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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알프라졸람, 마약 이야기, 백수가 심심해서
바닷가 추천 0 조회 1,518 12.09.10 01:12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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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9.11 12:12

    첫댓글 한국 사회는 계급과 나이를 많이 의식합니다. 두 사람이 만나면 나이부터 시작해 형과 아우, 언니와 동생 관계부터 설정해 놔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질 못 합니다. 시골 사람들이 도시 사람들보다 상대방에 대해 관심이 더 많은 것은 이런 계급/나이 의식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보다 계급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아마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지 싶습니다. 의사는 선생님이어야 하고, 대통령은 절대권력을 가져야 하고(한국에서 내각제가 불가능한 이유), 동등한 권력을 가진 동업자는 불가능합니다(한국에서 동업이 금기인 이유).

  • 12.09.11 13:44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졸로 보는 것도 우리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건 법이나 제도로 고칠 수 있는 성질이 아니지요. 어떻게 보면 후진성인데 선진국들이 수평적 사회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점들이 강점으로 작용해 한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앞서가려고 머리 터지게 일하다 보니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말이 먹히는 산업전사가 되었는데 이런 문화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 같습니다. 북한도 이런 면을 경제에 잘 활용하면 잘살 수 있을 텐데 공산주의 때문에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군요. 그런 면에서 중국인들은 한국인들보다 훨씬 실용적인 사람들 같습니다. 계급의식도 덜하고요.

  • 작성자 12.09.11 21:17

    나이와 직위 이거 빼면 한국 사람은 시체죠. 자신이 자라면서 어려운 겪었으면 커서 어린 사람들은 그런 일 겪지 않게 하고
    자기보다 강자들과 붙어보려 해야 하는데 자신이 힘들었으니 니들도 힘들어야 한다 이런 르상티망(이거 줏어들은 프랑스말입니다.
    아그레망처럼 별 것도 아닌데 클클)이 강하죠.
    인간적인 모멸까지 가는 갈등이 생기면 그래야 합니다. 나이와 직위를 떠나 누구누구씨라고 서로를 조용하게 칭하며 서로 경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나어린 사람이 정색하고 누구누구씨 하면 요새 어른들이 받아줄까 회의적입니다.

  • 작성자 12.09.11 21:31

    나는 기소욕, 시어인 방식을 좋아하고 같은 조건에서 나 힘들면 남도 힘들다는 거 알기 때문에 나어린 사람이 정색을 하고 ~~씨로 불러도 상처를 받지는 않습니다. 나 역시 대학 때부터 몇몇 선배에게 이것은 아니다 싶으면 ~씨 이야기 좀 합시다로 풀어나갔으니까요. 글구 옛날 조선조에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서로 경어를 쓰는 친구 사이들 많았습니다.

    한족은 사실 실용을 따지는 민족입니다.
    가족 내 남녀평등 수준을 봐도 그렇고.
    우리나라 여자들 특히 아이들은 과보호를 받고 자라서 문젭니다. 간혹 보이는 그 어린 모습들이 의도적인 은근한 장난과 애교, 귀여움을 달리 표현하는 거라면 참 좋은데...물론 그런 경우도 많긴 하죠

  • 작성자 12.09.11 21:32

    내가 몇몇 선배들에게 ~~씨라고 이야기를 꺼내 풀어나갈 때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내가 선배들에게 ~~씨라는 호칭을 쓸 때 어감과 눈빛 속에 경멸이나 상대를 얕보는 느낌을 담지 않고 이 순간만은 나이를 떠나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 달라는 어감을 담았던 게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그 몇몇 선배들이 (뜻밖이라 조금 놀랐을지는 모르나) 내 그 의향을 받아들일만큼 성숙한 이들이었던 때문입니다. 두 조건 중에 하나가 없었다면 막장 싸움으로 치달았겠죠.

  • 작성자 12.09.11 21:51

    그들이 나를 평소에 함부로 대했다는 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씨로 호칭하여 나이나 직위라는 암묵적 존중의 틀을 깨야할만큼 갈등이 심한 상태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죠. 낯설게 하기 풍의 의사소통 장치입니다. 개인적으론 저 장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대방을 성숙한 인간으로 보지 않습니다.

  • 12.09.12 09:06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형이나 선배가 되고 존댓말을 써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토론은 불가능한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위아래 없는 온라인 생활에 빠지게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이명박이나 안철수 포함해서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정치가를 꿈꾸는 사회에 살고 있는데, 70-80년대 그렇게 애 낳지 말라고 해도 애 낳던 사람들이 이젠 결혼도 늦게 하고 애도 잘 낳지 않게 되었죠. 지금 젊은 사람들이 노년이 되면 좋든 싫든 세상이 많이 변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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