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노동해방철거민연대.용산5가동세대위 4인동지가 용산구청으로부터 취사도구를 침탈당하고 단식을 시작한 게 8월24일 이니까 오늘로서 어느새 24일째나 되어 간다.
용산구청의 고소로 인하여 9월 12일 ‘집시법 위반,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단식항거중인 4동지가 용산경찰서에 연행 되었었고, 사태의 심각성이 인식되어 어제(9/15) 6시 함께 연대하며 투쟁했던 단위들이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1차 모임을 가지게 되었고, 이 자리에서 용산5가세대위 유00위원장의 구속영장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공대위 구성 모임을 끝내고, 전원이 용산경찰서로 항의방문을 갔고, 도착하자(9시경) 구속영장이 떨어진 유00 위원장을 제외한 3인이 구급차에 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당사자들이 진료를 거부하는데, 어디로 데려가는 것이냐.?”며 구급차를 막아섰으나, 전경들이 강제로 해산시켜 어쩔 수 없이 구급차를 뒤 쫒아 가게 된다.
며칠 전 용산구청이 단식항거중인 4인을 정신병원에 수용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던 때문에, 어디로 데려가는지 뒤 쫒을 수 밖에 없었다. 용산경찰서는 “오랜 단식으로 심신이 몹시 쇠약해진 관계로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라 했지만, 우리는 그대로를 믿기가 어려웠었다.
용산경찰서가 우리에게 알려준 곳은 은평구 갈현동 소재 ‘은평시립병원’, 가면서 정의실천택시연대 서부지역 회원에게 전화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 되는데, 갈현동에 있는 것은 ‘시립서북병원’이고, 은평시립병원은 충암고에서 은평구청으로 가는 2차선 도로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찰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확인을 하게 되는데, 정확하게는 갈현동에 있는 ‘은평마을’ 이란다. 처음에는 서북병원앞 ‘은평천사원’인 줄 알았으나, 정의실천택시연대 서부지역 회원이 “구산중학교 들어가는 길 끝. 산 밑에 ‘은평마을’이란 ‘부랑자 보호시설’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천인공노(天人共怒) 할 일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의 의지로 단식을 하고, 단식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사람을 경찰이 강제로 부랑자 보호시설에 감금하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 이들을 정신병원에 감금하려 했던 용산구청이나, 어제 이들을 부랑자 보호시설에 감금하려 했던 용산경찰서나, 모두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의실천택시연대 서부지역회원의 도움으로 노철련 회원들과 공대위 참석자들이 부랑자 보호시설인 ‘은평마을’에 먼저 도착하여 정문을 차단할 수 있었고, ‘은평마을’ 당사자에게 자초지종의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다행히 ‘은평마을’ 측에서도 동지들의 수용을 거부하였고, 그래서 3인을 태운 구급차는 용산경찰서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차에 연료를 보충하느라 우리는 구급차들 보다 약간 늦게 용산경찰서에 도착하였는데, 모방송사 ‘세상에 이런일이’ 에나 나올 법한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용산경찰서가 정문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전경들로 하여금 정문을 막아서게 하고 있고, 119구급차는 들어가야겠다고 바리케이트 앞에 차 앞대가리를 들이밀고 서로 대치하고 있는 것이었다. ‘용산경찰서는 받지 않겠다고, 119구급대는 인도 받으라고....2시간 이상 대치중.’ <특종감>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그 시간 연락이 되는 언론사에 전화로 제보를 하였고, 기자들이 몇 분 오셔서 취재를 하여 갔고, 덕분에 공대위에서 우선적으로 하려던 언론 홍보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었다.
결국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처장의 중재로 용산경찰서 야간 당직 책임자인 정보과장이 우리에게 공식사과를 하였고, 3인의 동지들은 다시 용산구청 정문 앞에 노숙단식을 계속하게 되었다.
9/17.(월) 오전 8시30분 용산구청앞 출근투쟁을 시작으로 용사5가동 세대위를 지원하는 공대위의 투쟁을 시작하기로 하였으며, 9/19.(수)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하기로 계획하고, 새벽 1시반이 되서야 우리는 해산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공대위는 단식항거중인 4인을 정신병원에 감금하려 했던 용산구청장 및 연행되었던 3인을 부랑자 보호시설에 감금하려 했던 용산경찰서장의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처벌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으로 보이고, 용산5가동세대위 지원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7/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