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4](금) [동녘글밭] 비움과 쉼 끝에
https://youtu.be/FGAWTBA69s4
어제는 하루 종일, 입을 닫고 있었읍니다. 삼간 하루였지요. 채우기 위한 하루가 아니라 비웠던 하루였읍니다. 늘 뭔가를 채우며 살던 시간에서 정 반대로 채운 것을 덜어 냈던 하루였다고 해도 좋을 듯싶은 그런 하루였읍니다. 도무지 글밭을 일굴 수가, 일굴 기운이 없었읍니다.
늦게 일어난 것도 그 까닭이 되겠지만 그것 보다는 바깥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좋겠지요. 엊그제, 신경림 시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착 가라앉았던 차에 어제가 노무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날로 이어져 마음은 온통 얼어붙어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읍니다.
벌써 15주기라고 하니 세월의 흐름이 참으로 빠르게 느껴지네요.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같이요. 이래저래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며 하루를 죽인 셈입니다. 그 중에는 뉴탐사 안원구 대표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어 참으로 놀라웠읍니다. 무참히 짓밟힌 자존심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노무현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는 이명박이 국세청장 자리를 미끼로 한상률로 하여금 노무현을 탈탈 턴 것을 넘어, 없는 죄를 만들어 낸 것으로까지 여겨질 정도의 이야기였으니까요. 여기에 덧붙여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모는 데에 협조한 한승희를 문재인은 정권 출범과 때를 같이하여 첫 국세청장으로 뽑은 문재인의 이야기도 들어 있읍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그럴듯함에 빠진 문재인은 그야말로 역사의 죄인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특히 문재인이 쓴 사람들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게 생각이 굳어집니다. 화가 치밀어 오르니까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은 그 중의 으뜸입니다. 청와대 측근으로는 임종석을 비롯하여 조국, 노영민이 그 다음인 버금입니다. 거르지 못했으니까요.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박범계도 아쉬움이 적지 않습니다. 딱 한사람, 추미애를 빼고는...
그래서 ‘그 나물에 그 밥’이요, ‘초록이 동색’이란 말씀을 누누이 드렸던 것입니다. 어쩌다 탁현민을 만나 그럴듯하게 포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에게 있어 ‘운명’이었을 테지요. 그 ‘그럴듯함’은 맨 마지막에 덤으로 기울여야 할 일로 삼아야 했읍니다. 온 힘을 다하여 살피고, 이끌어가야 할 일은 나라를 바르게 세우는 데에 필요한 기초를 놓는 일이었읍니다. ‘나라의 기상’을 살리는 일을요. 마치 김대중 처럼요. 노무현 처럼요. 돌이켜 보면 그야말로 훌륭한 일을 해냈던 김대중, 노무현입니다.
나라의 내일을 꿈꾸며 인터넷 고속도로를 깔아 인터넷 기틀을 마련했으며 문화 개방을 실천하여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니까요. 또한 나라 행정의 기본 틀을 마련하고, 기록 보존 기반을 갖춘 것은 물론 남북문제, 균형 외교로 나라의 위상을, 나라의 자존심을 크게 높였던 점입니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나라의 기상’을 바로 잡고, 우뚝 세우는 일이었읍니다. 반민특위 해체로 ‘나라의 기강’이 무너졌으니까요. 민족을 배반한 배신자들은, 배신자들의 후손들은 떵떵거리고 살며 오히려 나라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후손들은 온갖 시련 속에서 겨우 목숨을 이어갈 정도였으니까요. 그걸 바로 잡아야지 ‘그럴듯함’에 취하여 ‘촛불의 얼’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자신의 안일만을 누린 문재인이니까요.
이런 오늘도 고마움으로 그런 문재인을 꼭 기억하고자 합니다. 정말, 고마워요.
첫댓글 어제는 하루 쉬었읍니다.
도무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읍니다.
도무지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읍니다.
오늘, 이렇게 글밭을 일굽니다.
제목 그대로의 제 마음을 담았읍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살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