싸울 땐 독하다 싶게 싸워요.”
배│스스로 평가하기에 ‘배꼽 빠지게 하는 재주’는 없다. 자신을 낮추는 게 ‘김제동 개그’의 특징이란 평가도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직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받을 인물로 이경규씨를 꼽았다.
“가끔 둘이 만나면 제가 한마디도 못해요. 웃느라고요. 이경규 선배는 방송에 임하는 자세나 보는 시각이 정말 독특해요. 방송에 희로애락이 다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믿고 어디서든 웃음을 찾아내죠. 화내는 컨셉트도 그분이 처음 개발했잖아요. 재석이 형요? 정말, 아주, 좋은 사람입니다. 표현으로 말 다 못해요. 호동이 형도 마찬가지죠. 평생을 보며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 분들입니다.”
발│방송에 발을 들여놓은 지 만 4년. 재충전에 대한 욕심이 생길 법한데도 휴식은 생각지 않고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하면 4~5개월 걸릴 거니까 지금은 엄두를 못 내요. 대신 마흔 전에 해외 산에 오르고 싶어요. 에베레스트도 좋고 어디도 좋아요.”
또 하나의 꿈은 영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보고 싶다는 욕심이다. 그래서 영어공부에 열심이다.
얼마 전 푸르덴셜 국제투자부문 아시아총괄본부의 크리스토퍼 쿠퍼(40) 사장이 그와의 친분을 밝히기도 했듯(중앙SUNDAY 4월 22일자 22면), 외국인 ‘친구’도 여럿이다.
방송을 오래 했음에도 아직도 가장 편한 곳은 ‘현장’이란다.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오래 해선지 대학축제나 이벤트 진행을 할 때 제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가감 없이 제 얘기를 전달할 수 있고,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 것도 좋고요.”
달콤한 윤색보다 현장의 펄떡임을 사랑하는 이 남자. 한낮 꿈같은 스타로서의 명성이 퇴색할지라도, 회갑잔치 진행자로 ‘영원한 현역’을 과시할 것 같은 예감이다.
첫댓글 제동씨.. 멋진것도 좋지만 좀 웃겨주세요..당최 웃기지도 않고 별 공감도 안되는 멋진 말들 만드시려구 하지 마시고.. 프로그램 너무 재미없게 진행하세요// 남들은 망가지도록 시키면서 정작 본인 시키면 하지도 않으시구.. 안티는 아니구 그냥 건의하는거에요// 악플아니에요..저 악플러 아니랍니다
요샌 그냥그래.. 이혁재같이 거들먹거려서 싫은게아니라 요샌 김제동이란 사람이 있는지도 기억이 잘.. 스타골든벨? 이거 안보면 김제동 뭐하는지도 모르고살겠군..
연예가중계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그 안에선 뭐가 그렇게 재밌고 즐겁다고 웃는지.. 전 보면서 진심으로 하나도 안웃겨서.. 같이 웃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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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참 좋긔..
이 우스운 리플갯수 뭐긔......
김제동 별로라고 생각했는데..환상의 짝꿍보니까 완전 웃기든데 ㅋㅋㅋ 진행도 잘 하고
난 김제동 좋던데 .....
언제나 김제동 싫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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