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윤취형(車胤聚螢)
차윤이 반딧불이를 모아 그 빛으로 글을 읽었다는 고사이다.
車 : 수레 차(車/0)
胤 : 자손 윤(月/5)
聚 : 모을 취(耳/8)
螢 : 반딧불 형(虫/10)
(유의어)
손강영설(孫康映雪)
차윤성형(車胤盛螢)
차형손설(車螢孫雪)
형설지공(螢雪之功)
형창설안(螢窓雪案)
여러 가지 풍족하지 못한 환경을 이기고 열심히 공부한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전한다. 고사성어로도 숱하게 만들어졌다.
등불을 켤 기름을 구하지 못해 벽을 뚫고 이웃집의 빛으로 책을 읽은 착벽투광(鑿壁偸光)의 광형(匡衡), 졸음을 쫓기 위해 상투를 천장에 매달고, 허벅다리를 송곳으로 찌르며 공부한 현두자고(懸頭刺股)의 소진(蘇秦) 등이 유명하다.
하지만 이보다 형설지공(螢雪之功), 반딧불이를 잡아 주머니에 넣은 불로 공부하고, 흰 눈빛으로 비춰보며 책을 읽어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이 성어가 가장 대표적이다.
반딧불로 공부한 차윤(車胤)과 눈빛으로 책을 읽은 손강(孫康) 두 사람의 이야기가 합쳐져 된 말이다. 각각 차윤취형(車胤聚螢)과 손강영설(孫康映雪)로 따로 떼어서도 사용된다.
동진(東晉)의 차윤(車胤)은 어려서부터 항상 삼가고 부지런히 다방면의 책을 읽어 막히는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
夏月以練囊 盛數十螢火 照書讀之 以夜繼日.
집안이 가난하여 여름철 밤이면 등유를 얻지 못하자 명주주머니 연낭(練囊)에 수십 마리의 개똥벌레를 잡아넣고 그 빛을 책에 비춰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다.
이렇게 열심히 독서한 차윤의 박학함이 널리 알려지자 조정의 부름을 받아 중요 직책을 맡았고 나중에는 총리격인 상서랑(尙書郞)을 지내기도 했다. 진서(晉書)의 차윤전에 실린 내용이다.
손강은 차윤과 비슷한 시기의 학자이지만 생몰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어려서 부터 성격이 곧아 구차하게 남들과 사귀지 않았다.
孫康家貧 常映雪讀書.
집안이 빈한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책을 읽으려는데 등불을 켤 기름이 없자 항상 눈빛에 비추어 책을 읽었다.
나중에 관직에 나아가 관리의 규찰을 맡아보는 어사대부(御史大夫)를 지냈다. 지금은 전하지 않는 손씨세록(孫氏世錄)의 이야기가 다른 곳에 인용되어 전한다.
옛날과 비할 수 없이 풍족한 오늘날에는 이처럼 고생하며 공부하는 사람은 줄었을 것이다. 그래도 불과 한두 세대 전엔 고학으로 학업에 정진하여 입신양명한 인사들이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가 됐다.
