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읽기
민병도
길 잃은 바람끼리 노숙을 서두르는
꽃 이운 빈 뜨락에 한 그루 매화로 서서
달빛의 은빛 가위 질, 밤 깊도록 읽었다.
가는 길이 멀다 하여 잠 안 자는 물소리와
상처를 이기려는 풀벌레의 파닥거림
그 곁에 귀를 낮추는 신의 뜻도 함께 읽었다
비워라 아파마라 애먼 이름 내려놔라
넘길수록 모ㄱ마른 책, 발문(跋文)은 누가 썼나
지상엔 없는 글자라 끝내 읽지 못했다.
-《월간문학》 8월호
출처 :
그동안 발행했던 『(한국작가회의 시조분과가 선정한) 좋은 시조』를, 계간 《좋은 시조》가 창간됨에 따라 『(계간 《좋은 시조》가 선정한)좋은시조』로 명칭을 바꿔 발행합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각종 문예지 및 동인지 등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선정위원 21명의 추천을 받아 수록했습니다.
-선정위원 : 강인순, 김선희, 김영재, 김윤숙, 김윤승, 김진수, 김진숙, 김태경, 박성민, 박시교, 박옥위, 변현상, 신필영, 염창권, 이송희, 이승은, 이영필, 이종문, 전연희, 정용국, 홍성란
책 제목 : 2016 좋은 시조
초판1쇄 : 2016년 3월 28일
지은이 : 박시교⸱김영재 외
펴낸이 : 김영재
펴낸곳 : 책만드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