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 구이
(대략 14인분)
작년 Thanksgiving day 사진을 올립니다.
사는 곳이 미국이라 제 편의대로 화씨와 갤런, 파운드 등을 사용했습니다.
이민 온 첫 해 먹었던 터키가 워낙 맛이 없어 몇 년을 두고 여기 친구들에게 자기 집안의 비법을 묻고 요리 싸이트 찾아가며 이리 저리 실험을 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작년 건 꽤 괜찮았습니다. 애들도 좋아하고, 어르신도 나쁘지 않다고 하시고.
시간은 꽤 걸리지만, 제법 잔치 분위기도 나고, 또 대부분이 기다리는 시간이지 일하는 시간이 그렇게 걸리지는 않습니다.
곁들이는 요리가 궁금하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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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된 칠면조는 냉장실에서 3일 정도 시간을 두고 녹이는 게 좋지만, 요즘같은 날씨엔 상온에 얼음물에 담궈서 한나절이면 녹는다.(물론 냉장 칠면조를 사 쓰면 이 과정은 생략, 녹이는 시간은 중량에 따라 다릅니다. 대강 어림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칠면조 뱃속에 있는 목뼈 등 그레이비를 만들 재료들은 미리 빼 놓는다.
(칠면조 스프나 그레이비 향을 좋아하지 않아 전 그냥 버립니다. 죄송)
해동된 칠면조는 잘 씻어서 간이 짭조름한 소금물에 넣어 서너시간 정도 간이 배게 한다.
(짠 정도는 적당하게 조절할 것, 아무리 연한 소금물이라도 8시간 이상 재워놓으면 짠 맛이 심하게 듦. 개인적으론 밑간을 하는 정도만 하고, Salted Butter 등으로 간을 다시 하는 것을 선호함)
꺼내서 레몬 조각으로 (한 세개정도 쓸 요량으로) 문질러서 닦아 낸다.
날개, 날개죽지, 꽁지 부분등 여분의 기름을 가위로 잘라 버리고, 오렌지 주스에 넣어 서너시간 향이 배게 한다.
쥬스를 가볍게 닦아내고, 껍질과 살 사이에 디죵 머스타드와 버번 위스키를 섞은 것을 바른다. 머스타드가 너무 묽지 않을 정도로만 버번을 섞어서 버터 칼로 바르면 된다. 이때 껍질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
(이거 생각보다 쉬움. 나중에 맛의 차이가 확실함)
스터핑을 할 사과를 씨만 빼고 껍질채 대강 잘라서 삼베주머니에 허브와 함께 넣는다.
(삼베 주머니에 안넣고 그냥 하는 편이 더 향이 잘 들고 잘 익음. 두 방법 다 괜찮음, 나중에 간단히 빼 내기에나 흘러나올 염려가 없거나 하기에는 주머니를 쓰는 편이 좋긴 한데 아무 상관없음)
스터핑 주머니를 칠면조 속에 끼워 넣고, 껍질에 녹인 버터를 바르고, 소금과 후추, 파프리카 가루를 골고루 뿌려준다.
(파프리카 가루는 색깔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라고 뿌려봤는데, 효과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받침 그릇에 남은 사과와 허브를 넣고 위에 칠면조를 배쪽을 위로 향하게 놓는다.
위에 면보를 씌워 껍질이 타지 않도록 한다.(면보는 도움이 많이 됨 - 껍질이 안타고 속까지 다 익히기에)
오븐을 400도(화씨)로 예열해 놓은 다음,- 한 15분 이상 예열 - 준비된 칠면조를 굽는다.
30분 후, 온도를 375도로 낮추고 이때부터 40분 간격으로 위쪽 껍질이 타지 않도록 요리용 스포이드 등을 이용해서 그릇에 떨어지는 육수를 다시 뿌려준다. 만약 육수가 충분치 않게 나오면 닭육수나 오렌지쥬스에 버번을 약간 탄 것을 받침 그릇에 부어두어 따뜻해 졌을 때 사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요리용 스포이드의 경우, 아무래도 손잡이가 고무라 좀 뜨거운 육수를 뿌릴때 좀 조심스러워져서... 국자로 해도 무방함, 좀 불편하긴 하지만.)
14파운드면 대략 4시간 정도 굽는다. 요리책에는 2~3시간이라고 되어 있다. 그랬다간 속이 덜익는다. 찔러서 피가 묻어 나오지는 않지만, 뼈 사이라든가 하는 데에 피가 남아 있기 십상이다. 충분히 굽고, 굽는 중간 중간 그릇을 돌려 골고루 익게 한다.
오븐에서 꺼내 한 30분 식힌 후, 칼로 배부분을 얇게 저미듯이 썰어 크랜베리 소스와 함께 즐겨 주신다.
(크랜베리 소스는 마켓에서 사는 게 제일 간편함. 하나에 3~4불 정도. 뭐 만들려면 냉동 크랜베리 사다가 라임주스 넣고 설탕 넣고 조리면 된다는데 안해봐서 잘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