이제 눈빛과 반딧불이 빛으로 공부한 그런 정신으로 매사 정진하여 목표한 뜻을 이뤄야겠다. 젊은 사람들은 아무리 공부해도 앞길이 안 보인다고 아우성이지만 늘 고생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 車(수레 거, 수레 차)는 ❶상형문자로 수레의 모양을 본떴다. 车(거/차)는 간자(簡字)이다. 부수로서는 수레에 관한 글자의 의미로 쓴다. 수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서, 임금이 타는 수레를 의미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임금의 거동을 뜻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車자는 '수레'나 '수레바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참고로 車자에는 '차'와 '거'라는 두 가지 발음이 있다. 車자는 물건이나 사람을 싣고 다니던 '수레'를 그린 것이다. 수레는 무거운 짐이나 사람을 쉽게 이동하게끔 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갑골문에 나온 車자를 보면 당시의 수레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갑골문에서는 양쪽에 큰 바퀴와 상단에는 차양막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후에 한자가 세로로 쓰이게 되면서 양쪽에 있던 수레바퀴는 단순하게 획으로 그어졌고 짐이나 사람을 싣던 곳은 田자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車자는 수레를 세로로 그린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車자는 수레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수레'나 '전차'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車(거/차)는 (1)바퀴를 굴려서 나아가게 만든 운수 수단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기차(汽車), 자동차(自動車), 전차(電車) 등을 말함 (2)장기짝의 하나로 車자를 새긴 것으로, 한 편에 둘씩 네 개가 있다. 차 치교 포 친다. 제 마음대로 이리저리 마구 휘두름을 이르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수레 ②수레바퀴 ③수레를 모는 사람 ④이틀(이가 박혀 있는 위턱 아래턱의 구멍이 뚫린 뼈) ⑤치은(齒齦; 잇몸) ⑥장기(將棋)의 말 그리고 ⓐ수레(거) ⓑ수레바퀴(거) ⓒ수레를 모는 사람(거) ⓓ이틀(이가 박혀 있는 위턱 아래턱의 구멍이 뚫린 뼈)(거) ⓔ치은(齒齦; 잇몸)(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레 가(軻), 수레 로/노(輅), 수레 량/양(輛), 가마 련/연(輦), 수레 여(轝)이다. 용례로는 임금이 타는 수레를 거가(車駕),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물품 따위를 수레에 실음을 거재(車載), 수레 바퀴를 거륜(車輪), 비나 볕을 가리기 위해 수레 위에 친 우산 같은 덮개를 거개(車蓋),여러 가지 수레의 총칭을 차량(車輛),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차량의 사람이 타게 된 칸을 차간(車間), 도로를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을 차선(車線), 승객이나 화물을 싣는 부분을 차체(車體), 차량을 넣어두는 곳을 차고(車庫), 수레는 흐르는 물과 같고 말의 움직임은 하늘을 오르는 용과 같다는 뜻으로 수레와 말의 왕래가 많아 매우 떠들석한 상황 즉 행렬이 성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거수마룡(車水馬龍), 차윤이 개똥벌레를 모았다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차윤취형(車胤聚螢), 차윤의 반딧불과 손강의 눈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의 면학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형손설(車螢孫雪), 수레에 싣고 말斗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수레와 고기가 없음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사람의 욕심에는 한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거어지탄(車魚之歎), 수레의 말은 살찌고 몸의 의복은 가볍게 차려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거가비경(車駕肥輕), 경험이 없는 말로 수레를 끌게 하려면, 먼저 다른 말이 끄는 수레 뒤에 매어 따라다니게 하여 길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작은 일에서부터 훈련을 거듭한 뒤 본업에 종사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재마전(車在馬前),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수레나 말을 타고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거철마적(車轍馬跡) 등에 쓰인다.
▶️ 胤(자손 윤)은 회의문자로 月(육달월部; 혈통), 작을 요(幺; 작다, 겹치다)部와 八(팔; 길게 뻗다)의 합자(合字)이다. 혈통(血統)으로 이어지는 자손(子孫)이 대(代)를 이어 계승(繼承)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그래서 胤(윤)은 ①자손(子孫) ②혈통(血統), 후손(後孫) ③맏, 맏아들 ④악곡(樂曲) ⑤잇다, 계승(繼承)하다 ⑥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⑦외설(猥褻)하다(성욕을 함부로 자극하여 난잡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손자 손(孫), 자손 주(胄), 후손 예(裔)이다. 용례로는 혈통을 기록한 문서를 윤문(胤文), 맏아들로 대를 이을 아들을 윤자(胤子), 대를 이을 자손을 윤사(胤嗣), 혈통을 받은 자손을 윤예(胤裔), 임금의 혈통을 제윤(帝胤), 황제의 혈통을 황윤(皇胤), 왕자의 자손을 왕윤(王胤), 직계의 자손을 주윤(胄胤), 대를 잇는 아들을 사윤(嗣胤), 대를 이어 가는 자손을 종윤(種胤), 핏줄로 혈통을 이어받은 자손을 혈윤(血胤), 남의 아들에 대한 경칭을 영윤(令胤), 지금으로부터 뒷날을 윤자이예(胤玆以裔), 차윤이 개똥벌레를 모았다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차윤성형(車胤盛螢), 차윤이 반딧불이를 모아 그 빛으로 글을 읽었다는 고사를 차윤취형(車胤聚螢) 등에 쓰인다.
