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채용에 속아 2년간 수백만 달러 손실
앨버타주 연간 실업률 7% 상승 악용
원격근무·암호화폐 악용한 신종 채용 함정
앨버타주에서 일자리를 찾던 구직자들이 가짜 채용 광고에 속아 수백만 달러를 잃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캐나다 사기신고센터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고용 사기 피해액은 약 480만 달러에 달했다. 피해자는 190명 정도로, 2022년의 160명과 큰 차이는 없지만 당시 피해액은 약 44만 달러에 불과했다.
불과 2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난 피해 금액은 사기 수법이 더욱 정교해졌음을 보여준다. 주로 온라인에 ‘고소득 원격근무’를 내세운 채용공고를 올려 구직자를 유인한 뒤, 메신저앱에서 간단한 면접을 본 후 즉시 채용 통보를 보내는 방식이다. 이후 피해자에게는 업무 명목으로 기프트카드 구매를 지시하고, 결제를 위해 가짜 수표를 보내거나 암호화폐 지갑으로 돈을 보내게 만든다.
은행에 입금된 수표는 며칠 뒤 위조로 드러나지만, 그 사이 피해자는 이미 기프트카드 번호나 암호화폐를 사기범에게 전송한 상태다. 사기범은 보통 캐나다 외부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해 자금을 옮기기 때문에, 피해 금액을 되찾기 어렵고 수사도 쉽지 않다.
사기 수법은 단순하지만, 구직자가 절박한 상황에 있을수록 더 쉽게 속는다. 특히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온라인 면접이나 비대면 업무지시가 일상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
앨버타주는 최근 2년 사이 인구가 급증하면서 구직 경쟁도 치열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앨버타주 인구는 약 490만 명으로, 2022년보다 약 38만 명 늘었다. 이 중 많은 이들이 BC주와 온타리오주 등 타지역 또는 해외에서 이주한 주민들이다. 반면 같은 기간 앨버타주의 연간 실업률은 7%까지 올랐고, 계절 조정된 구인 공고 비율은 2024년 12월 기준 3.3%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을 노린 사기범들은 온라인 채용공고를 통해 사람들을 빠르게 접촉하고 신뢰를 얻은 뒤, 반복적인 지시로 금전을 빼앗는다. 특히 요즘은 전통적인 계좌 대신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추세인데, 이는 규제가 느슨하고 거래소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은 피해자들이 사기를 당한 사실을 부끄러워해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기범들이 치밀하게 준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누구나 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 사기는 투자 사기에 이어 앨버타주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사기 유형으로 부상했다. 관계기관은 고용 사기 역시 사기범들에게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SNS 채널이나 메신저앱 등에서 접근해오는 채용 제안에는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