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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갇힌 불꽃
 
 
 
카페 게시글
내 日常의 自作나무길 스크랩 라벤더 오두막의 천국같은 하루- Kaikoura Lavender Farm
Veronica Kim 추천 0 조회 237 12.01.28 15:13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새벽 산책길에서 만난 이슬 머금은 연보랏빛 라벤더 무리들은

자욱한 안개 속 살포시 자태를 드러내어 황홀한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밤 사이 내렸던 실비로 축축해진 풀밭을 헤치며 6에이커에 달하는 라벤더 들판의

쌉쌀한 향기에 취해 닫혔던 가슴을 활짝 열고 깊은 숨을 들이 마셨다.


카이코우라 라벤더 농장 안 오두막에서 맞은 신선한 아침......




 Kaikoura, 크라이스트처치 북쪽 187km 에 위치한 뉴지 남섬의 동부 해안가 

작은 항구마을로서 카이코우라 뜻이 마오리어로 "큰 가재(Giant Lobsters) 이듯

바닷가재가 많고 크기 20m에 이르는 향유 고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자동차로 거의 두시간 걸리는 이곳을 향해 느즈막히 집을 나섰을 무렵

저 멀리 짙은 회색 비구름이 산등성이를 점령하는 중이었다.




언젠가 누군가 흘려 얘기했던 카이코라 라벤더 농장이 문득 생각나서

인터넷 검색을 했고 라벤더 농장에서 하루 묵고 싶어 예약했다.


KAIKOURA LAVENDER FARM

DYLANS COUNTRY COTTAGE


268 Postmans Rd. RD 1. Kaikoura

Ph 03 319 5473. Fax 03 319 5425


클릭하면 이동~

www.lavenderfarm.co.nz




농장이 위치해 있는 곳은 1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서

카이코우라 시내를 지나 외곽으로 조금 달리다 보면 도로가 꺾어지는 부분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도로 Postmans Rd가 나오게 된다.


작은 도로로 진입하여 달리다 보면 Springbank Winery 가 있고

조금 더 가다보면 라벤더 농장 간판이 반갑게 맞아 주는데

흐렸던 하늘에서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예약했던 Mahoe cottage, 예약 시 뉴지 고유 마오리 이름인 Kowhai 와 Mahoe 

두 형태의 옵션이 있는데 건물 구조와 부대시설이 약간 다르게 꾸며져 있다.




숙소 바로 옆에 이어져 있는 작은 오솔길,

수목원이나 명상 기도원에 들어온 느낌으로 새소리만 들리는 아주 조용하고 독립적인 공간이다.




Mahoe Cottage 정원과 실내 사진들~

수목들로 가려져 개인 사생활이 보호되는 작은 정원에는 야외 욕조와 샤워시설이

자연의 수목들과 운치있게 조화를 이루며 설치되어 있는 점이 색다르다.




복층으로 이루어진 오두막 실내는 아기자기한

유럽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첫 눈에 깔끔하고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방으로 난 창으로 보이는 울창한 수목들의 오솔길이 보이고

조용한 명상 음악을 위한 스테레오도 구비되어 있다.



복층 계단을 오르면 깔끔하게 단장된 침실,

집안 곳곳에 라벤다 향 주머니가 있어 은은한 향기가 난다.


오두막 안에는 각종 차와 신선한 계란, 직접 구운 쿠키, 시리얼, 과일 등이 마련되어 있다.


냉장고 안에는 오렌지 쥬스와 우유 그리고 식사에 필요한 부재료들이 있어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임을 느낄 수 있는데 사진을 위해 재료들을 한데 모아 찍었다.




숙소에서 밖으로 나오니 잔뜩 흐린 날씨에 비까지 내리고 있어

일단 주변만 간단하게 살펴 보았다.







여긴 새들의 천국처럼 사방팔방 새들이 날아 다녔는데

주황색 꽃물을 정신없이 빨아먹는 새 한마리~~




이윽고 밤비 내리는 이슥한 시각 야외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으며 

작은 초롱모양 등불들에 불을 밝혔는데.......




마련되어 있던 라벤더 수액 한 병을 다 부어 라벤더 욕조가 되었다.

