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대학 증원과 신설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상당수 약학대학의 교수요원 수가 법정기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전국 20개 약학대학 교수진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9개 약학대학의 교원 확보율이 기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 기준에 교수요원 숫자가 부족한 약학대학은 경성대와 경희대, 덕성여대, 동덕여
대, 숙명여대, 원광대, 우석대, 조선대, 중앙대 등으로 대부분의 사립대 약학대학이 포함됐다.
약학대학은 자연과학계열이나 의학계열로 대학 자율에 따라 분류할 수 있고, 현행 대통령령에 의한 대학설립운영규정에는 자연과학계열의 교원 1인당 학생수는 20명으로 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정원이 40명인 약학대학이 자연계열로 분류되어 있을 경우 4년 과정을 감안해 적어도 8명의 교원을 규정에 따라 확보해야 한다.
특히 6년제로의 개편과 임상약학 등에 초점을 맞춰 약학대학을 의학계열로 분류할 경우 규정에 따른 교원을 충족하는 경우는 서울대 약대가 유일하다. 약대를 의학계열로 분류하게 되면 교원 1인당 학생수는 의대와 같은 8명으로 기준이 크게 달라진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약대 교수를 확보하고 있는 서울대 약대의 교수는 40명(명예교수 제외). 여기에 최근 임상약학 전공을 포함한 4명의 신규 교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교원 숫자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약대의 교원수를 6년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상당수 약학대학에서 교원을 충원하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20개 약대 총 교원숫자만 단순 비교해봐도 2003년 292명에서 올해 316명으로 24명이 늘어났다.
이화여대의 약대 교수는 해당 기간동안 7명이 증가했고, 중앙대와 덕성여대·대구카톨릭대가 각각 3명 증원됐다. 또한, 경희대와 숙명여대, 삼육대, 영남대의 약대 교원도 각각 2명 늘어났다.
영남대 약대의 경우 지난해 2명의 교원을 충원했고, 충북대 약대도 최근 1명의 교수를 새로 채용했다. 또, 덕성여대도 올해 하반기 1명의 교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9개 약학대학의 교원이 법정기준에 미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각 대학과 약학대학의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부는 교원확보율을 점검할 때 각 학과별 확보율을 파악하기 보다는 대학 전체 교원확보율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약학대학 교원이 부족하다고 해서 규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대학 전제 교원확보율이 낮을 경우에 한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실상 각 대학이 100% 교원확보율을 지키는데 무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확보율이 낮다고 해서 규제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다만 전년도 보다 확보율이 낮아지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는 내부지침이 있다"고 전했다.
약대 증원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교원확보율은 향후 증원이 확정될 경우 이에 대한 배분에 있어 큰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 복지부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서도 무조건 약대 교원 문제를 재정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검토·고려할 것이 아니다"면서 "최근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교원의 경우 국책 지원사업 등에 적극 참여해 대학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조건 교원 확충을 위한 재정이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지원금 등 긍정적인 부분을 고려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