▶️ 聚(모을 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取(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聚(취)는 ①모으다, 모이다 ②거두어 들이다 ③갖추어지다 ④저축하다, 쌓다 ⑤함께 하다 ⑥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⑦마을, 동네 ⑧저축(貯蓄) ⑨줌(한 주먹으로 쥘 만한 분량) ⑩함께, 다같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을 모(募), 모일 총(叢), 둥글 단(團), 모일 준(寯), 모을 촬(撮), 모일 주(湊), 모일 회(會), 社모일 사(社), 모을 췌(萃), 모을 수(蒐), 모을 축(蓄), 모을 찬(纂), 모을 종(綜), 모을 집(緝), 모을 집(輯), 모을 집(集),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흩을 산(散)이다. 용례로는 모여서 합침 또는 한데 모아 합침을 취합(聚合), 모여들거나 모아들임을 취집(聚集), 군사들을 불러 모아 점명함을 취점(聚點), 굶주리는 백성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아 구제함을 취제(聚濟), 한 가족의 뫼를 한 군데 산에 몰아서 장사하는 일을 취골(聚骨), 군사나 인부들을 불러서 모음을 취군(聚軍), 사람들의)모임과 흩어짐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취산(聚散), 머리를 맞대고 가까이 모여 앉음을 취수(聚首), 장가를 듦이나 아내를 얻음을 취실(聚室), 몰려드는 구름을 취운(聚雲), 두 가지 이상의 형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결정형을 취형(聚形), 쌓여서 모임이나 쌓아 모음을 적취(積聚), 어떤 것을 구하여 일정한 곳에 모음을 구취(鳩聚), 한 집안 식구나 친한 사람들끼리 화목하게 한데 모임을 단취(團聚), 널리 구하여 모음을 모취(募聚), 군사를 징발하여 모음을 징취(徵聚), 군사를 훈련시키고 모아 들임을 훈취(訓聚), 생산하여 자재를 모아 저축함을 생취(生聚), 거두어 모음을 수취(收聚), 성곽을 완성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거주하게 하던 일을 완취(完聚), 친구와 헤어진 지가 어느덧 십 년이나 지나감을 취산십춘(聚散十春), 모기가 떼지어 나는 소리가 뇌성을 이룬다는 취문성뢰(聚蚊成雷), 정신을 가다듬어 한군데에 모음을 취정회신(聚情會神) 등에 쓰인다.
▶️ 螢(반딧불 형)은 ❶형성문자로 蛍(형)의 본자(本字), 萤(형)은 통자(通字), 萤(형)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빛을 내며, 엇갈려 날아다니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𤇾(형; 개똥벌레)으로 이루어졌다. 개똥벌레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螢자는 '반딧불이'나 '개똥벌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반딧불이는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반딧불이나 개똥벌레는 같은 곤충을 일컫는 말이다. 반딧불이는 꽁무니에 있는 발광기로 빛을 내는 곤충이다. 그러니 螢자는 虫(벌레 충)자와 熒(등불 형)자를 결합해 빛을 내는 반딧불이의 특징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옛사람들은 반딧불이를 잡아 어두운 밤에 책도 읽었다고 하니 등불을 뜻하는 熒자와 虫자의 조합은 매우 재미있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螢(형)은 ①반딧불이(반딧불잇과의 딱정벌레) ②개똥벌레(반딧불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생하면서도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학문을 닦음을 형설(螢雪), 반딧불을 형작(螢爝), 반딧불의 불빛을 형광(螢光), 개똥벌레의 꽁무니에서 반짝이는 인의 불빛을 형화(螢火), 공부하는 방의 창으로 학문을 닦는 곳을 형창(螢窓), 공부하는 책상을 형안(螢案), 반딧불의 빛으로 공부한다는 말로 어렵지만 힘써하는 공부의 뜻을 형학(螢學),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반딧불을 유형(流螢), 개똥벌레를 주머니에 넣음 또는 주머니에 넣은 개똥벌레라는 뜻으로 고생하며 학문을 닦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낭형(囊螢),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반딧불이 비치는 창과 눈에 비치는 책상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학문에 힘씀을 비유한 말을 형창설안(螢窓雪案), 차윤이 개똥벌레를 모았다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차윤성형(車胤盛螢), 차윤의 반딧불과 손강의 눈雪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의 면학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형손설(車螢孫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