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파키스탄 K2(해발 고도 8611m)에서 새로운 기록들이 쏟아져나왔다. 며칠 전 일본 산악인 둘이 조난돼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한 가운데 29일에만 적어도 65명의 등반가(파키스탄인 10명 포함)들이 정상을 밟았다고 현지 매체 돈(Dawn)이 전했다. 등반 시즌이 끝나기 전에 정상을 밟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이들이 등정에 나섰지만 상당수는 고산병 때문에 중도 포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전날 일본 등반가 와타나베 나오코가 생애 세 번째로 K2 정상을 발 아래 둬 여성 최초의 기록을 썼고, 이날 프랑스 산악인 베냐민 베드린스가 산소통 없이 11시간 만에 정상을 밟아 새 기록을 수립했다. 베드린스는 40일 넘게 베이스캠프에서 정상 공격 타이밍을 기다리다 이런 성취를 거둔 것이라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산악인들이 승리를 축하하는 동안, 5명으로 이뤄진 팀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포터의 시신을 회수하는 어려운 임무를 해냈다. 나일라 키아니가 이끄는 현지 산악인들이 로프를 설치하다 목숨을 버린 모하메드 하산 쉬그리의 시신을 해발 고도 8200m의 트래버스와 보틀넥(병목) 구간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사고 당시 그의 시신을 여러 산악인들이 타고 넘어가 정상 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적지 않은 이의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
또 파키스탄 육군 헬리콥터 석 대는 고산병 증세 때문에 정상 등정을 포기하고 K2 베이스캠프에 머무르던 6명의 외국인(미국, 칠레, 마케도니아, 네팔) 등반가들을 구출해 스카르두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육군 홍보실이 전했다.
한편 지난 27일 K2 서사면 7000m 지점에서 알려지지 않은 거리 아래로 추락한 두 일본인 히라이데 가즈야와 나카지마 켄로의 후원사인 이시이 스포츠는 수색구조대를 꾸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익스플로러스웹이 30일 전했다. 많은 산악인들이 정상 등정 후 평상의 루트로 하산하는 중이어서 이들이 얼마나 구조작업에 참여해 힘이 돼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두 사람은 새로운 알파인 스타일 루트를 개척하겠다며 위험천만한 서사면 도전에 나선 것이었다. 특히 히라이데는 일본에서 금세기 가장 빼어난 등반 기술을 갖진 산악인으로 평가받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고 익스플로러스웹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