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쳇! 네가 아기라고?
고양이 한 마리가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방 안 아기 침대에 누워 응애응애 울고 있는 아기, 엄마가 다정하게 아기를 토닥이며 달래고 있다. 서운함이 가득 담긴 고양이의 눈길이 서늘하다. ‘쳇! 넌 누구야? 왜 우리 엄마가 널 안아 줘?’ 어느새 손에 힘이 생겨 죄암죄암을 할 수 있게 된 아기, 무엇이든 손에 걸리는 것이면 일단 꽉 움켜쥐고 본다. 심지어 고양이의 꼬리도 예외가 아니다. 꾹 참고 있는 고양이의 뒷모습이 서늘하다. ‘아야! 넌 가끔 나를 귀찮게 했어. 난 꾹 참았지. 아기니까 봐준 거라고.’ 얼마 뒤 앙금앙금 기어 다니기 시작한 아기, 이제 막 스스로 몸을 움직여 새로운 곳을 갈 수 있게 되어 무엇이 위험한지도 모른 채 신이 나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울퉁불퉁 살림살이가 가득한 곳으로 들어가는 아기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뒷모습이 서늘하다. ‘쳇! 그러다 다쳐도 난 몰라, 진짜.’ 고양이는 정말 아기가 그렇게도 싫은 걸까?
아기니까 봐줄게!
세상에 혼자 살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사람은 자신이 동물을 돌본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동물로부터 보살핌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한다. 특히 동물이 사람의 아기를 구하거나 재우는 모습을 보게 될 때면 사람과 다르지 않은 동물의 보호 본능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사실 한 번에 여러 마리의 아기를 낳는 동물의 경우 자신이 낳은 새끼는 물론 다른 동물의 새끼까지 차별 없이 대한다고 한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하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 고양이도 그게 아기 동물이라면 관대하게 받아준다고 하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특히 고양이들은 공동 육아 습성을 지니고 있어 비슷한 시기를 겪고 있는 다른 어미 동물과는 함께 서로의 아기를 돌보기도 한다는데, 다른 어미 동물이 사람일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쳇』은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살뜰하게 아기를 살피는 고양이의 따뜻한 마음을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책이다. 화자인 고양이는 시종일관 “쳇!”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심드렁하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루 종일 아기의 곁을 떠나지 않고 돌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아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 또한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아이와 고양이가 함께 몸을 포개어 잠든 모습을 보면 사람과 동물이 아닌 그저 한 가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던 집 안에 갓난아기가 태어나면 동물과 같이 지내게 해도 될지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쳇』을 봤다면 이제 들릴 것이다. ‘쳇! 넌 누군데 우리 집에 들어오는 거야?’ 하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목소리 말이다. 다 같이 건강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심드렁한 고양이와 순진무구한 아기의 한집살이 『쳇』
홀로 도도히 앉아 있는 고양이의 모습으로 문을 여는 그림책 『쳇』은 고양이의 마음을 읽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이다. 고양이의 시선, 뒷모습, 동작을 통해 고양이가 아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고양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정하나 작가의 사랑스러운 그림과 고양이의 습성을 꿰뚫어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김들 작가의 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마치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기를 돌보며 고양이가 써 내려간 육아 일기를 엿보는 것 같기도 하다. 고양이를 쓰다듬는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에 고양이를 키우는 독자라면 더욱 공감할 그림책 『쳇』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 보자.
첫댓글 표지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표정이 새초롬하니 본문내용을 짐작하게 하네요
고양이지만 때로는 형제 자매간의 갈등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쳇! 이라는 단어 넘 공감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