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질병... 정말 어떡하면 좋니...
분명 4시 30분까지 등원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허겁지겁 나와야만 했다. 그러다가 간식을 담은 유리 그릇을 실수로 떨궈서 그릇 하나를 야무지게 박살내고 등원했다. 나름 치우고 나갔고 지각도 안 하긴 했지만 좀 찝찝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봤을 때 난 10분 일찍 등원한다고 생각을 해야겠다....
수능을 끝마치고 듣는 수업이라 나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첫번째로 동아 따라하기를 했는데 어쩌다보니 동아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갈 수 있었다. 동아가 어렸을 때 놀이터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는 점... 주변에 어른들 밖에 없었던 어린 동아의 마음 속에는 늘 심심함이 가득했다는 점... 내가 어렸을 때 누렸던 당연한 것들을 동아는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동아가 행했던 행동들이 이해가 되면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동아에게 좀 더 잘 해주고 좀 더 이해해주길 다짐했다. 하핳
그런데 연기를 배워서 그런가...? 요즘 내가 잘 젖는 것 같다. 불과 몇일 전 수능 날에 국어를 풀 때 웃겨서 히죽거리고 등장 인물에게 측은함을 제대로 느끼며 푸는 나를 발견했기에.... 연기가 참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주었구나!!
두번째는 5인극을 했다. 두가지 극을 했는데 겁쟁이, 구두쇠, 하인(계락을 꾸미는), 잘난척쟁이, 망신당하는 사람. 이 다섯 인품을 가지고 극을 만드는 거였는데 뭔가 안 됐다. 우리 열명 모두 극을 짜는데 시간을 전부 써버리고 첫 연기를 무대에 올리는 식으로 진행을 했기에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번째 '그림 따라해서 극 만들기' 할 때 우리는 극은 적당히 짜고 그냥 바로 연습에 들어갔었다. 그래서 전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었다.
난 결과물이 아주 좋았던 이유중 하나가 자유도의 차이도 있었지만 몸을 움직이는 연습의 양 차이였다고 생각한다.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다. 아무리 번지르르한 계획을 짜도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하면서 맞춰가는게 더 중요하다. 앞으로 팀워크를 할 때 우선 몸을 움직이는 연습을 방법을 사용해야겠음을 느꼈다.
화요일 일지에서의 혜인누나의 말을 인용해보자면 "배우는 무대위에서 멋있어야 하기 이전에 무대를 지켜내야 하는 사람" 이다. 이 모든 건 내 무대를 내가 지켜내야하는 훈련이기에 좀 더 감사하고 집중해서 내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여러모로 오늘은 참 따뜻한 하루였다.
<여담>
이제 예비반 친구들과 빠이빠이다. 오늘 갈 때 예비반 친구들이 무슨 먼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처럼 인사를 했는데 너무 웃기고 귀여웠다. 동시에 너무 고마웠다. 잘 따라와준 점, 즐겁게 임해준 점, 마지막으로 우리 입시반을 성장시켜준 점.
예비반 친구들아, 고마워~^^ 너희들 덕분에 우리 입시반이 많이 성장할 수 있었어. 초심의 중요성을 잃지 않고 지내볼게. 우리 몸은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할거야 ㅎㅎ
나중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