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닐리리랴나나뵤
수정하려니까 맘이 조급해져서 글삭하고 다시 씀..멍텅구리ㅠ
안녕여시들아
내 동생이 나 글쓸때 욕 쓰지말고 예쁜 말로 쓰라고 했는데 사실 자신이 없으니까 음슴체로 가겠음
돈케이크 구매 후기보단 엄마 생신 선물 제작 후기라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음.
준비하는 여정이 험난하고 자잘한 일들이 많아서 뭔가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데
딱히 자랑할 데도 없고해서 여시에 글찜. 본투설명충이라 잡설많음.
며칠 전 엄마 생신이었음.
뭘 준비해야하나 고민 많았는데 동생이 돈케이크를 제안함.
요샌 DIY라고 해서 케이크틀이랑 비닐이랑 다 같이 오는 거 있다고 함.
친절하게 사진 보내줌.
올, 좋아보임.
콜 하고 주문, 서프라이즈로 준비하기로 함.
생애 첫 서프라이즈 생선임. 들뜸.
이게 우리 역량에 벅찬 과제였다는 전조를...여기서부터 알았어했는데..
2단, 3단 중에서 고민했는데
2단은 조금 낮고 3단이 진짜 케이크처럼 크기도 있고 좋아보임
돈케이크는 역시 스케일 큰게 간지제~! 하면서 3단으로 주문함(주문은 동생이)
근데 주문 다하고 보니까 우린 스케일만 생각하고 지폐몇장이 필요한 지 생각을 안했음ㅋ
우리 자매 한번에 하나밖에 생각못함ㅋㅋㅋ
1단 15장, 2단 20장, 3단 25장 : 도합 60장 들어감.
(우리기준 위에서부터 1,2,3단임.)
쪼그맣게 보이는데 생각보다 돈 많이 들어감
간지나게 오만원권으로 하려고 했는데 금액대가 너무 커짐..
노선 바꿔서 3단 25장을 만원권으로 대체하기로 함.
엄마 생신 전날 DIY박스 들고 동생이 수업 마치고 집으로 옴.
엄마 퇴근전까지 생신상 차릴 장도 봐야해서 시간이 존나 촉박함.
엄마 퇴근 전까지 D-3시간
아, 글고 돈케이크 박스산데에서 파는 꽃장식이랑 리본이 좆노간지임
다른 리뷰들처럼 젤 꼭대기에는 다이소조화로 장식하고 리본 따로 사서 두르기로 했음.
밥먹고 집더하기에서 장 보고 오니까 일단 체력 고갈됨
엄마 퇴근 전까지 D-2시간: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함.
다이소로 가서 리본이랑 조화 고름.
케이크 맨 윗면에 조화 꽃으로 장식하기로 했으니 사이즈 측정 필요함.
여기서 2차 패착 발생: 우린 위에서부터 1,2,3단으로 인식했고 판매처는 아래서부터 1,2,3단으로 적어놓음
동생: 언니야, 1단 지름 24센치래!
나: 그래!
..ㅋ
3단 면적 기준으로 조화를 존나게 사갔음.
예쁜 거 고른다고 시간 더 걸림.
엄마 퇴근 전 D-1시간,
한시간안에 돈케이크를 완성해야함.
어셈블리 라인으로 나는 조화 꽂고 동생은 지폐넣을 비닐 둘둘 말기로 함.
박스 뜯음.
면적 잘못 본 거 깨달음. 꽃 꽂을 면적 손바닥만함. 엄청 작음
사온 꽃 반의 반도 못쓸거같은데 또 환불하러갈 시간이 없음. 조급해지기 시작함.
남은 거 내 방에 꽂기로 하고 일단 꽃부터 손질하려고 하는데
시발, 줄기가 철사야....안 잘려..
집에 뺀치가 없음. 뺀치 찾는다고 또 집안 다 뒤짐.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감.
위층까지 올라가서 뺀치찾는동안 마음 급해진 동생 다이소로 다시 뛰어감.
그동안 뺀지를 찾긴 찾았는데...
몇 십년 된거 나옴. 결국 다이소에서 작고 소중한 거 사옴.
근데 뺀지 큰 거 사삼. 작은 건 힘 더들어가서 손목 아픔.
하튼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쭈구리고 앉아서 다시 작업을 시작함.
나는 스티로폼 모형틀에 손질한 조화 꽂고 동생은 비닐 둘둘 마름.
잘 되어가는 듯함.
꽃도 부케처럼 예쁘게 돼서 동생이랑 나랑 칭찬 쩔었음
나도 뿌듯하게 꽃장식 완성했는데,
근데 시바,
꽃을 또 2단에 꽂았음...ㅋㅋㅋ
어쩐지 꽃 사온 걸 다썼더라.. 우린 오 보기보다 많이 들어간다! 이러고 있었는데..
어쨌든 다시 뽑을 시간 안되서 2단을 1단자리에 올리기로함.
어디로보든 케이크와 점점 멀어지고 있었음.
망한 걸 예감했으나 그냥 밀고가기로함.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왔음.
비닐에다 돈 넣고 모형 틀에 하나하나 붙임.
근데 판매처에서 준 양면테이프가 모자람;;;;;
단끼리도 붙여야하는데....
개새끼들아 충분하다며.. 심지어 접착력도 개나줌.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함.
결국 이쑤시개가져와서 박음.
다행히 고정은 더 잘됨
양면테이브 좆구린거보단 이쑤시개로 고정하길 바람.
[생신을 축하합니다]문구도 도화지로 되있음 움직일때마다 태극기처럼 펄럭이는데
심지어 꽂는 나무바늘이랑 고정되어있지도 않음.
어휴...
원래 1단-2단-3단으로 피라미드 되야할 것이
2단-1단-3단으로 되니까 1단이랑 3단사이에 스티로폼 하얀 부분이 드러나서 안예쁨.
하얀 면 가리려고 아까 썼던 조화 이파리 붙여줌.
약간 궁여지책이지만 많이 드러나지는 않음.
결국 엄마 퇴근 전까지 완성못했고 방안에 숨겨놓았다가 새벽에 동생이 완성했음.
아래는 완성품
위에서 본 꽃 꽂은 단면
원래는 두번째에 있어야할 부분임
몰래 방에 숨겨놨다가 아침에 생신축하할때 가져나옴.
생각보다 엄마가 너무 좋아하셨음.
이렇게 기뻐하시는 거 처음 봄.
당신도 이런 거 보기만 했지 받을 줄은 모르셨다고 함.
엄마한텐 돈케이크같은 건 생소할 줄 알았는데 이미 알고 보신적 있다니까 괜히 죄송해짐
더 일찍 해드릴걸 그랬나봐ㅠ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잘 만든거같음.
이 이야기의 교훈
1. 돈케이크는 며칠전에 제작하자
2. 눈을 크게 뜨고 정신차리고 살자
3. 아빠한텐 비밀로 하쟈/모형지폐라고 말하쟈
한번쯤 재밌고 색다른 부모님 선물로 추천.
즐겁고 보람있는 후기 마침.
문제시 둥글게 말해주삼
여시밖으로 유출 금지, 불펌, 스크랩 캡처 다 금지
엄마생신때문에 쓴 글이니까 불미스러운 일 없었으면 좋겠음
같은 여시들이랑 법적으로 얽히는 일도 "되도록" 없었으면 좋겠음.
그럼 만원짜리로 해도 60 만원인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