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최고의 비경과 절경이 펼쳐지는 곳
'신이 빚은 절경' 백령도 두무진 국가지질공원
오마이뉴스 기사 등록일 : 2019.08.21.
글 : 김종성(sunny21)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 백령도(인천광역시 옹진군)는 서해 최북단에다 서해에서 가장 가장 서쪽에 자리한 외딴 섬이다. 인천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4시간 반을 달려야 닿는다. 북한 땅인 황해남도 장산곶에서 불과 15km 거리로 해병대가 주둔해 섬을 지키고 있다.
사람의 발길과 손길을 덜 탄 덕택일까. 백령도는 서해의 해금강이라는 별칭이 있는가하면 대자연이 빚어낸 멋진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는 올 7월 환경부에서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게 되었다.
썰물 땐 갯벌이 3km나 드러나는 광막하고 아름다운 해변, 해안가에 솟아난 '용트림 바위' 같은 기암괴석과 화산폭발로 생겨난 검은 현무암 지대, 백령도의 상징동물 '점박이 물범'이 사는 바위 많은 바닷가 등이 펼치는 풍경은 탄성을 부른다.
백령도의 국가지질공원 가운데 두무진(백령면 연화리)이 가장 인상에 깊게 남는다. 두무진(頭武津)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우뚝 선 바위의 모습이 장수가 모여 앉은 형상과 같다' 하여 유래한 것인데 주변 풍광을 보니 그럴듯하다.
백령도의 관문이라는 의미로 두무진(頭門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예전부터 이곳은 해적의 출입이 많았으며, 1904년 벌어진 러일전쟁 땐 일본군의 병참기지였을 정도로 요충지였다.
두무진 국가지질공원은 두 가지 코스가 있다. 트레킹 코스인 '두무 비경길'과 포구에서 작은 배를 타고 해안가로 떠나는 유람선 투어다. (성인 19000원, 문의 및 예약 032-836-8088) 두무진 포구에서 이어지는 해안길을 따라 걸었다. 국가지질공원답게 두무진 포구의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걸음걸음이 흥미로운 두무진 비경길
산속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능선에 오르면 가까이에 북한 땅 장산곶이 보이고 통일기원비를 만나게 된다. 통일이 되면 황해남도 장산곶 또한 곧바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장대하고 거친 자연미가 살아있는 멋진 모습이었다.
자연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만든 나무데크길을 따라 능선 너머 해변으로 내려가다 보면 선대암, 형제바위 등 돌기둥과 기암괴석이 불쑥 나타나 탄성을 부른다. 왜 이곳이 비경길인지 알만했다. 원래 지하에 있었다는 바위들은 계속 상승하면서 비바람과 파도 등에 의해 오랜 시간 침식·풍화된 끝에 두무진 선경을 이루게 됐다.
파도가 셀 수 없는 시간동안 들이치면서 바위에 만든 구멍들은 안온한 쉼터처럼 아늑해서 숨고 싶을 정도였다. 파도가 오가면면서 '자그락 자그락' 소리를 내는 바윗돌 사이 작은 해변에 앉아 맑디맑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쉬었다. 50여 미터나 되는 절벽을 따라 오르내리는 길은 아찔하고 수고롭지만 나무데크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무섭지 않고 안전하다.
겁 없는 갈매기들이 사람들 곁을 걸어 다니고, 작은 어선과 식당이 정박해있는 두무진 포구에서 출항하는 소형보트 같은 유람선을 탔다. 두무진 해안은 수 억 년 동안 바다와 파도가 조각한 해안절벽과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이 4km나 되는 해안선을 따라 줄줄이 늘어서 있는 곳이다.
'신의 마지막 작품' 두무진 해안가
코끼리바위 병풍바위 우럭바위 등 상상력을 유발하는 바위들이 마치 사열을 받는 것처럼 바닷가에 위풍당당하게 도열해 있다. 유람선 좌석에 앉아 창밖을 통해 보기엔 아까운 풍광이다. 많은 승객들이 갑판에 나와 감상을 하며 저마다 탄성을 쏟아냈다.
'신이 빚은 절경'에 재미까지 더한 존재는 점박이 물범으로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동물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백령도에 와서 지낸단다. 몸에 점이 많아 그런지 더 친근하고 정감 가는 동물이다. 유람선과 사진 찍으며 감탄하는 관광객들에게 익숙한지 개의치 않고 물질을 하거나 바위에 누워 쉬고 있다.
포유류인 물범은 먹이를 잡거나 이동할 때만 바다에 들어가고 대부분의 시간은 물 밖에서 보내는 동물이라 발견하기 쉽다. 잠수해서 물고기를 낚는 노련한 물고기 사냥꾼 가마우지들도 바위 위에 앉아서 관광객들을 구경한다. 해안가 바위들에 추상화 같은 하얀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녀석들의 분변자국이다.
배 운항과 함께 해설사 역할도 했던 유람선 선장님에 의하면 조선 중기 의병장이었던 이대기(1551~1628)는 유배지인 백령도에서 목격한 것들을 <백령지(白翎誌)>에 이렇게 적었단다. '이 세상의 것이라 할 수 없는 두무진의 경치는 신의 마지막 작품이다' 두무진 해안은 국가지질공원이자 국가문화재 명승 제 8호로도 지정되어 있다.
백령도 두무진(白翎島 頭武津)
소재지 :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연화리 255-1 외
요약 :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연화리에 있는 경승지.
명승 제8호. 두무진은 백령도 북서쪽 약 4㎞에 걸친 해안선에 따라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비바람에 깎여 만들어진 높이 50여m 내외의 규암절벽을 일컫는 이름이다.
두무진이라는 명칭은 ‘뾰족한 바위들이 많아 생김새가 머리털 같이 생겼다’하여 두모진(頭毛鎭)이라 칭하였다가 뒤에 ‘장군머리와 같은 형상을 이루고 있다’하여 두무진(頭武鎭)이라 개칭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두무진에 솟아 있는 바위들은 그 모양에 따라 코끼리바위·장군바위·신선대·선대암·팔각정 등의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특히 선대암은 1612년(광해군 5) 백령도로 귀양온 이대기(李大期)가 《백령도지(白翎島誌》에서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석양에 고깃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두무진을 바라보면 그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와 조물주의 솜씨에 정신을 잃고 무아지경으로 들어가게 된다.
두무진을 이루고 있는 암석들은 원생대 진현통(8억 5천만 년 전)에 속하는 백색-암회색 사암 또는 규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암은 분급이 매우 양호하고 층리가 잘 발달하여 있으며 곳에 따라 사층리가 발달하여 있다.
지층들은 주향이 대체로 N80oW이며, 경사는 N80oW 내지 거의 수평이다. 이 규암 또는 사암은 석영질이여서 풍화와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강하다.
특히, 이 지역은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직접 받은 곳이어서 해식작용이 극렬하게 일어나며 높이 50m에 달하는 해식애(海蝕崖)가 연장 4㎞의 기암절벽을 이룬다. 그리고 선대암 남쪽 약 80m 지점에 있는 만입부의 파식대에는 밀물 때 바다물 거품이 작은 만입부에서 불어 오르는 돌개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솟아올라 함박눈처럼 내리는 현상이 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백령도 두무진(白翎島 頭武津)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