물 위에 라벤더 꽃들을 흩뿌리면 더 운치 있을텐데.....


차가운 빗방울 떨어지는 야외공간이지만 따뜻한 욕조 속에 앉아 있으려니

말랑거리는 물풍선처럼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 고즈녁한 평화 속에 한참 머물렀다.


진통, 정신안정, 방충, 살균효과가 있는 라벤더는 속명 Lavandula "씻다" 라틴어 뜻에서 유래 했다는데

로마인들이 목욕이나 세탁 시 라벤더를 물에 넣는 것을 좋아 했다고 한다.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라벤더 아로마테라피라고나 할까......




라벤더 목욕 덕분인지 깊은 숙면을 취한 다음날 새벽

상쾌한 기분으로 동 터기 전 라벤더를 만나러 농장 안 산책에 나섰다.














자욱한 안개 사이 크고 작은 짙은 보랏빛, 연 보라, 분홍빛, 하얀 라벤더들이

부지런한 주인장의 보살핌으로 소담스런 무리를 이루어 피어 있었다.










라벤더와 수목들로 아름답게 가꾸어진 드넓은 농장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안주인이 갓 구워낸 신선한 빵과 요플레를 문 앞에 두고 갔다.



냉장고에서 라벤더 꿀과 잼을 꺼내 부드럽고 고소한 빵에 발라 

맛있게 먹고 나머지 빵은 싸서 가방으로~




숙소정리를 하고 주인장을 만나러 갤러리와 숍이 있는 앞 건물로~

일반인들에게도 농장은 개방되어 있어 1월과 2월이 제철인 라벤더를 감상할 수 있다.




친절한 주인이 라벤더 수확에서 오일추출까지 설명해 주었고

규모가 큰 편인 이곳에서는 근처 작은 농장들의 작업공정도 해 준다고 한다.




카페와 붙어있는 갤러리 겸 숍으로 들어가 보면,





마침 프랑스에서 여행온 가족들이 들어와 한바탕 이야기 했는데

주인장 내외도 네덜란드에서 17년 전 이민와서 크라이스트처치 근교인

링컨에서 살다가 약 4년 전 이 농장을 인수 운영 해 오고 있다고 했다.


농장은 성수기인 여름은 바쁘지만 비수기인 겨울은 한가 하므로 휴가도 즐기고 여행도 한다는데 

보기에 꽤 큰 규모의 농장을 부부 만의 힘으로 유지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에센샬 오일을 비롯 화장품, 목욕용품, 아로마테라피에 사용되는 각종 크림,

차와 라벤더 설탕, 꿀 등 많은 제품들이 정갈하고 고급스럽게 진열되어 있었는데

가격은 일반 숍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친절한 주인 Corry 와 Jan Zeestraten 부부가 운영하는

카이코우라 라벤더 농장을 나오며 환한 햇살 속 열심히 꿀을 찾는 벌들의 몸짓이

농장 곳곳에 엿보이는 깔끔하고 알뜰한 주인 내외의 부지런함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바쁜 일상에서 휴식이 필요 하거나 조용한 명상 또는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멋진 공간이고

카이코우라 시내에서도 가까우므로 자가 운전 여행자들에게도 

내집처럼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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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1.29 12:57

    첫댓글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람이 존중 받는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 12.01.30 17:02

    오랜만에 인사 드리네요.^^*

    평안하고 복된 일만 누리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어지니님~

  • 12.01.29 23:29

    가보고 싶습니다.

  • 작성자 12.01.30 17:05

    기회되면 다녀 가십시요~
    남섬에서 두 시간 거리이고 주변에 온천도 있답니다.^^*

  • 12.02.02 12:40

    늘 선명한 그림과 설명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시더니....오늘은 향기로운 꽃 그림과 이야기로 저를 기쁘게 해 주셨습니다.정말 가보고 싶은곳....중 하나가 되었습니다.저 곳이.....

  • 작성자 12.02.06 20:30

    오랜만이예요~ 세실리아님.^^*
    이런 곳을 좋아하시나요? 저와 비슷하신데요.. 하하

    정말 행복했던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편안한 곳이었답니다.
    뉴지 오신다면 다녀 가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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