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14일,
癸未年 洋의 해 들어 맞이하는 두 번째 주 화요일,
인천 화요산악회 산행은 영종도 백운산으로 정했다.
언제 보아도 정다운 산우들은 宋相鎬, 吳秉益, 兪洪錫, 李榮求, 張泰國,
全永德, 崔鍾萬, 洪錫天, 그리고 金在成, 이렇게 9명은 2대의 차량에 분승
하여 월미 부두로 향한다.
용주6호 카페리호에 승선한 우리는 다정한 벗인양 반겨 맞아주는 갈매기와
벗하며 영종도 선착장에 닿는다. 인천중구 영종도 출장소에 승용차 2대를
젊잖게 주차시켜 놓고 일행은 몸을 추슬려 백운산을 오른다.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그러나 산행 초행길, 길을 잘못 들어 밤나무 단지 숲속을 헤매기 10분여,
목책 등산로가 잘 정돈된 모습으로 우리 옆으로 모습을 나타낸다. 얼씨구나
좋을시고, 이렇게 반가울 수 가!
용궁사까지 0.2km, 백운산 동북쪽 기슭 길지에 자리 잡은 용궁사는 인천광
역시 중구 운남동 667번지에 위치하며, 유형문화재 제15호로 신라 문무왕 10
년(670)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 되었다고 전한다. 경내에 들어스니 두 구루에
거대한 느티나무가 우리를 맞아준다. 수령 1.300여년, 높이 20m, 둘레 5.6m
에 이르는 거목이다.
용궁사를 지나 산우들은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나무 계단은 잘 다
듬어저 있고, 주변은 리기다 소나무 수림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소나무 가
지에서 떨어저 쌓인 마른 침옆수를 밟는 발자욱 감촉이 부드럽다. 가쁜 숨
결을 고르고 일행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일열로 줄서 오른다.
육각정자/만남의 광장을 지나 1차 능선에 오르니 탁트여진 사면은 바다로
둘려 쌓여 있고,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준비해간 음료로 목을 축이
고 모두 모여 기념 촬영을 한다. 카페에 오를 순간의 모습들이라 산우들의
표정은 환하게 밝아진다.
드디어 정상(255.5m) 백운산 봉화대라는 기념 표말이 서있다. 옛날 파발
수단으로 인천 철마산, 백운산, 오성산을 있는 봉화대의 줄기라 한다. 멀리
동북쪽으로 장대한 영종대교가 바다위에 걸쳐있고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에
바다를 메워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발돋음 하려는 영종도 국제공항에는 거대
한 동체의 여객기가 하늘을 향해 솟아 오른다.
강화도가 지척이고, 신도, 장봉도, 무의도등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잘 보
인다. 오늘따라 날씨도 쾌청하고, 사면이 막힘없이 시원스러워 섬속 산행이
갖는 묘미를 맛보게 한다. 우리의 멋쟁이 돌샘, 이 장면 놓칠 수 있나 하
고 카메라 샷타를 누르니 이게 웬일? 밧테리 수명이 다 되었는지 불발, 일행들은
폼만 잡고 머쓱...........
자 그럼 이제 하산해 볼거나. 서북쪽 방향의 백운암을 향해 내려간다.
팔각정/ 약수터/체육공원을 지나 백운암 입구에 서니 3km의 산길을 오
르며 내리기를 2시간여, 오늘 우리는 그렇게 힘
들이지 않고 백운산을 종주 완료 하였다.
영종도에는 유명한 해수온천 "해수피아"가 있다. 가자 해수피아로! 張泰
國, 洪錫天 두기사는 차가 주차해 있는 영종 출장소로 냅다 내달린다. 우
리를 편안히 모시겠다고? 그래 고맙네 친구!
심해 800m, 해수 온천수의 효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해수피아 원수
에는 인체의 혈액 미네랄과 성분이 유사한 칼슘, 칼륨, 마그네슘등 100가지
가 넘는 미네랄이 다른 광천수에 비해 약 1.000배 정도 함유되어 있다 한다.
