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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믿음으로 산다는 것” 주제로 두 차례 강의 펼쳐제1대리구 동탄숲속 본당(주임 김태규 방그라시오 신부)은 12월 20일과 21일 각각 오후 8시 성전에서 마산교구장 배기현(콘스탄틴) 주교의 대림특강을 마련했다. 배 주교는 “믿음으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논어」 학이편 제1장 “친한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를 들며 말문을 연 배 주교는, “이는 아마 이곳 동탄숲속 본당 장대인(보나벤투라) ‘친구’의 생각이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주교와 장대인 씨는 40여 년 전 특전사의 한 부대에서 힘든 훈련을 함께 하며 끈끈한 전우애로 맺어진 사이다. 이어 “하느님 앞에서는, 그저 진실하게 사는 인간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주님께서 아기 예수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이즈음에, 거짓 없이 정직하게 살기를 여러분에게 청한다.”고 말했다. 배 주교는 이틀 동안 3시간에 걸쳐 자신의 출생의 경위와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교수인 아버지 배덕환(요셉) 씨와 산부인과 의사 어머니 전풍자(모니카) 씨 사이에서 1953년 2월 초하룻날 2남2녀 중 막내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배 주교는, 유치원 중퇴, 중학교 입시 낙방, 방종(放縱)에 빠져있던 고교시절 네 차례의 정학과 가출 등으로 험난한 청소년기를 경험했다. 배 주교는 “마귀는 콧대 높은 교만한 자에게 붙는다.”며, “저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은 중학교 입시 낙방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불길처럼 밀려오는 자신의 마음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런 청소년을 토닥여주고 보듬어 준분은 그의 자상하고 좋으신 어머니였다. “캄캄한 방에서 명주실 한 올 찾듯,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에 희망을 걸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신앙 일기장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배 주교는 “그릇된 길을 걷고 있는 아들 아우구스티노의 회심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와 인내로써 노력했던 성녀 모니카의 심정과 다름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11월 어느 날 자신의 집과 담 하나를 경계로 하는 성당 감실 앞에서 “신부가 돼라!”는 큰 소리를 듣고 성소(聖召)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때부터 허전했던 마음을 꽉 채워주는 그 무엇을 느낄 수 있었다. 그즈음 ‘보통 사람’이 되기 위해 6개월 동안 막노동을 하면서 감정을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기도 했던 그는 광주가톨릭대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이른바 ‘3선 개헌’ 및 ‘10월 유신’ 후 ‘의지를 키우기 위해’ 공수부대에 자원입대했다. 훈련 과정에서 입은 ‘무릎’ 부상 이후 ‘척추’, ‘허리’, ‘목’ 등에 크고 작은 수술 14차례를 경험했다. 이를 두고 배 주교는 “‘철’없는 사람에 ‘철’을 넣어 ‘철’ 들게 하려는 하느님의 섭리”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넣었다. 제대 후 복학, 심기일전해 F학점을 받았던 철학과 라틴어 과목을 A학점으로 끌어올렸다. 신학교 입학 12년 만에 사제로 서품됐다. 그때 어머니가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복받쳐서 통절히 우셨다. 강의 중 부자(父子)간의 보이지 않는 정(情)을 종종 드러내기도 했다. 첫 발령지는 소설 ‘폭풍의 언덕’ 배경과도 같은 남해였다. 서른여섯에 유학길에 올라 ‘철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 부산가톨릭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 이는 ‘하느님의 이끄심’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몇 년 전 교포사목 중이던 LA에서 환갑을 맞으며 “왜 사제의 길로 왔던가?”를 자문하면서 “세속에 과도하게 빠져 바르게 살지 못한 과거를 청산하고 이 길을 가면,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아서”였다고 속으로 답했다. 배 주교는 끝으로 “우리는 불명확하고 항상 부족하고 때때로 수상한 짓도 하지만,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서 그분의 눈동자를 떼지 않으신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는 병고(病苦)의 은사를 받았다.”며, 아프면서 좋아했던 대(大) 데레사 성녀의 시 ‘아무것도 너를’을 노래했다. 신자들은 배기현 주교의 특강을 들으면서 각자 힘들었던 삶의 편린들을 비추어 보며 위로와 용기를 얻기도 했다. 성기화 요셉 명예기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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