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된 영화중에서 제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는 단연 "부산행"이다.
리뷰만 보아도 수백개가 올라와 있고, 댓글은 그야말로 가볍게 수만을 넘는다.
뭐~ 그렇게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면 나중에 다운로드해서 보기로 하고...
오늘은 영화이야기가 아니다.
이번주 일요일에 열리는 부산의 서부모임에 갈려고 부산행 티켓을 예매하다보니 불현듯 그 아이가 생각이 났기 때문에 그 아이의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그 아이와 만난 것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1990년대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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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이번주 토요일에 올라간다..."
"어~ 그래, 오빠~ 서울역으로 마중 나갈께..."
그녀의 이름은...
아~ 그러니까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해 여름...그녀를 아주 잊어버리기로 했으니까 이제와서 기억을 끄집어 내려고 해봤자 그녀의 이름이 떠오를리가 없는 것이다.
그녀는 단발머리였다.
내가 "니 코는 정말 복코야~"라고 했을 정도로 코가 크고 이쁘면서도 귀엽게 생긴 여자애였다.
애교는 넘치다 못해 사방팔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정도였다.
술집에 가면 우리 테이블 주위의 남자들이 모두 한번씩은 그녀를 쳐다보고 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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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지냈니?"
"응, 오빠"
서울역으로 마중나온 그녀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원피스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원피스가 그녀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여자는 대한민국에서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날은 우리가 서로 알게 된 지 한 3개월이나 4개월 쯤 되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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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사뭇 바껴서 그녀를 만나기 3개월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서울 본사에 서류를 보내고, 서류가 잘 도착했나 총무과에 확인 전화를 했다.
"부산지점의 최은성이라고 합니다만 행랑 도착했나 확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부산지점이요?"
(헉?! 누구지?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그녀의 목소리는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목소리였다.
이런 목소리의 소유자는 엄청나게 귀여운 스타일이 많은 법이다.
사람의 목소리는 대개의 경우, 외모가 비슷한 사람끼리는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부드럼" 자문위원님과 내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증언들이 많은걸 보면 납득이 가는 대목일 것이다.
암튼~
나는 매일같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확인 안해도 되는 행랑의 소재를 물었고,
그녀는 열심히 대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 주에 나는 그녀에게 만나자고 했다.
물론 그녀의 대답은 오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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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나의 첫만남은 서울역 근처의 어느 호프집에서 이루어졌다.
"총무과에서 근무한다며? 첨보는 얼굴인데 은지는 몇살이니?"
이름은 편의상 은지라고 해두자.
그녀는 스무살이라고 했다.
"이렇게 만나게 되서 반가워~ 그나저나 귀엽네~"
"오빠는 사진이랑 똑같네요?"
"사진?"
"네..."
"무슨 사진? 내 사진이 총무과에 있나? 인사과도 아닌데?"
"사보에 오빠 사진 실렸잖아요..."
"아아~"
예전부터 나는 사보에 쓰잘데기 없는 콩트 같은 것을 써서 올리고 있었다.
스포츠서울에나 나올 법한 반전 코메디같은 것을 주로 썼는데 우찌된일인지 간혹 사보에 실리기도 했고,
최다제안왕으로 인터뷰가 사보에 실리기도 했었다.
아마도 사보에 실린 사진을 보고 말한것이리라...
"술은 잘 하니?"
"네..."
그녀는 생맥주를 입에 대면서 스스럼없이 말했다.
내숭꽈는 아닌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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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출 줄 알아?"
"무슨 춤이요?"
"디스코"
"디스코라면 잘 춰요"
"그래? 그럼, 나이트에나 갈까?"
"네, 좋아요..."
2차인가 3차인가 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대낮부터 남영동 일대를 쑤시고 다녔던 우리는 급기야
"패션"이라는 나이트클럽에 가기로 한 것이었다.
처음만난 긴장감 탓인지는 몰라도 나도 은지도 그렇게 취해 있지는 않았었고, 뭐니뭐니해도 20대 초중반의 젊은 남녀의 혈기는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식을 줄을 몰랐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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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주세요"
당시의 나이트 클럽은 한테이블당 2만원인가 했었다.
맥주가 다섯병 정도 나왔던 것 같고 안주는 과일안주나 마른안주중에서 택일을 했던 것 같다.
"은성 오빠는 애인 있어요?"
"애인?"
술기운이 도는지 몰라도 앞자리에 조신하게 앉아 있던 그녀가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묻는다.
여태까지 느끼지 못했던 야릇한 분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네, 애인요..."
"있지...아무렴 애인도 없을까봐?"
"정말요?"
"어~"
"에이~ 애인 없는 줄 알았는데..."
그녀가 갑자기 팔짱을 껴오면서 살짝 신경질적인 애교를 부린다.
"있어"
나는 살짝 차갑게 대답했다.
"어디 사는데요, 누군데요?"
그녀가 내 팔을 흔들면서 대답을 재촉했다.
물컹~
팔짱을 낀 채로 그녀가 내 팔을 흔들때마다 그녀의 묵직한 젖가슴이 내 팔을 통해 중추신경계를 타고 전해져 왔다.
(으윽)
커다란 둔기로 머리를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이 가해지면서 하복부에 피가 몰리기 시작하는게 알 수 있었다.
"내 옆에..."
나는 아직은 자유로운 한 팔로 그녀의 단발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
(..........................)