해안도로 변에 우뚝 서있는 해수피아에는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붐빈
다. 숯사우나/옥사우나/황토사우나탕을 차례로 드나들어 보고 국내 최대라
는 노천 해수 온천탕에 몸을 담그니 산행에 피로했던 육신이 날아 갈 듯 가
볍다. 그래 이 맛이야! 해수온천 사우나를 겸한 백운산 산행을 서울 목요
산악회 산우들에게도 권유해 보고 싶다. 언제 날잡아 함께 하지 않으려나?
자 이제는 식도락의 시간, 그렇지 않아도 시장기가 도는터.......
일행은 영종도 해변가로 이동한다. 영종도 "송도회타운" 2층 너른 홀에는
점심시간이 훨씬 늦어 우리들 뿐이다. 해물 칼국수와 우럭 매운탕이 오찬의
주식이고 吳秉益 화요산악회 회장의 건배 제창에 술잔 부딪치며 "건강을
위하여"로 참이슬 진로가 산행에 피곤을 잊게 한다.
동서와 고금을 오가는 해학속에 정담의 시간을 흘러가고 시간은 어연 오후
3시 30분, 영종도를 뒤로하고 카페리호는 월미 부두를 향한다.
선미 따라 나르는 갈매기들은
먹이따라 쏜살같이 내려꽂고
서해 낙조는
푸르른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게 하는데
눈부시어 바라볼 수 없어 고개만 숙이네
월미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누군가의 긴급제안이 들어 온다. 6. 25사변나
기전 월미도로 소풍 간 이래, 어연 53년에 세월이 흘렀고, 이제 월미산이 개
방 되었다 하니, 올라가 보자. 좋지, 올라가 보세나......
월미산 정상 105m, 우리 어린시절 푸르고 푸르던 아름다운 섬 월미도는
우리 소풍의 단골코스이며, 6. 25전란과 9. 15인천 상륙작전 와중에 서해바
다쪽 산 언저리는 무차별 함포사격으로 나무하나, 풀 한포기 없이 황폐화
되었던 땅이다.
2001년 국방부로부터 50년 만에 개방되어 이제 그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잘 포장된 도로는 연두색 철책으로 둘려 쌓여 있고, 그 옛날 월미도의 명물
벗꽃나무가 길 양옆으로 자라고 있다. 벚꽃이 만개되는 4월이 기다려 진다.
오후 4시 20분, 우리 모두는 월미산 정상에 섰다.
월미도 내항 부두는 1-8부두까지 구분되어 많은 선박들이 정박되어 있고, 시
내 만국공원에 우뚝 서있는 기상대는 이제 빌딩 숲에 가리어 보일듯 말듯하
다. 고개 들어 서편쪽, 긴 방파제 끝에 서있던 소월미도 등대, 그 아름답던
예전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매립지 중앙 수풀속에 외로이 서있는 것이 혹시
나 아닌지? 이렇게 50년의 세월은 모두를 뒤바꾸어 놓았다.
산정을 내려온 일행에게 宋相鎬회장은 갑문 시설을 견학토록 안내한다.
갑문 6층 관제실에 올라 1만톤 갑거와 5만톤 갑거의 2기 갑문을 내려다 보
며 마침 갑문 통과를 유도하는 직원으로부터 현항을 청취 받는다. 간만의
차가 10m가 되는 인천항의 외/내항을 연결 해주는 갑문은 인천의 수운을 원
활히 해주고 있다. 갑문 견학을 마친 일행에게 예쁘게 포장된 방문기념품이
전달 된다. 갑문을 조각한 타이핀이다. 좋은 구경도 하고 선물도 받게하고
宋회장 고마우이!
월미도를 나오면 바로 華僑村이 인근이다.
우리의 全永德총장 왈! 전통 짜장면 맛보고 가자는 제의, 귀가 번쩍튄다. 그
누가 마다 하겟는가? 산우들은 중구 선린동 韓正華식당인 전통 중국 요리
집 "豊美" 둥근 원탁에 둘러 앚는다. 56도의 二鍋頭酒/전통잡채의 대령이
다. 오랜만에, 정말로 오랜만에 수타식 짜장면을 맛보았다. 모처럼 입안이
놀랐을 것이며, 오늘의 화요 산행은 정말 끝내주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천 화요산악회의 하루 일정은 마감이 되고, 어둑어둑한 만
국공원 고갯길을 넘는다.
자 그러면 친구들! 다음 화요일에 만나 보세나.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