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요즘 생활한복 가운데는 서양의 원피스 같은 모양의 옷이 보입니다.
그것은 ‘철릭’이라 하여 남성들이 입던 전통옷을 개량한 것이지요.
전통 철릭의 기본형태는 웃옷과 주름잡은 치마를 허리 부근에서 연결시킨 것입니다.
곧은 깃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교차시켜서 여민 모양인 직령교임(直領交衽)의 특수형태이며,
원래는 관리들이 나라가 위태로울 때
또는 임금의 궁궐 밖 거동을 호위할 때 착용하는 융복(戎服)이었으나,
점차 일상적으로 입는 평상복이 되었지요.
▲ <여의 운보무늬 단홑철릭>, 길이 113cm, 화장 51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초기의 것은 소매통이 좁고,
웃옷과 아래 치마 길이의 비율이 1 : 1이며,
오른쪽 깊숙한 곳에 두쌍의 고름으로 여몄습니다.
또 비상시에 옷을 빨리 입을 수 있고 활동하기 편하게 고안된 실용적인 옷으로
한쪽 혹은 양쪽을 매듭단추로 연결하여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고,
아래는 짧게 하여 이동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철릭은 시대에 따라 웃옷와 치마의 비율, 주름을 처리하는 방법,
소매의 모양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로 아랫 부분은 더욱 길어지고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었던 실용적인 소매의 기능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허리에 약 2.0cm 안팎의 주름을 잡았으나
17~18세기에는 마치 기계로 잡은 듯한 1.0cm의 주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철릭의 주름은 원래 활동성을 위해 부분적으로 넣었던 것이지만,
허리의 주름 때문에 옷의 자락이 풍성해져서
맵시를 더해주는 철릭의 특징으로 부각되었습니다.
▲ <여의 운보무늬 단홑철릭>의 철릭(帖裏) 주름부분,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