시끄러운 음악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했는지 그녀는 침묵과 동시에 움직임을 멈췄다.
"네? 누구요?"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면서 그녀가 간신히 입을 떼어 묻는다.
"너..."
나는 단발머리를 쓰다듬던 손가락을 그녀의 입술에 대고 대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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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춤을 잘췄다.
아니, 음악을 가지고 놀았다는게 바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당시의 나이트클럽은 70년대 80년대의 팝송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그녀는 그 음악들을 가지고 놀았던 것이었다.
디스코가 한 대여섯곡이 나오고, 그 다음에 부르스가 한 곡 나오는 패턴이었는데
신나게 추는 디스코는 물론이고, 감미로운 부르스때 내 허리를 감고 있는 그녀의 두팔은 어찌나 그리도
촥촥 감기는지...
첫번째 부르스때는 가만히 춤만 추었었다.
그런데, 어느정도 분위기에 적응도 되고, 술도 살살 올랐는지 살랑살랑 움직이는 그녀의 허리가 내 하복부를 건드리는 것이었다.
나는 그 감미로운 유혹에 넘어가기로 했다.
(키스할까...?)
(네...)
말이 되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그런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당시의 나이트클럽은 10대후반에서 20대 초반이 대부분이었다.
부르스 타임이 되면 한층 더 어두워지는 실내 조명과 함께 여기저기에서 비릿한 입냄새들이 교차하고 있는게
알 수 있었다.
흐읍~
으음...
사방팔방에서 젊은 남녀들이 끌어안고, 남모르게 키스를 한다.
나도 그녀의 입에 내 입술을 포개갔다.
들릴듯 말듯한 그녀의 신음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자리로 가자..."
"네..."
길고 깊은 키스는 음악이 끝나갈 즈음까지 이어졌다.
그녀의 춤사위가 워낙에 귀엽고 섹시한 탓에 주변에 있는 뭇 사내새끼들은 하이에나의 눈빛처럼
언제든지 내가 나가떨어져주기만을 원하는 듯이 보였다.
그런 하이에나들의 시선에 조금은 쪽팔렸지만 술이 거나하게 취한 나는
시선 같은건 아랑곳 하지 않기로 한것이었다.
(계속)
첫댓글 go go 세대인 맥이때는 부르스
나옴 쌱 다 드가쁨 ~ ㅋ
그러다 탐 존스의 킵 온 런닝이
울려퍼짐, , 미친듯이 ㅡ ㅎㅎㅎ
고뢔서 짐도 춤방가면 젤 흥나는
음악이 바로 k. o. r 이지러^^
2주만에 대구 점 찍고 가시는
부산~~ 마구 존 시간 되셈 ♬
넵~ 열심히 놀다 오겠습니다^^
부르스 나오면 여자들은 도망가고 남자들은 잡으러 댕기고~ 그야말로 난리부르스였죠 ㅋ
@사이탕 (서부) 머스만들 머 출지나 알구 .. ㅎ
걍 부등켜 안고싶은 맴^^ ㅋ
@푸른산맥(대구) 저는 그때 삼각스텝 좀 했습죠 ㅋㅋㅋ
그거 하나로 여자들 많이 후렸...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취소 취소~
@사이탕 (서부) 찌릿 ; @@
요고고 . . 보통 수상쩍질 않 ! ㅋ
@푸른산맥(대구) 비밀임도ㅏ~ㅎ
@사이탕 (서부) 졸때로 ㅅㅇ님께는 말 안혀지 않아두 도 ㅐ ㅈ ㅠ ~ ~ 킥 ;
@푸른산맥(대구) 쉬잇~ㅠㅠ ㅋㅋㅋ^^*
우리세대 그랬지요~ ㅋ
@청개굴 그니깐 말입니다~^^*
@청개굴 개굴님두 닐바나?
아님 코스모스? ^^;
그늠의 쉐도우 박싱 스텝~ ㅋ
" 이제는 우리가 이별을 할 시간.." 이 음악 나옴 , 주섬주섬
ㅎㅎ
가버린 아~ 옛날이여 !
사이탕님의
무궁무진한 스토리 잼나요~ㅋ
잼나게 봐주셨다니 다행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늘은 딴데 간다규^^;;
@내화분 그렇다는요~^^;
대박입니다
부산방이 생긴이래
최고 걸작 자작글 로 생각 되는데요
뎃글도 달지않고 2부보러 갈려다
얼렁 달고 갈려고 ㅋㅋ
후다닥 ~~~
에겅~ 별것두 아닙니데이~^^; (부끄부끄)
짝짝짝!
탕동상의 불타는 청춘에 박수를~~~~
감사합니다. 꾸벅~
일욜날 봐요~^^*
50대까지 나이트클럽이니 고고장이니 한번도 못가본 사람 다녀갑니다
무슨 모범생이라고 그리 살았는지 바보~~
허걱?! 진짜요?
@사이탕 (서부) 참 미련하죠? 지금 생각하니 미련해 보이네요
그니까 남자보는 눈이 없었나 봐요 ㅋㅋㅋ
@다희(부산) 청순하다는 표현이 어울립지요~^^*
ㅎㅎ 부산 누님들 이젠 다죽었네
아이구~ 아무일 없습니다~^^;;
언제나 관심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미지 관리하기 업기당?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어제는 제가 좀 너무 조신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