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약국의 주말 근무를 확대해 달라는 당국의 요청에 대해 일선 약국의 반발이 심상찮은 모습이다.
지난주 후반 12일과 13일에 걸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서울시재난안전대책본부 등은 신종플루 감염 차단의 고비로 여겨지는 12월초까지 신종플루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약국 주말근무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각 약사회에는 12월 6일까지 4주간에 걸쳐 지역 실정에 맞게 약국 총수의 1/3 정도를 당번약국으로 지정·운영해 달라는 공문이 전달됐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일선 약국에서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약국으로서 당연히 동참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최근 진행중인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과 연결시키며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한 약국 약사는 "한쪽에서는 일반인의 약국 개설을 허용한다면 공청회를 진행하고, 다른 쪽에서는 공휴일에도 문을 열어 달라고 한다"면서 "어르고 달래면서 빰때리는 모습"이라며 비판했다.
또다른 약사는 "이렇게 중요한 일에는 꼭 동참을 요구하면서 왜 이런 일을 일반에 맡기려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만약 정부가 진행하는 방안이 현실화되고, 일반인이 개설한 약국이 국민보건보다 이익 추구에 목적을 둔다면 휴일에 문을 열라고 한다고 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주말부터 운영되는 당번약국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하는 각급 약사회 조차 당연히 동참해야 할 부분이라는데는 인식을 같이 하지만 실제 운영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또, 약사회 차원에서 당번약국 운영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회원약국이 기간동안 실제 개문을 할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한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회야 진작부터 당번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 운영 시스템을 가동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이 대두된 상황에서 일부 회원약국의 동참여부가 걱정되기는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약사회 보다는 당번의원제를 사실상 처음 적용하는 의료계가 더 문제"라면서 "실제 운영 상황을 살펴본 다음 자세한 내용은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주말근무 확대안으로 제시된 당번약국 규모는 전체 지역약국 수의 1/3 가량이며,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