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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하나=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20일 오후 인천에서 온 회사원 유경원(25)씨는 우비를 입고 제주 서귀포시 엉또폭포에 오르고 있었다. 생일을 맞아 아직 학생(대학원생)인 친구 주선아(24)씨와 함께 놀러왔다는 유씨는 올해 초부터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중인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광고비용·불친절 해소대책’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친구와 2박3일 여행을 가기에 해외는 너무 짧아 제주도에 와서 맘껏 즐기고 오늘(20일) 저녁 비행기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유씨는 “두 명이서 50만원 예산을 들여 왔는데. 이틀동안 바닷가 펜션에서 자고 회도 먹고 박물관도 몇 군데나 돌았는데 아직 돈이 남았다”고 말했다. 친구 주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학생이라 돈이 얼마 없어서 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했다”며 “이국적인 풍경에서부터 숙박시설. 음식. 자전거 도로와 렌터카 비용까지. 편하게 꽉 채워서 놀 수 있는 제주도에 대만족한다”면서 “외국은 아무리 가까워도 ‘반나절’이라며 이렇게 쉽게 와서 맛있게 먹고. 편히 놀다 갈 수 있는 곳이 또 어디있겠냐”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웠다.
장면 둘= 장마기간이라는 기상청 예보에도 불구하고 최근 골프에 흠뻑 빠져있는 자영업자 지성우(40)씨와 일행은 지난 19~20일 1박2일로 제주도에 골프 여행을 왔다. 지씨와 일행은 비가 살짝 갠 19일 오후에 벼르던 라운딩을 무사히 마쳤다. 오전에 부킹을 했지만 평일에 한가한 제주지역 골프클럽의 특성상 원하는 시간대로 옮겨서 칠 수 있었다. 지씨는 “수도권에선 도저히 상상도 못할 자유로움”이라며 “꼭두새벽에 일어나 일하듯 골프장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에 와서 재미있게 놀고. 쾌적한 코스에서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지씨는 “그린피도 싸고 전동카트 비용도 수도권의 절반 밖에 안되니. 제주야말로 호주머니 가벼운 골퍼들의 낙원”이라며 “어떤 곳은 캐디를 선택하지않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럼 몇 만원이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 아니냐? 상상도 못할 일이다”라고 다소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떠나요~ 제주도의 저렴한 밤으로
고유가에 고물가 탓에 어디로든 떠나기가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특히 제일 먼저 줄인다는 레저 비용이 문제다. 기름값이며 식사. 술값까지 올랐다. 거기다 해외에라도 나갈라치면 지나치게 오른 환율 탓에 자칫 잘못하면 현지에서 ‘가난한 외국인 방랑자’대접을 받고. 돌아와서는 카드빚에 허덕이기 십상이다.그렇다고 놀지않고 살 수는 없는 것. 어디 좋은 곳이 없을까? 싸고 친절해진 ‘동북아시아의 보배’ 제주도가 그 대안을 제시한다.
지난주 제주도를 다녀간 유씨와 지씨의 말처럼 제주도가 많이 가까워(?)졌다. 제주도만한 섬이 조류에 쓸려 육지에 닿을리야 있겠냐마는. 고물가 시대에 오히려 가격도 내리고 서비스 친절도도 많이 개선된 까닭에 그만큼 친근하게 다가온 것이다.
특히 식당들의 가격 인하가 눈에 띈다. 기자가 지난 주 돌아보니 보통 1만원씩 하던 옥돔구이는 8000원 선으로. 인기메뉴 오분작 뚝배기는 업소마다 1000~2000원 내렸다. 관광지 근처는 메뉴마다 다르겠지만 제주시내와 서귀포 시내 회값은 확실히 저렴하다. 제주앞바다에서 올린 싱싱한 자연산 잡어 종류는 일인당 2~3만원이면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다. 서귀포 중앙시장 등 재래시장에서는 4인가족용으로 3만~5만원에 회를 포장할 수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었다. 광어나 가자미 등 잡어는 싸고 맛있는데 관광객들은 꼭 다금바리니 뱅에돔처럼 희귀어종만 고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요금에서 숙박요금까지 부담을 덜었다
항공료도 내렸다. 물론 저가항공이 취항하기 전인 2005년 상반기보다 다소 항공료가 오르기는 했지만. 제주에는 현재 3개 저가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에 이어 최근 대한항공의 진에어가 합세했다. 진에어는 기존 항공사의 80%선 운임에 당분간 유류할증제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포~제주 6만9000원(주중 편도)이며 제주항공은 5만1400원(6월기준).한성항공도 비슷한 수준이다. 추가 유류할증료 없이 왕복요금이 14만원선이다. 다만 성수기에 항공편이 모자란다는 점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이번 진에어의 추가 취항으로 다소나마 해결될 전망이다.
숙박요금도 한결 가벼워졌다. 특급호텔을 포함한 대부분 관광호텔이 9~48%까지 가격 거품을 뺐다. 도내 대표적 특급호텔인 제주신라호텔이 객실료를 10% 인하했으며 롯데호텔(15%). 하얏트(10%). 해비치호텔(9%)도 가세했다. 라마다호텔과 서귀포KAL호텔은 10% 가격인하와 함께 고급호텔의 상징인 봉사료(10%)도 없앴다. 퍼시픽호텔은 객실료를 무려 48% 인하하고 봉사료도 함께 폐지했다. 올 여름 제주도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제주 | 글·사진 이우석기자 d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