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내 가슴에 국기를 갖고 여기에 있는 이유다."
팔레스타인 수영 대표로 파리올림픽에 유일하게 나선 야잔 알바우왑(25)의 도전은 1분도 안돼 막을 내렸는데 그는 가슴의 국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남자 배영 100m 예선에서 조 3위로 패드를 찍으며 대회와 작별하게 됐는데 자신이 물 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성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풀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먹거리와 물 같은 기본 생필품을 얻기에 어려움을 겪는 조국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알바우왑은 취재진에게 "우리 국기를 들어 잠깐이라도 팔레스타인을 위한 시간을 만들고 팔레스타인을 위한 레인을 만들어 아주아주 행복하다"면서 "난 이것이 평화를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상이 우리도 인간이란 것을 알 수 있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난 다른 모든 사람처럼 스포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 5월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승인할 여건이 아니라며 어떤 결정이든 상징적이거나 정치적 언동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한 데 대한 응징으로 가자지구 침공 작전에 돌입한 이후 3만 9000명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희생됐다. 이스라엘 집계에 따르면 하마스 공격으로 1200명가량 목숨을 잃고 250명가량이 인질로 억류됐다.
이날 100m 배영 예선에 나선 유일한 이스라엘 대표 선수는 알바우압 조 다음에 출전해 둘은 만나지 않았다.
알바우압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나 캐나다와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항공엔지니어다. 현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살며 가구 사업을 하고 있으며 부친이 이탈리아에서 홈리스 난민으로 지냈던 이유로 알바우압은 이탈리아 국적도 갖고 있다.
알바우압은 "우리 아버지처럼 무일푼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온) 사람들을 본다. 난 풀장에서 불평 한 번 한 적이 없다. 난 고통받는 가자 사람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기억한다. 난 새벽 5시에 깨어난 것을 괘념하지 않는다. 이건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의 파장에 대한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여기 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은 이 국기를 보고 싶지 않아 한다. 그들은 우리 국가 이름을 듣고 싶지 않아 한다. 그들은 내 존재를 원치 않는다. 그들은 내가 떠나길 바란다. 하지만 난 여기 있다."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는데 몇몇은 다른 종목에 출전하는 6명의 팔레스타인 선수단에 적대감을 보이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국기 내려, 셔츠 벗어.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보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다. 그게 당신네 나라인지는 상상에 맡긴다."
알바우압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같은 방을 썼던 선수, 팀 코치가 가자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낸 어린 팬도 세상을 떠났다.
육상 선수인 친구는 "반창고를 붙인 채 쌀 약간을 먹으려고 애쓰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고 했다. "많은 언급을 하고 싶지 않은데 이런 것이 팔레스타인 수영선수, 팔레스타인 대표선수의 현실이란 점은 알아달라. 우리 모두 사연을 갖고 있다."
알바우압은 가자에 사는 역도 100kg급 대표 무함마드 하마다는 "단지 먹거리가 없어서" 체중이 20kg나 줄어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그의 마지막 말이다. "우리는 어떻게 헤엄치는지 교육하고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이 벌어지면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