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840 --- 여유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몸이든 마음이든 쫓기는 자는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당할지 모른다. 주변이 조용해도 이상하고 시끌시끌해도 이상하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쫓는 자라고 편안하지만은 않다. 어디에 숨었다가 달아나고 언제 불쑥 나타나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역시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아직 큰 짐이 남아 있어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지 그만 내려놓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처럼 쫓기는 자는 물론 쫓는 자도 다 같이 불안하고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피곤할 수밖에 없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고 또 필요한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며 까닭 없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래야 하나하나가 신기하며 돋보이고 고마우며 감사하다. 희망적이며 감동이다. 마음이 편안한 세상이 좋듯이 그렇게 보이며 들어온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껄끄러운 일에 연관돼 시간을 빼앗기면서 즐길 시간이 없어지고 오히려 걱정스러운 시간으로 뒤바뀌게 된다.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라. 소처럼 코 꿰어 고삐를 잡혀 보아라. 내가 하고 싶고 좋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언제 그 사람이 당기는 고비의 손끝에 싫어도 끌려갈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능동적인 삶이기보다 다른 사람의 의도에 따른 피동적 삶이다. 혹자는 큰 걱정거리가 없으므로 오히려 편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순수히 따르기만 하면 된다. 이 어려운 시국에 얼마나 편안한 일이냐고 반문도 해본다. 하지만 좋든 싫든 내 삶은 내 것으로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을 일이 아니다. 내 독자적으로 내 방식대로 살아가며 그 속에서 자유를 찾고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뒤에서 억지로 밀거나 앞에서 끌어당겨 조종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을 위한 삶이지 진정한 내 삶이라고 할 수 없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채우며 살아가고 넘치면 넘치는 대로 누리며 마음 편히 사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유와 여유를 맛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