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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들의 고통을 짊어지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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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위로하는 리본들마저 이제 쓸쓸하기 그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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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상자들을 추모하는 리본과 설치미술작품 그리고 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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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바다는 잔잔한 바다와 뭉개구름만 떠 있을뿐 그날의 아픔을 기억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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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마저 쓸쓸해진 팽목항 방파제 위 한 사람이 등대쪽으로 걷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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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의 비극을 파도와 리본으로 표현한 설치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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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백골이 되어있을 희생자들을 잊을 수 없는 가족들. 쓸쓸해진 바닷가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사람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고 한다. 팽목항에서 앞으로 보이는 섬들을 지나 맹골수로의 거센 물결이 치는 곳에 세월호가 있다는 안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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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빛에 바닷바람을 맞아 펄럭이는 등대앞의 추모깃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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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보면 아름답기만 한 팽목항 방파제와 등대 그리고 하늘과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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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의 난간에 매달린 리본을 달고 있는 작은 풍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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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이 많지 않지만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설치된 법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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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지 못하고 산화한 단원고 희생자들의 작은 영정사진들. 그 앞에는 제단이 마련되어있고, 촛대와 과일들이 놓였다. 그리고 추모객들이 놓고간 각종 물건들이 즐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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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단에 놓여진 그림, 그리움과 미안함을 그림으로 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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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함께하며 감싸주는 성모를 연상하는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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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하여 왈가왈부 말들이 많지만 궁극적으로 잘잘못에 대하여 확실한 매듭도 짓지 못하고 손가락질하는 것에 대한 양심의 소리. |
[한국문화신문= 최우성 기자]
진도 일주를 하는 동안 이제 진도의 최남단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지난해부터 너무도 유명해진 팽목항이 있었다.
팽목항의 입구에는 앞으로 팽목항이 진도의 주항으로
큰 항구로 발전할 것임을 계획한 조감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앞날이 밝은 항구로 생각되었다.
온 나라를 슬픔에 잠기게 했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어느 덧 17개월이 되었다.
그 사건으로 인하여 세계 경제 침체속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던 우리경제가 더욱 침체되고,
국민은 모두가 슬픔속에 근신하며, 세워두었던 행사들이 모두 취소되었다.
슬픔속에 모든 국민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전말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기다리며 오늘까지 지내왔다. 그런데 그 사고로 희생당한 사람들 중 일부는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백골이 된채로 남아있으니, 그 가족들은 지금까지도 편안한 잠조차 잘 수가 없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세월이 되어가다 보니,
이제 그 참혹한 악몽에서 깨어나자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자는 말들이 여기 저기서 나왔다.
그러자면 이제 악몽을 자꾸만 들추어 내기 보다는 적당히 덮고 가자는 말까지 나왔다.
대신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보상금 넉넉하게 받았으니 그만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말과 함께,
이제는 희생자들의 가족이 너무한다는 말도 여기 저기 나돈다. 정말그럴까?
이미 사건은 발생했고,
잘못한 사람이 누구든지 그사람을 탓한다고 다시 살아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런 재난이 발생했다면,
그 책임과 의무에 대하여만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만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인재가 발생할 경우에라도,
그 대책을 잘하게 되어 희생을 줄일 수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이룩한 현대 문명의 발전의 위대함이란 지난 세월속의 인재건,
자연의 재난이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들을 되돌아보고 반성하여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것이 오늘의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일 것이다.
사람이 잘못해서 생긴 사고에 대하여 그 잘못을 확실히 되짚지 않고 넘어간다면
똑같은 잘못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외에도 계속해서 큰 재난사고를 많이 겪었다.
이런 재난은 사람들이 무사안일한 생각으로 넘어갔던 각 단계마다의 절차들에 원인이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라도 잘못된 규정이나 절차가 있으면 고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본분을 소홀히 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 책임에 대한 응분의 벌을 주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고,
이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다.
그래야만, 미래 후세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주는 기틀이다.
전국의 추모객들로 북적거리던 지난해의 팽목항은
이제는 따가운 햇살만 내리쬐는 쓸쓸한 바닷가가 되었다.
팽목항 방파제가 있는 등대나, 추모객을 맞이하는 임시 콘테이너 추모관 또한 한적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각종 깃발, 리본, 그림, 조각품들이 항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무고한 희생을 딛고 새로운 마음으로 국민이 단합해서 국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론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옴을 느낀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는 펼침막에
그동안 한번도 찾아오지 못하고 무심한 듯 살아온 기자의 가슴이 찌른다.
진도 이곳 저곳을 살피며 오는 동안
이순신장군의 전적지인 울돌목, 벽파항, 전라도 우수영, 정유재란 순절묘,
또 몽골에 대항하며 싸웠던 용장산성과 왕온의 묘등을 돌아보았다.
이 모든 치열했던 한민족 비극의 장면들은
어쩌면 국가를 이끌어온 지배자들이 제대로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이권챙기기 싸움에서 생긴 비극이다.
그런 비극을 넘어서
오늘의 대한민국까지 이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지만,
그런 비극이 생기기 전에
나라를 이끌겠다는 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미리 대비를 잘했더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나라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 지난 날들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난 일을 교훈으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언제든 왜적의 침략도 다시 있을 수 있는 일이며,
백성들의 희생 또한 재발할 수밖에 없다.
팽목항의 비극이 하루 속히 마무리되고,
이번 일이 국론분열의 장이 아닌 국민화합의 장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늦은 오후 햇살을 뒤로하고 팽목항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